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 박정환 9단 ● 김은지 9단 총보(1~266)
최정이 10년8개월 동안 여자 1위를 지켰다. 여왕의 시대, 최정이 홀로 달렸다 할 만하다. 2024년 7월까지 그랬다. 다음달 1위가 바뀌었다. 최정의 순위가 6계단 내려갔는데 김은지(사진)는 16계단이 올라 둘 사이 차례가 바뀌었다. 12월엔 순위 점수가 같아 여자 1위 자리가 둘로 나뉘었다.
내년이면 서른 줄에 들어서는 최정이 나이와 거꾸로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인가. 그렇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아직 작다. 2위들 울타리 속을 김은지가 빠르게 뚫고 날아올랐다고 보는 눈이 훨씬 많다. 2025년 홀로 여자 1위에 오른 김은지가 3월엔 다시 최정을 내리고 1위로 올랐다.
1인자에서 내려온 사람이 다시 1위 시대를 연 적이 없다. 늘 시간은 새 얼굴 새 시대를 편들었다. 최정과 김은지 사이에도 들어맞을 법칙일까. 최정이 더는 밀리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쓸 것이다. 최정조차 쫓아오지 못하게 거리를 벌릴 실력을 지니려면 김은지는 쉬는 시간에도 바둑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두 사람이 1위 싸움을 길게 할수록 구경꾼에겐 볼거리가 많아진다.
한국 2위 박정환이 여자 1위를 이기고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면 올해 본선에서 한국 1위부터 9위까지 빠짐없이 줄을 선 장관을 볼 일도 없었다. (144 150 156 162…118, 147 153 159…133, 167…88, 171…52, 200…45, 234…230, 242…197, 250…231) 266수 끝, 백 불계승.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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