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양재원 역
배우 추영우/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수많은 별이 뜨고 지는 연에계지만 지난해 신드롬적 인기를 모은 '선재 업고 튀어'의 변우석과 올해 초 '중증외상센터'와 '옥씨부인전'으로 혜성처럼 떠오른 추영우처럼 성별 막론하고 다양한 세대의 대중들에게 동시에 관심을 모으고 팬덤을 급격하게 형성하는 배우들은 꽤 드물다. 특히 두 사람은 하루 아침에 떠오른 벼락 스타라기보다는 배우라는 꿈을 향해 차분히 좋은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한걸음씩 성장해왔고 그 와중에 정말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드라마의 성공을 이뤄냄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폭발적 관심을 모으게 된 케이스라고 할까. 노력과 운 모든 것이 작용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렸다. '중증외상센터'는 지난 1월 27일 첫공개후 10일만에 글로벌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공개 3주차에도 2위를 지키며 인기 고공 행진을 누렸다. 추영우가 연기한 양재원은 백강혁의 선택을 받고 중증외상팀으로 소환된 항문외과 펠로우다. 엘리트 꽃길만 걷던 양재원은 백강혁의 첫 제자이자 노예 1호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택한 수 백강혁을 따라 사투를 벌이며 성장하게 된다.
배우 추영우/사진제공=넷플릭스
- '옥씨 부인전'과 '중증외상센터'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실감하고 있나.
▶ 너무 감사하다. 아직까지 현실감은 없다. 주위에서 크게 응원해주시고 관심도 가져주시는데 어딜 다니지 못해서 현실감은 없다. 오늘 인터뷰하면서 조금 느껴진다.
- 백강혁 못지 않게 양재원도 큰 사랑을 받았다. MZ세대를 대표하는 의사 느낌도 있었는데.
▶ 특별히 MZ세대 의사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양재원은 아직 미성숙하고 성장기에 있는 친구이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확신이 없다. 그 확신을 이끌어주고 솔선수범해서 보여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 정말 그에게 좋게 작용했다. 연기를 하면서 재원이가 부럽더라. 백강혁 교수가 잘 이끌어줬기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수술 장면이나 의학 용어 등을 외우는 것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 의사라는 직업을 표현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다, 용어적 부분이 발음도 어렵지만 뜻이 모르고 쓰면 자신감이 떨어지더라. 대사 암기만 해서 대사를 말하려면 자신감이 떨어졌다. 어떤 약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쓰이는지 인지하려고 공부했다. 그렇게 의사의 자신감을 만들어 나갔다. 원래 의사들이 수술방에 들어가면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있다.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꺠더라. 교수님들이나 의사 선생님들이 지적해주신 것들. 몸에 익히려 애썼다. 그런 과정들이 살면서 다시는 못해볼 경험. 즐겁게 임했다.
- 백강혁이 헬리콥터를 무서워하는 양재원을 독려해서 들쳐 업고 태우는 장면 등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촬영 에피소드는.
▶ 실제 헬기가 등장한 촬영도 있었고 소방 헬기를 개조한 헬기에 CG를 입힌 것도 있다. 엔딩에서 실제 헬기에 타서 촬영도 했다. 4부까지 등장하는 헬기에서 레펠을 타고 하는 장면은 세트에서 촬영했다. '무한도전'에서 보셨을텐데 크레인으로 소방청 헬기를 들어올려서 촬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촬영을 해도 어떨 때는 무섭더라. 극중 재원은 고소공포증이 매우 심힌 친구다. 실제로는 고소공포증은 별로 없다. 놀이기구도 잘 타고 번지점프도 해봤다.
배우 추영우/사진제공=넷플릭스
- 언제부터 배우가 되기를 꿈꿨나.
