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30년의 변화/그래픽=김현정
강석균 안랩 CEO가 지난 14일 창립 3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안랩
"글로벌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월드클래스'가 돼 매출 1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지난 1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첫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V3'를 개발한 후 30년간 국내 대표 보안기업으로 성장한 안랩이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
안랩은 1995년 서울 서초구 작은 사무실에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임직원은 안철수 창업자를 포함해 단 3명뿐이었다.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4년이 지나고야 첫 단체사진을 찍었을 정도로 당시 국내 보안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안랩은 매년 창립기념일마다 전임직원이 사진을 찍는데 여기엔 급변하는 사이버위협과 보안 패러다임에 대응해 안전한 IT(정보기술) 환경을 만들었다는 안도와 격려가 담겼다. 3명뿐이던 직원은 30년 만에 약 1300명으로 늘었다.
2009년 7·7 디도스, 2011년 3·4 디도스 대란 등 사이버공격이 기승을 부릴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온 안랩은 2012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꾸며 종합보안 솔루션 및 서비스 제공업체로 발돋움했다.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끊임없는 R&D(연구·개발)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606억원, 영업이익 277억원을 기록했다. 안랩 관계자는 30년간 지속성장한 배경으로 "임직원의 70%가 연구인력인 데다 매출의 30%를 R&D에 재투자하는 등 기술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단일회사로 출발한 안랩은 4개 자회사를 둔 그룹으로 성장했다. AI(인공지능) 기반 관제시스템 전문업체 '제이슨'과 OT(운영기술) 보안업체 '나온웍스'를 인수하고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를 설립했다. 지난해엔 '안랩클라우드메이트'를 출범해 클라우드 운영관리서비스(MSP)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안랩의 보안기술 역량과 사업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품도 V3 1개에서 6개 플랫폼, 30여종 솔루션으로 확대했다.
서른 살이 된 안랩의 과제는 글로벌 도약이다. 지난해 안랩은 사우디아라비아 보안 국영기업 '사이트'(SITE)와 합작법인 '라킨'을 세우며 변곡점을 맞았다. 현지 공공기관과 기업에 안랩의 주요 보안솔루션을 선보일 길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 라킨은 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안랩의 △EP(엔드포인트) △NW(네트워크) △XDR(확장탐지·대응) 보안솔루션이 본격 출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기대감이 높다.
안랩은 추후 생성형 AI, IoT(사물인터넷)·OT 등 보안서비스 범위를 늘리는 한편 MENA(중동·북아프리카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안랩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중동지역은 사이버보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사우디를 포함한 MENA에 최적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일본·중국법인과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빠르게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랩 전 임직원이 지난 14일 3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안랩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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