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경영진에 신규 미션 부여
김남선 CFO, 전략 투자 대표 역할
아라비아 법인장에 채선주 대표
카카오는 경영쇄신위 역할 축소
네이버 김남선(왼쪽부터) 전략 투자 대표와 김희철 CFO, 채선주 전략사업부문장. 네이버 제공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리더십 개편을 단행했다. 수년간 이어온 내실 다지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주요 경영진을 전략 시장 전면에 배치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회사 내부를 살피던 C레벨(주요 임원) 경영진을 해외 영토 확장 미션을 부여한 보직에 앉히며 조직에 변화를 줬다.
그간 회사 곳간을 책임지며 최수연 대표를 뒷받침해왔던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전략 투자 대표의 역할을 수행한다.
김 CFO는 지난 2020년 사업 개발, 투자 및 M&A(인수·합병) 총괄로 네이버에 합류하기 전 글로벌 투자사 맥쿼리 한국PE 총괄 전무와 모건 스탠리 IB부문 상무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맥쿼리 재직 시절에는 SK텔레콤의 ADT캡스(현 SK쉴더스) 인수와 1조원 규모의 LG CNS 지분 취득 등 빅딜을 주도했다. 네이버에서는 2023년 당시 약 1조6700억원을 쏟아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요 전략적인 투자와 미래 성장의 발굴을 위한 기업 벤처 투자 확대에 더해 북미 포시마크 이사회의 집행 의장으로서 경영 일선에서 포시마크에 대한 경영 강화와 네이버와의 시너지 확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CFO의 빈자리는 김희철 CV센터장이 채운다. NHN 시절인 2003년부터 10년 가까이 재무기획실에서 몸담았던 김 센터장은 2017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재무관리 리더 등을 거쳐 이번에 CFO 타이틀을 달게 됐다.
‘기회의 땅’ 중동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온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는 신설 전략사업부문 수장에 올랐다. 네이버 아라비아 법인장의 역할도 병행한다.
채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장관 일행과 수도 리야디 시장 등이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신기술을 체험하기 위해 방한할 때마다 발 벗고 나서 영업을 펼쳤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네이버는 지난해 회사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인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구축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 제다, 담맘, 멤카 등 5개 도시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3D 모델링한다. 아라비아 법인은 이 솔루션을 바탕으로 도심 공공 모니터링 플랫폼, 공공 행정 앱 개발 등을 추진한다.
이런 대대적 변화는 오는 26일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이사회 복귀를 다루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뤄져 눈길을 끈다. 네이버 측은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일부 경영 리더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등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연합뉴스
카카오는 초유의 사법리스크와 경영진 비위 논란 등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어 왔다. 회사는 이제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점진적으로 내부 정비 작업의 마침표를 찍는다.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의 역할을 축소하기로 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아 움직인 경영쇄신위원회는 외부 감독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 출범과 컨트롤타워 CA협의체 역할 재정립 및 위상 강화 등 회사 신뢰도 제고를 위한 대내외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경영쇄신위원회의 남은 과제는 CA협의체가 넘겨받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한다. 김범수 창업자는 건강상의 문제로 공동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와 상반된 모습이다.
다만 김범수 창업자는 기존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해서 수행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빠른 의사 결정 및 실행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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