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가 10년 동안 MBK에 준 돈은 0원"
홈플러스가 14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기업회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다만 이날 질의응답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주요 쟁점과 민감한 사항에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 /사진=황정원 기자
홈플러스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광일·조주연 공동대표가 전면에 나섰으나 주요 쟁점과 민감한 사항에는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
홈플러스는 14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기업회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경영진은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며 최선을 다해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했다.
홈플러스 조주연 사장은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했고 현금시재는 약 1600억원"이라면서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존 공식 입장 외에 새로운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게 질문이 쏟아졌지만 MBK 관련 의혹은 모두 부인하고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날 핵심 쟁점은 ▲기업회생신청 결정 및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기업회생절차 이전 미정산금 결제일 ▲유동화증권 전자단기사채 상거래채권 인정 여부 ▲홈플러스 매장 매각 및 세일앤리스 백(매각 후 재임대) 현황 ▲MBK 투자금 회수 규모 ▲김병주 MBK 회장 사재 출연 여부 등이었다.
김 부회장은 각 쟁점에 대해 "기업회생신청을 사전에 준비한 적 없다" "정산금 결제는 순차적으로" "전자단기사채 상거래채권 인정 여부는 법원이 결정할 것" "매각 및 세일앤리스 백 현황에 대해서는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 "홈플러스가 MBK에 준 돈은 없다" "이 자리에서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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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매각 2016년부터인데… 코로나19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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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홈플러스가 망가지는 동안 MBK만 배를 불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홈플러스가 MBK에 준 돈은 10년 동안 0원이다. 다만 우선주 투자자들이 연 3% 정도 우선주 배당을 받은 것은 있다. MBK가 관리보수비를 별도로 받은 것도 없다. MBK파트너스가 3호 펀드로 홈플러스에 투자했는데 사모펀드 관리보수를 받은 것도 없다. 3호 펀드 투자금 3조2000억원 중에 블라인드 펀드는 5000억 남짓이다. 나머지는 공동투자이고 관리보수비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매장 추가 매각설, 대규모 구조조정설 등에 대해 "현재 떠도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도 있었다. 김 부회장은 "코로나19 시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재난지원금을 대형마트에서 쓰지 못하도록 했고 규제에 묶여 일요일 영업도 못 하고 심야 온라인 배송도 못 했다"며 "(손실이 계속돼) 최근 점포들을 매각하고 재입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 점포를 매각했다는 김 부회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MBK는 홈플러스 일부 매장 매각을 2016년부터 추진했으며 서울 동대문점, 인천 가좌점, 경기 김포점, 경기 북수원점, 경남 김해점 등을 매각해 6800억원을 유동화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취해 기존에는 없던 임차 비용이 추가됐으며 2018년부터 기존 500~600억원대였던 금융비용이 수천억원대로 상승했다. ▲2018년 4270억원 ▲2019년 4370억원 ▲2020년 4308억원 등이다.
김광일·조주연 공동대표는 오는 18일 국회에서 열리는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현안 질의에 응할 예정이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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