▶ 19세가 되면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고3 때 담임 선생님과 진로 상담을 하는데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공부도 곧 잘 했었다. 내신 2~3등급 정도였는데 과를 정하라고 하시는데 못하겠더라. 집에 와서 고민을 했었다. 중고등학교 때 과학실험도 해주고 영어도 읽어주며 교육 봉사를 한 경험 때문에 선생님을 해볼까 싶더라. 그러다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호기심도 많고 여기저기 가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체험을 하는 것도 좋아하더라. 그것에 부합하는 직업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영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에 학창 시절을 오래 보낸 세종시를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 부모님은 이쪽 일에 종사하셨던 분들이기에 처음부터 많이 믿고 밀어주셨다.
- 20대 배우 중 추영우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중증외상센터'와 '옥씨부인전'을 촬영하며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했다. 그 선배님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저에게 연기 센스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 실패도 해봤고 성공도 해봤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서 스스로 확신이 생겼다.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제 장점이다.
- 부모님이 모델로 활동했던데 패션 센스는 부모님께 물려 받은 것인가.
▶ 맞다. 부모님이 패션계에서 활약하셨다. 극중 양재원도 원작에서는 명품 풀착장 설정이었고 드라마에서는 셀럽 느낌이 있는 친구로 표현했다. 저 또한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다. 원래 관심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지난해 혼자 뉴욕엘 잠시 다녀왔는데 옷 자체에 대해서 컬러 등에 대해 공부를 하니 재미있더라. 디자이너 위인전 읽은 것도 좋아한다.
배우 추영우/사진제공=넷플릭스
- 주지훈에 대한 존경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밝혔다. 어떤 점이 그렇게 존경스러웠나.
▶ 남자로서 정말 멋지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본받고 싶기도 하다. 연기하는 캐릭터도 남자답고 멋있는 캐릭터가 많으셨다. 어린 시절부터 그런 부분에 동경심이 있었다. 주지훈 선배 작품 중 '좋은 친구들'이 있는데 우연히 그 작품을 보고 캐릭터의 인간적 면모와 엔딩의 오열신을 보고 정말 저도 많이 울었다. 멋있으면서도 인간적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잘 소화하시더라. 그런 모습을 닮고 싶었다. 인간적으로도 배려심 넘치고 따뜻하시다.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하신다. 항상 저희에게 한마디라도 조심스럽게 하시면서 다가오셨다. 그런 모습이 정말 사랑으로 느껴지더라.
- 짧으면 7~8시간 회의를 하고 그보다 길어진 회의들도 많다던데. 배우들의 케미는 여기서 나오는 것인가.
▶ 캐릭터들간의 관계에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 정말 많이 토론했고 현장에서도 부족함이 발견되면 또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의견을 많이 낼 수 있도록 주지훈 선배님이 도와주셨다. 제가 막히면 시연도 직접 해서 보여주셨다. 제 연기에 대해 '영우야, 네가 맞아. 그런데 내가 한 것이 괜찮다 싶으면 써먹어라'라고 늘 이야기해주셨다. 정말 편안한 현장이었다.
배우 추영우/사진제공=넷플릭스
-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윤경호)과 백강혁이 서로 양재원을 펠로우로 두려하면서 펼쳐지는 갈등 구조가 상당한 웃음을 유발했다. 이 장면을 연기할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 김도윤 감독님이 연출 방향을 미리 알려주셨다. 제가 선뜻 여쭤보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감독님이 자막은 어떻게 들어가고 영상은 어떻게 표현될 거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마음 놓고 진지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속도감도 그에 맞춰 잘 조절했다. 평소 저 혼자서 다 해내려고 하기보다 어른들께 많이 물어볼려고 하는 편이다.
- 주지훈, 윤경호와 연기하며 구체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 윤경호 선배님은 사석에서는 명절에 뵙는 푸근한 삼촌 같으시다. 옆에만 있어도 힐링이 되고 에너지가 푸근하시다. 그런데 촬영 할 때 연기를 하실 때는 카메라가 없어도 비추지 않아도 상대 배우를 위해 최선을 다 하신다. 그런 점을 보고 배우려 한다. 주지훈 선배님은 액션 장면이 있으셨는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직접 촬영하시다가 살짝 긁히신 적이 있다. 그럼에도 아랑곳 않고 직접 촬영을 계속 하시더라. 정말 멋있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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