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익렬 스트레스솔루션 대표가 자사 제품과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배익렬 스트레스솔루션 대표가 자사 제품과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5' 내 스타트업 특별관. 수많은 참관객들로 인한 소음 속에서 잠시 헤드셋을 끼고 심전도 신호를 통해 파형 정보를 수집해 봤다. MWC 출장으로 업무가 몰린 기자는 피로도 지수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율신경 균형 지수가 -5 정도로 집중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1분에 평균 맥박이 71회로, 자율신경이 활발해 외부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스트레스 저항력이 큰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동맥 혈관 탄력성은 좋지 않아 혈관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다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MWC25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스트레스솔루션의 생체 데이터 기반 자율신경변이도(HRV) 기술이 접목된 의료 장비로 스트레스 상태를 약 2분 분석해 측정한 지표를 통한 진단이다. 현장에서 만난 배익렬 스트레스솔루션 대표는 "스트레스 관리 솔루션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오는 10월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멘탈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해 오는 2027년 기업공개(IPO)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솔루션은 SK텔레콤과 손잡고 MWC에서 올해 처음 글로벌 무대에 섰다. 이 회사가 선보인 '힐링비트'는 스트레스 관리와 정신 건강 개선을 지원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이나 '갤럭시 워치'뿐 아니라 애플 등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면 실시간으로 심박수와 심전도(ECG)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인화해 3초 만에 개인 맞춤형 사운드를 생성한다. 뇌파 중심 사운드 기술과 달리 심박 기반의 접근법을 도입했다.
올해 MWC의 최대 화두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른 만큼 스트레스솔루션도 스트레스 예측 AI 모델링 디지털 헬스케어를 메인 주제로 선정했다. 배 대표는 "기존의 ASMR 등은 뇌파에 좋은 사운드를 제공하지만, 스트레스솔루션은 심박수와 심전도로 차별화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초개인화 사운드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임상 결과 150% 가량 자율 신경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삼성전자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 '씨랩 아웃사이드'에 최종 선정되는 등 떠오르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 링과 워치의 건강 데이터 모니터링과 연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고, SK텔레콤과는 'V컬러링'에서 솔루션을 납품하며 공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주국제공항과 제주관광공사와 연계해 공항에 힐링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교육청 1200개 학교와 계약을 맺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국정원과도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나 중독센터 등에서도 스트레스솔루션의 기술을 찾고 있다.
간호학과 교수 출신인 배 대표는 팬데믹 시절을 경험하며 비대면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셜벤처를 설립했다.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의료장비를 개발하고, 그 장비에 들어간 알고리즘을 웨어러블 기기와 연계했다. B2B와 B2G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3년차에 누적 매출 약 38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루즈벨트재단과 협업을 맺고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곰인형 모양의 수면 인형을 출시하면서 B2C 시장도 겨냥한다. 부모의 심박동수와 맞는 자장가를 들려주는 수면 인형으로, 오는 5월부터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2000여개 사전 주문을 했는데 이틀 만에 완판됐다"며 "소셜벤처인만큼 이를 통한 매출 1% 가량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알람을 통해 잠에서 깨듯 사운드는 뇌의 변연계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오감 중 하나"라면서 "청각을 넘어 인형과 같은 촉각과 후각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 개발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글로벌 알림 앱 '알라미' 운영사인 딜라이트룸과 손잡고 10월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배 대표는 "알라미가 이용자를 깨워준다면, 힐링비트를 통해 재워주는 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1억명 유저를 겨냥할 것"이라며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작아 한계가 있는 만큼 언어가 없는 소리를 통한 힐링 비트로 글로벌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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