러시아 "우크라이나 중립 지위와 나토 불가입" 안전보장 방안으로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양 정상 간 통화가 전쟁 종식 문제를 포함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이 됐던 만큼, 이번 통화에서 전쟁 종식과 관련한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워싱턴 D.C로 돌아가는 중에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18일)까지 발표할 내용이 있는지 보겠다.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주말 동안 많은 작업들이 있었다. 이것이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문제와 발전소 관련 사안이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의 일부라고 말해 러시아와 협상 의제를 일부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영토에 대해,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는 특정 자산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영토 문제는 러시아의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의 동부지역 등 이번 전쟁에서 양측이 충돌하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주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는 16일 미러 양 정상 간 통화가 곧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을 만나 "매우 좋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마침내 끝날 매우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전쟁 종식의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를 가진 알렉산더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구체적인 안전 보장이 이 합의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한 보장이 형성돼야만 우크라이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고 이 지역의 안보를 전반적으로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루시코 차관은 안전보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와 나토 회원국들이 이 나라를 동맹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안전) 보장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러우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안전보장 협정 초안에 이러한 내용의 조항들이 들어있었다면서 "하나는 미국에, 다른 하나는 나토 회원국에 전달됐다. 둘 다 지지를 받지 못했다. 우리는 이들이 실질적인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의 군사력 증강과 미국을 대신한 군사적 준비의 본질이 러시아에 대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은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법적 보장이 이뤄지고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가능성이 배제된다면, 또 (우크라이나에) 외국 군대를 배치하거나 러시아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데 (군대가) 사용될 가능성이 배제된다면 우크라이나와 더 넓은 의미에서 전체 지역의 안보가 보장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루시코 차관은 이러한 조건을 이행하게 되면 "갈등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제거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종전의 핵심 조건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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