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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분열과 극단주의가 불러온 광풍,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9
2025-01-12 14:00: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스크린 밖 현실 세계와 이어지는 접점의 순간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WQPtqKhLrp"> <p dmcf-pid="YcAfei3IO0"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p> <p dmcf-pid="Gkc4dn0CO3" dmcf-ptype="general">"우린 이제 승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닉 오퍼먼)의 연설이 중계 카메라를 타고 송출되고 있다. "세간에선 일찌감치 군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신께서 미국과 국민 여러분을 축복하시길." 국가원수의 입을 통해 '군사'와 '승리' 같은 단어가 발음되는 동안, 주인공 리(키얼스틴 던스트)의 창밖 너머 도심은 내전으로 불타오르는 중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카메라를 든 리는 화면 가득 잡힌 대통령의 얼굴에 대고 셔터를 누른다. 찍는 것. 총성이 난무하는 전장의 한복판에서 순간을 포착하는 것. 그것이 종군 사진기자인 리의 일이다.</p> <p dmcf-pid="HlhicD2XrF" dmcf-ptype="general">《시빌 워: 분열의 시대》(이하 《시빌 워》)는 최악의 내전이 진행 중인 미국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저널리스트들의 여정이다. 업계의 베테랑부터 신입, 청년부터 노년까지 아우르는 네 명의 인물이 카메라 뒤에 숨어 녹화 영상만 반복해 내보내고 있는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이들이 경험하는 모든 상황은 당연히 영화적 상상에 근거하지만, 순간순간 스크린 밖 현실 세계와 날카롭게 이어지는 접점의 순간들 역시 존재한다. 분열과 폭력과 극단주의. 이는 비단 특정 국가의 이슈만도 아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XSlnkwVZDt"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4028qfuh.jpg" data-org-width="800" dmcf-mid="qt9Y3UwMI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4028qfu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figcaption> </figure> <p dmcf-pid="ZiJ7f6YcI1" dmcf-ptype="general"><strong>분열을 부르는 질문, "당신은 어느 쪽?"</strong></p> <p dmcf-pid="5niz4PGks5" dmcf-ptype="general">《시빌 워》는 퍽 독특한 블록버스터다. 타국과 벌이는 전쟁이 아닌 미국 내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로드무비 형식을 얹은 전쟁 영화라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영화를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은 주로 공상과학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창작자다. 대니 보일 감독의 전설적 좀비 영화 《28일 후》(2003) 등의 각본을 썼고, 인간과 AI 사이의 첨예한 질문을 엮은 《엑스 마키나》(2015)를 연출한 바 있다. 《시빌 워》는 공상과학 장르는 아니지만,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가까운 미래의 미국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감독의 기존 창작 DNA와 연결되는 작품으로 읽힌다.</p> <p dmcf-pid="1Lnq8QHEIZ" dmcf-ptype="general">영화를 보다 보면 몇 가지 정보가 주어진다. 현재의 대통령이 3선이라는 점, 그의 언어와 사고가 불통을 기반으로 한 권위주의에 기초한다는 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가 서부연합을 맺었다는 점, 대통령이 직접 FBI를 해체시켰으며 기자들을 포함한 일반 시민을 향한 공습을 허락했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시빌 워》는 극 중 대통령의 이름과 정당, 정치적 성향은 의도적으로 가려둔다. 특정 정당이나 보수 혹은 진보 같은 정치적 성향의 언어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즉, 이 영화는 미국이 분열되고 주요 도시가 전쟁터로 변모한 갈등의 정확한 이유를 끝까지 함구한다.</p> <p dmcf-pid="tjN2MdtsmX" dmcf-ptype="general">이는 특정 시대와 인물, 그리고 정치 성향에 근거하기보다 더 넓은 시선으로 동시대를 바라보자는 제언이다. 인류의 폭력적 역사가 증명하듯 파시즘은 누구에게서나, 어디에서나 촉발될 수 있다. 영화의 인상적 장면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으로 날아오는 질문은 리의 일행이 한 군인(제시 플레먼스)을 만나 위협당하는 순간에서 나온다. 빨간 선글라스를 쓴 그의 너머로 사람들의 시신이 가득한 구덩이가 보인다. 리 일행은 인종 차별주의가 만연한 듯한 그에게 "같은 미국인이니 보내 달라"고 호소한다. 이때 그가 심드렁한 말투로 질문한다. "어느 쪽 미국인(What Kind of an American Are You)?"