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예진이 16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시간30분14초의 기록으로 국내 엘리트 여자부 2연패에 성공했다. 잠실|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임예진(30·충주시청)이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엘리트 여자부 정상을 지켜냈다. 16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 이번 대회에서 2시간30분14초의 기록으로 당당히 2연패에 성공했다.
국내외 여자 엘리트 마라토너 28명의 경쟁에서 베켈레치 구데타 보레차(28·에티오피아)가 2시간21분16초의 기록으로 월계관을 쓴 가운데, 임예진의 기록은 전체 5위에 해당한다. 국내부 2위와 3위는 각각 김도연(32·삼성전자·2시간30분18초·전체 6위)과 최경선(33·제천시청·2시간30분31초·전체 7위)에게 돌아갔다.
개인최고기록(2시간28분59초)을 수립한 지난해 대회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날 임예진의 기록은 2015년 풀코스 마라톤을 시작한 이래로 2번째로 좋은 것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종아리 통증을 앓았던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인 레이스였다.
임예진은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전했으니, 대회 2연패를 목표로 삼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레이스 후반부 페이스가 좋아 우승할 수 있었다”며 “27㎞ 지점부터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결승선이 보인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뛰다 보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단단한 정신력도 임예진의 강점이다. 과거 잘 뛰고도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내준 경기가 적지 않았던 까닭에 레이스 도중 뒤를 자주 의식했고, 스스로도 “정신력 보완은 큰 과제”라고 말할 정도지만, 이날만큼은 누구보다도 강한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비록 상대가 한국기록(2시간25분41초) 보유자 김도연과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최경선이었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운영했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만큼 이젠 사람이 아닌 기록을 넘는 게 목표다. 임예진은 “동아마라톤대회라는 의미 깊은 레이스에서 2연패를 이뤄낼 수 있어 기쁘다. 애초 마라톤대회 2연패 자체가 처음이라 유독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개인기록과 한국기록 수립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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