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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연말 연예대상에 열린 ‘가수 전성시대’

온카뱅크관리자

2025-01-11 14:00:0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격변하는 예능 지형도…“코미디언은 설 자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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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하재근 국제사이버대 특임 교수)
 2024 KBS 연예대상에선 가수들이 부각됐다. 일단 사회자부터 3명 모두 가수였다. 이영지, 이준, 이찬원 모두 KBS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이자 가수다. 리얼리티 부문 신인상은 《살림하는 남자들》의 가수 박서진과 《신상출시 편스토랑》의 배우 이상우에게 돌아갔다.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수상자는 《싱크로유》의 카리나와 《더 시즌즈》의 지코였다.
 이 밖에 그룹 코요태 멤버인 김종민이 프로듀서 특별상과 베스트 팀워크상, 올해의 예능인상 등을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 가수 장민호는 《신상출시 편스토랑》으로 리얼리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아이돌 그룹 NCT의 정우도 'KBS Kpop' 채널의 웹예능 《노포기》로 디지털 콘텐츠상을 수상했다. 결정적으로 이찬원이 다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의 예능인상과 더불어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찬원은 사회자와 축하 공연까지 겸해 2024 KBS 연예대상의 확고한 주인공 위상이었다. 연예대상을 이 정도로 단 한 사람이 주도하는 모습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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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찬원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11/sisapress/20250111140005798ixhu.jpg" data-org-width="580" dmcf-mid="PfHEPYnbr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11/sisapress/20250111140005798ixhu.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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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찬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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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연말 연예대상에서 가수들만 약진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시상식 후 코미디언 변기수가 자신의 SNS에 "그래도 코미디언 한 명은 줄 수 있지 않나. 가수들만 챙기는 연예대상"이라며 지코와 카리나가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올리면서 촉발된 논란이다. 신인상부터 대상에 이르기까지 가수들이 주도했고, 공동 수상으로 상을 골고루 나눠 가지다시피 하는 분위기였음에도 코미디언에겐 단 하나의 신인상도 주어지지 않자 토로한 아쉬움으로 보인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코미디언 출신 예능인이 맡곤 했던 사회까지 가수들이 도맡으면서 예능계에 '가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실감케 했다.
 변기수가 특히 아쉬워한 것은 《개그콘서트》의 부활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KBS에서 3년 만에 《개그콘서트》가 부활해 코미디언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분위기였다. 어차피 공동 수상과 시상 부문 쪼개기를 하며 각종 연예인에게 상을 나눠주는 분위기에서 코미디언 신인상 정도는 챙겨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을 법하다.
 이로 인해 "이러니까 점점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반대로 "코미디언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코미디언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근 코미디 프로그램 자체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코미디 프로그램 출신 연예인들의 예능계 활약도 신통치 못하다. 과거엔 코미디언 출신인 이경규, 김국진, 김용만, 서경석, 유재석, 강호동, 남희석, 신동엽, 박명수, 박수홍, 김구라, 이수근 등이 주요 예능의 간판 스타로 활약했다. 반면 요즘에는 코미디언들의 입지가 대폭 축소됐다. 2000년대 초까지 자리 잡은 코미디언 출신 진행자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코미디언 출신으로 예능계에서 새롭게 부상한 스타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을 요구하기 전에 코미디언들 스스로 분발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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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지코와 카리나 ⓒ2024 KBS 연예대상 캡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11/sisapress/20250111140007358kcdf.jpg" data-org-width="580" dmcf-mid="QGHEPYnbw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11/sisapress/20250111140007358kcd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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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지코와 카리나 ⓒ2024 KBS 연예대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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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예능'에 더 어울리는 가수들
 이는 예능이 추구하는 것이 웃음에서 '리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 예능은 웃음을 추구하더라도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원하지만, 코미디언들은 웃기는 상황극에 능한 사람들이란 인식이 여전하다. '리얼'과는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코미디언들은 웃기기 위해 작위적인 설정을 한다는 인식도 있어 더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리얼' 예능이 인기 있는 시대에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비코미디언 직군이 예능계에서 급부상하는 것이다.
 실제 2000년대 이후 가수들이 대상을 받는 일은 흔해졌다. 탁재훈이 2007년 KBS 연예대상과 2023년 SBS 연예대상을 받았고, 이효리는 2009년 SBS 연예대상을 받았다. 김종민은 2016년 KBS 연예대상, 이승기는 2018년 SBS 연예대상, 김종국은 2020년 SBS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이런 흐름이 최근 들어 대폭 강화돼 2024 KBS 연예대상에서의 이찬원을 비롯한 가수들의 대약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예능에서 '리얼'의 중요성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황극에 능한 코미디언보다 그런 상황극을 오히려 못하는 연예인들이 각광받을 것이다. 그런 연예인 중에서도 가수와 배우처럼 시청자의 궁금증이 큰 스타들이 사생활 리얼리티 설정에 더 어울린다. 여행 예능도 가수나 배우들이 모여 여행하는 모습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배우보다 가수가 좀 더 다방면의 예능에 어울린다. 배우는 특유의 신비주의 이미지 때문에 리얼리티 예능에서 각광받는다. 가수는 리얼리티뿐만 아니라 버라이어티 포맷의 예능에도 어울린다.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일부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일부 가수는 예능인 못지않게 망가짐을 불사하며 적극적으로 임하는 경우도 많다.
 K팝 전성시대가 이어지면서 아이돌이 모든 부문의 스타 사관학교처럼 자리를 잡아가는 측면도 있다. 가수로 대성하기 위해 아이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장차 다방면의 방송인으로 활약하기 위한 등용문으로 아이돌을 지망하는 것이다. 기획사에서도 아이돌 트레이닝 과정에서 예능과 배우 역량 등을 함께 계발한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에서 김희철, 신동, 이특, 규현 등이 예능 스타가 됐고 시원은 배우가 됐다. 이승기, 이찬원처럼 처음부터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나 예능인까지 포괄해 멀티엔터테이너 활동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예능계와 드라마계에서 동시에 가수들이 약진하는 것이다. 과거엔 아이돌 출신들이 주요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도 있었다. 이찬원에게도 초기엔 가수가 왜 예능 활동을 많이 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가수들이 워낙 많이 활약하다 보니 그런 지적들이 이제 사라지는 추세다.
 제작사나 방송사 입장에선 가수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K팝 스타들은 국제적인 인지도와 화제성을 자랑한다. 이찬원, 장민호, 박서진 같은 트로트 스타들은 막강한 국내 팬덤을 몰고 다니며 시청률까지 좌우한다. 이런 가요계 스타들이 예능에서 몸을 던져 일해 준다면 방송사 입장에선 감사한 일이다. KBS가 가수에게 대거 상을 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가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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