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이스라엘 군인 1명, 시신 4구 송환 제안
이스라엘 "협상 조작 위한 심리전…美도 "비현실적"
[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법의학 연구소 밖에서 한 남성이 하마스가 인도할 이스라엘 인질 4명의 시신 도착과 신원 확인을 기다리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하마스는 14일 미국계 이스라엘 인질 5명을 석방하겠다고 제안했다. 2025.03.15.
[서울=뉴시스] 이혜원 유세진 기자 = 하마스가 중재국이 제안한 인질 석방안을 수용한다며, 2단계 휴전 협상을 조건으로 미국계 이스라엘 인질 5명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심리전 일환이라며 반발했다.
14일(현지 시간) AP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미국계 이스라엘 인질 에단 알렉산더와 가자지구 억류 중 숨진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4명의 시신을 인도한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인질과 시신이 언제 송환될지는 즉각 밝히지 않았다.
하마스 당국자 후삼 바드란은 별도 성명에서 하마스는 모든 단계에서 휴전 협정을 완전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에서 이탈할 경우 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하마스는 미국계 이스라엘인 송환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재개, 2단계 휴전 협상 개시를 위한 이스라엘의 약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랍 고위 외교관은 TOI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협상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 석방될 팔레스타인 수감자 신원을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발리아=신화/뉴시스] 지난 11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자선 급식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구호 음식을 받으려 필사적으로 몰려들고 있다. 2025.03.15.
이스라엘은 즉각 하마스 제안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 하마스의 이번 발표는 "조작과 심리전"이라며 "이스라엘은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제안을 수락했지만, 하마스는 여전히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제안'은 인질 절반을 즉시 석방하고 유월절이 끝나는 4월 중순까지 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도 하마스 제안이 비현실적이라며 비난했다.
[워싱턴=AP/뉴시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가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03.15.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을 내 "하마스는 시간이 자기 편이라는 아주 나쁜 내기를 하고 있는데, 시간은 하마스 편이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하마스는 시한을 잘 알고 있으며, 기한이 지나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하마스가 공개적으론 유연성을 주장하면서 사적으론 "완전히 비현실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하마스가 인질 석방 대가로 내건 조건이 터무니없다며 "(하마스는) 나쁘고 끔찍한 사람들이다. 우리도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자발리아=신화/뉴시스] 지난 10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있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배급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으로 밀가루를 받고 있다. 2025.03.15.
이번 성명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이 지난 1일 종료된 뒤, 다음 단계 중재를 위한 회담이 카타르에서 열린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 연장을, 하마스는 2단계 휴전 협상 시작을 원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협상단이 이날 도하에서 귀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마스는 이집트 관료들과 휴전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대표단을 카이로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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