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학회 특별세미나 "시장 변화, 대가산정에 반영 필요"
한국방송학회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특별세미나를 열었다. 2025.3.17/뉴스1 ⓒ News1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내 방송채널 사업자들이 유료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동시 공급하는 이른바 '멀티호밍(Multi-Homing)' 전략을 적극 활용하면서 방송시장의 유통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콘텐츠 공급의 중복성이 증가하면서 플랫폼 간 차별이 약화돼 유료방송 사업자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김헌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는 17일 오후 한국방송학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기획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OTT에 공급된 주요 방송 프로그램 1455개 중 43.71%가 두 개 이상의 플랫폼에 중복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부 콘텐츠는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다수의 플랫폼에 동시 제공됐다. 또 종합편성채널(MBN, TV조선, 채널A)의 경우 콘텐츠의 90% 이상이 다수의 OTT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은 방송채널 사업자들이 콘텐츠 공급 범위를 확대해 협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면서도 "동시에 OTT 플랫폼과 유료방송 간 대체성을 증가시키며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 주요 3사의 홀드백 기간 분포. (한국방송학회 제공)
아울러 기존 유료방송에서는 콘텐츠가 OTT 플랫폼에 전달되기까지 일정 기간의 '홀드백'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연구 결과 방송 직후 OTT에서 제공되는 콘텐츠 비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의 경우 방영 당일 콘텐츠 제공 비율이 51.72%였으나 2일 내 공급 비율까지 포함하면 90%를 넘었다.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급하며, 특히 퀵 VOD 서비스를 활용해 유료방송 실시간 시청의 대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이는 멀티호밍 전략과 결합해 유료방송의 독점적 경쟁력을 약화하고 OTT 중심의 플랫폼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방송콘텐츠의 희소성이 높던 과거의 방송콘텐츠 거래체계 기준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며 "각 플랫폼의 방송사업 경영상황 변화, 독점 콘텐츠 여부 등의 요소를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에 반영하는 등 시장 변화가 방송콘텐츠 거래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AI학부 교수는 발제에서 SO업계가 제안하는 대가 선정 기준인 △콘텐츠 사용료 비율 정상화 △방송 매출 증감 반영 △사용료 급변 예방 △채널군 설정 및 상대평가 △채널군 간 공정 경쟁 등을 소개했다.
이밖에 토론에서는 "지금 갈등 양상은 지속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어서 갈등 중재도 중요하지만 원인 파악도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레거시 미디어가 겪는 여러 규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전문가(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언급도 있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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