</p> <p dmcf-pid="FAjVRJFOEH" dmcf-ptype="general">그릇된 애국주의가 무분별한 증오로 바뀐 듯한 이 남자는 스스로 사형 집행인이자 판사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의 정치 성향이 어느 쪽인지, 심지어 실제 군인이 맞는 것인지도 부정확하다. 외부에서 미국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미국의 일부 관점을 대변한 듯한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강력한 경고를 남긴다.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적 혼란이 내전을 일으킨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편을 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현실 세계, 오늘날 민주주의가 마주하는 가장 큰 위협은 분열과 양극화를 부르는 극단주의라는 사실만이 또렷하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3cAfei3ID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5476xktc.jpg" data-org-width="800" dmcf-mid="fRZEhve7w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5476xktc.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figcaption> </figur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0jN2MdtsO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6978wbfm.jpg" data-org-width="800" dmcf-mid="ykpIYXg2w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12/sisapress/20250112140006978wbfm.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스틸컷 ⓒ(주)마인드마크 제공 </figcaption> </figure> <p dmcf-pid="pAjVRJFOIW" dmcf-ptype="general"><strong>기록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strong></p> <p dmcf-pid="UcAfei3Isy" dmcf-ptype="general">누군가를 구하는 용기와 전우애 등 전쟁영화들이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일종의 낭만성을 제거한 연출이 극영화라기보다 다큐멘터리에 밀접한 순간들을 종종 만들어내기도 한다. 카메라의 셔터가 눌리는 타이밍은 대부분 인간성이 잠시 뒤로 물러나야 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몸에 두른 채 주인공들이 포착한 내전의 순간은 매체 보도를 통해 본 숱한 기사 사진을 닮아있다. 종종 순간을 정지하고 화면을 가득 채우는 이들의 사진은 폭력이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지, 그 야만성을 가리지 않은 채 제시된다.</p> <p dmcf-pid="urwQLa7vmT" dmcf-ptype="general">이는 종군 사진기자가 주인공이 된 목적이기도 하다. 리는 종종 참혹한 풍경에 무감해진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권태라기보다 회의의 결과에 가깝다. 사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볐지만, 내전까지 발발한 상황 앞에서 리는 자신의 작업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경고"에 불과했다는 편치 않은 상념에 휩싸인다.</p> <p dmcf-pid="7mrxoNzTDv" dmcf-ptype="general">리는 의도치 않게 여정을 동행한 어린 사진기자 제시(케일리 스패니)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본다. 진실을 위해선 자기 자신을 가장 참혹한 상황에 던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제시에게 끊임없이 경고를 보낸다. '너는 나처럼 되지 말라'는 바람. '무감해지지 말라'는 부탁. 무엇보다 '너의 삶을 버리지 말라'는 진심 어린 충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제시에게 리는 "우린 묻지 않고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p> <p dmcf-pid="zsmMgjqyOS" dmcf-ptype="general">관객은 그들의 기록을 통해, 내전의 참혹한 풍경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는 일을 시작한다. 《시빌 워》가 보여주는 것들이 극단적인 분열만을 지향한다면, 우리에게 닥칠 수도 있는 미래의 암울한 가능성 중 하나일지 모른다.</p> <p dmcf-pid="q6857BIiEl" dmcf-ptype="general">영화의 후반부, 백악관을 둘러싼 대규모 총격전은 바로 옆에서 총알이 날아오는 듯 긴박한 사운드와 움직임으로 채워진다. 쉴 새 없이 귀를 때리는 총소리는 애초에 그것이 방어를 위해서라기보다 무언가를 살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라는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운다. 무섭도록 하나의 효율에만 충실한 무기가 발사되는 동안, 리와 제시의 셔터 소리는 그에 대항하는 또 하나의 무기처럼 들려온다. 그건 의심할 바 없이 저널리즘을 포함한 개인의 역할을 상기시키는 소리이기도 하다. 권력을 견제하며 사회를 통찰하고 고발할 수 있는 역할 말이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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