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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스브스夜] '꼬꼬무'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근안 찾기 끝나지 않은 이유는?

온카뱅크관리자

2025-01-17 0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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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이름없는 기술자, 이근안의 정체는?
 1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고문기술자 이근안'이라는 부제로 희대의 수배범에 관한 그날들을 추적했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보다 무려 4배나 긴 세월을 도망 다닌 희대의 수배범 이근안. 대체 그는 누구일까.
 희대의 수배범 이근안의 정체는 바로 고문 경찰. 그는 이름 없는 기술자, 고문 기술자로 불리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고문을 가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실적을 위해 혐의가 없는 이들까지 잡아들여 고문을 가했고 간첩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던 것.
 관절 뽑기, 통닭구이, 날개꺾기, 전기고문 등 동료 경찰들도 그의 고문에 혀를 내두를 정도. 심지어 그는 전국으로 출장까지 다녔다고.
 그런 그는 친일 경찰이 가 고문 귀신으로 불린 노덕술의 제자 박처원의 총애까지 받아 대공 경찰이 되었다. 어떤 외상도 남기지 않고 죽을 만큼 아프지만 절대 죽지 않을 고통을 주었던 이근안을 눈여겨본 치안감 박처원이 그를 남영동의 대공분실로 불러들인 것.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을 잡아들인 이근안은 각종 상이란 상도 쓸어 담았고 심지어 16번의 표창 중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임기 시절 대공을 강조했던 전두환 덕에 이근안은 매해 승진까지 하며 32살 순경으로 시작해 간첩 잡는 기술로 40대 중반에 큰 성공을 이뤘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고문을 당했던 당시 민주화운동 청년 연합의 초대 의장이었던 김근태. 그는 남영동에서 이름 모를 경찰에게 고문을 당했고 이 사실을 재판을 통해 공개했다. 그리고 그의 아내도 미국 언론을 통해 고문 수사를 폭로했고 이후 두 사람은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고문 경찰에 대한 단서를 모았다.
 우여곡절 끝에 사진 입수한 이들은 이근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까지 성공했고, 그렇게 1988년 12월 21일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이름과 얼굴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전국에서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이 빗발치고 검찰 총장은 이근안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수사 발표만 하고 바로 소환하지 않아, 이근안은 곧바로 자취를 감추었고 이에 경찰은 범죄 혐의가 아닌 출근을 안 한다는 이유로 그를 수배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다.
 경찰의 치부가 드러나는 상황이라 경찰은 이근안 체포가 안중에 없던 것. 전 국민의 비난에도 경찰은 이근안을 잡을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민가협, 민주화실천 가족운동 협의회가 나섰다.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잡힌 학생들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구성된 민가협은 직접 수배 전단지를 만들고 공개 모금을 통해 현상금까지 만들어 이근안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전국에서 제보가 쏟아졌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10년째 이근안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공소시효까지 모두 만료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마음은 하루하루 무너져갈 뿐이었다.
 그러던 1999년 10월 28일, 이근안이 스스로 자수를 했다.
 앞서 어부로서 납북됐던 김성학 씨는 이근안의 고문으로 조작 간첩이 되었는데 이후 그는 납북 어부 간첩 사건 중 유일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이근안을 포함해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 16명 모두 고소했다.
 대공 계통에 근무하는 조건 하에 국가 과잉 충성으로 인한 오인, 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기소 유예가 된 수사관들. 이에 김성학 씨는 재정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은 채 시간만 보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 법원은 재정을 결정했고 이에 이근안에 대한 15년의 재판 시효가 다시 시작된 것. 결국 15년을 또 도망 다녀야만 하는 이근안은 자수를 선택하게 된 것이었다.
 이근안의 이름을 알아낸 것, 현상금을 걸고 그를 수배한 것, 끝내 자수를 하게 만든 것 모두 수사기관이 아닌 피해자들,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그리고 이근안이 자수한 후 충격적인 사실은 더 드러났다. 그가 도피 생활을 자신의 집에서 했다는 것.
 자신을 찾으러 오는 이들이 올 때마다 창고의 천장과 책꽂이 사이 0.5평 비좁은 공간에 쭈그리고 앉은 채 빈 종이박스를 쓰고 몸을 숨겼을 뿐 평소에는 가족들과 평범하게 생활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근안은 자신이 도주한 것이 모두 박처원 때문이라고 했다. 조직이 자신을 버렸다며 피해자 행세를 한 것.
 이에 박처원은 모든 혐의 부인하고 부하들에게 책임 떠넘겼다. 그러나 그도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의리를 중요시하던 이들이 법 앞에서 서로를 배신하고 헐뜯기 바빴고 결국 법의 처벌을 면할 수 없었다.
 1심은 이근안에게 징역 7년 자격 정지 7년을 선고했고 이는 이근안의 항소에도 확정됐다.
 그런데 이는 그에게 고문을 받고 누명을 쓴 이들에게는 턱없이 적은 형량. 그에게 조작된 사건으로 사형까지 당한 봉준 씨의 아버지. 이근안에게 붙잡힌 지 3년 만에 그는 가족들에게 어떤 인사도 남기지 못한 채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후 그의 가족들도 줄지어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들은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지냈다.
 유일하게 간첩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성학 씨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간첩으로 지목됐던 것 만으로 모든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연좌제가 걱정되어 스스로 가족들과 연을 끊어야만 했다.
 슈퍼맨이었던 남일 씨의 형은 이근안의 고문으로 다친 뒤 심한 우울증을 앓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이후 봉준 씨와 남일 씨도 재심을 신청했고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40년 넘게 그들을 괴롭힌 간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것.
 징역 7년 복역 후 사라진 이근안은 2012년 공개석상에 다시 나타나 "심문도 하나의 예술이다, 심문도 상대가 감동을 해야 자백한다, 전기 고문은 트릭을 쓴 것"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자서전을 내고 출판 기념회를 열어 이런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또한 그는 종교적인 회개의 삶을 통해 회개하고 있다는 말로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를 대신했다.
 이후 진화위에 참고인으로 등장한 이근안. 그는 본인이 잘 수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바뀌어 간첩들이 무죄를 받은 것이라며 자신이 잡아들인 이들이 여전히 간첩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이야기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자서전에 남일 씨와 봉준 씨의 가족을 간첩이라 지목하며 2차 가해를 했다. 결국 이들은 다시 이근안을 재판에 세웠다. 그러나 이근안은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랐으나 그는 끝까지 사과를 하지 않은 것.
 재판부는 자서전을 통한 2차 가해까지 인정하며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액 7억 여 원 중 2억여 원은 이근안이 공동 지급하라고 명했다.
 그러나 그는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이에 국가는 이근안에게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7월 승소했다. 이에 그가 값아야 할 배상액은 33억 6천만 원. 이 금액은 지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모두의 힘이 모아져 찾아낸 이근안. 그러나 사실 이근안을 찾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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