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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돈이 곧 평화다... 이국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3
2025-01-05 16:54:0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435] 영화 보고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IZW6pA8wC"> <p dmcf-pid="Bu62wdXDwI"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b7PVrJZwIO"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1747kmiv.jpg" data-org-width="600" dmcf-mid="5SBGQukPO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1747kmi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dmcf-pid="KXqpofhLOs" dmcf-ptype="general"> <strong>(*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 </div> <p dmcf-pid="9ZBUg4loOm" dmcf-ptype="general">01.<br>"1997년 국가는 부도가 났다. 사람들은 거리로 내몰렸고, 우리 가족은 멀리 떠났다."</p> <p dmcf-pid="25bua8SgEr" dmcf-ptype="general">영화 <보고타 : 마지막 땅의 기회>(이하 보고타) 속 국희(송중기 분)의 가족은 아버지 근태(김종수 분)를 따라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로 향한다.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 이들에게도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국가부도사태, IMF로 인한 사업 실패의 결과에 불과했다.</p> <p dmcf-pid="VBM8OLtsEw" dmcf-ptype="general">근태는 마치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듯, 자신의 오늘을 과신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곳 보고타가 미국으로 가는 톨게이트일 뿐이며 준비만 되면 바로 뜰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것이 겁 없는 이민자의 실낱같은 희망 혹은 대책 없는 허세라는 것은 그다음 장면을 통해 확인된다. 현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전 재산이 든 가방을 날치기당하는 순간이다.</p> <p dmcf-pid="fbR6IoFODD" dmcf-ptype="general">사실 이 도시가 가진 분위기와 외부인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영화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공항을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광경, 길거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 모습이 시작이다.</p> <p dmcf-pid="4KePCg3IsE" dmcf-ptype="general">웃음기 하나 없는 건조한 아이들의 표정이나 학교도 가지 못하고 생업에 뛰어들어 막무가내로 수금을 전제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소년의 행동도 있다. 전 재산이 든 가방을 훔쳐 도망가는 오토바이를 홀로 뒤쫓다 허망하게 멈춰서고 만 국희의 울부짖음을 멍하니 바라만 보는 모습 역시 그리 다르지 않다. 멀리 떠나온 곳의 정서를 정확히 바라보고자 하지 않은 한 가장이 놓치고만 것들이다.</p> <p dmcf-pid="8zQfmi5rOk" dmcf-ptype="general">그런 상황 속에서도 베트남 전쟁에 함께 다녀온 후임 박 병장 창수(권해효 분)를 찾아가기만 하면 도와줄 것이라 굳게 믿는 아버지의 모습으로부터 국희의 서사는 움트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는, 아직 주어지지 않은 기회에 이미 닿아있다고 믿던 그의 허망한 긍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p> <p dmcf-pid="6qx4sn1mmc" dmcf-ptype="general">이 삭막하고 낯선 도시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지만 국희는 지금 당장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밑바닥의 인생에서 꾸는 꿈이란, 당장의 발돋움이나 뛰어오르는 일로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p> <p dmcf-pid="PBM8OLtsDA" dmcf-ptype="general">02.<br>이 작품의 외면은 보고타라는 도시, 자신의 이야기가 시작된 산 안드레시토 시장에서 성장해 가는 국희 개인의 서사처럼 보인다. 극 서사 대부분이 해당 인물을 관통하며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인물 대부분이 가진 이야기 역시 개별적으로 일으켜 세워지는 경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p> <p dmcf-pid="QNCr7WRurj" dmcf-ptype="general">다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영화 <보고타>는 이민자 세대가 보여주는 집단과 역사의 서사에 가깝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국에서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끝내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잘 완성된 길 앞에서 경쟁하고 견제하며, 종국에는 홀로 살아남아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뒤섞이고 마는 현실의 민낯이다. 극의 중심에 세워진 국희 역시 그 모든 기록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언제까지나 밑바닥에서 허덕일 수 없고 나아가야만 하는 한 인간이다.</p> <p dmcf-pid="xjhmzYe7DN" dmcf-ptype="general">국희가 한인 이민자 그룹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되기까지는 영화 역시 인물의 행동에 당위를 부여하기 위한 흐름을 가져가고자 한다. 박 사장(병장)의 사업, 부산항에서 들어온 물건을 세관에 제대로 신고하면 남는 게 없으니 1kg만 신고하고 나머지는 뒷돈을 챙겨주는 방식으로 밀수하는 일에 가담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일이다.</p> <p dmcf-pid="yDyh95LKma" dmcf-ptype="general">아버지는 무능력하고 어머니(김호정 분)는 무기력한 상황의 낯선 땅에서, 유일하게 믿음을 주는 박 사장의 눈에 들고자 하는 그의 심리를 설명하는 일도 여기에 함께 놓인다. 해당 사업이 불법의 극단에 놓여 있다는 점은 강한 훅(hook)이 된다. 영화상에서 국희는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이유로 그 흔한 마약조차 멀리하는 인물로 설명되고 있으니, 두 지점 사이의 괴리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p> <p dmcf-pid="WwWl21o9mg" dmcf-ptype="general">그가 집단의 서사 속에 던져지게 되는 것은 그 이후, 박 사장과 수영(이희준 분) 사이에 던져지면서부터다. 수영은 원래 박 사장을 도와 밀수 사업을 지휘하던 인물.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흐르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하게 되자 그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고자 한다.</p> <div dmcf-pid="YrYSVtg2mo" dmcf-ptype="general"> 이 변화는 국희로 하여금 자신을 믿고 키워준 박 사장과 밀수 일을 함께하며 친밀한 사이가 된 수영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핵심은 사람에 대한 믿음과 성공에 대한 욕망 사이에 존재하는 '국희의 불안'이다. 비로소 국희는 이민자 집단의 서사 속에 위치하게 된다. 그는 더 이상 한국에서 넘어와 전 재산을 도난당한 뜨내기가 아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G8odykzTD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3242vvmv.jpg" data-org-width="600" dmcf-mid="tG25eBrRE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3242vvm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dmcf-pid="H6gJWEqymn" dmcf-ptype="general"> 03. <br>"불편한 상황을 피할 순 없었지만 돈이 모든 걸 잊게 했다. 돈이 곧 평화였다." </div> <p dmcf-pid="XPaiYDBWsi" dmcf-ptype="general">이민자 집단의 서사라고 한다고 해서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갈등의 경우처럼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 이야기의 속성을 결정하는 것은 산 안드레시토 시장의 이민자들의 사업 자체가 밀수라는 불법적인 행위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다.</p> <p dmcf-pid="Z2JxlNphsJ" dmcf-ptype="general">앞서 이야기했던 박 사장과 수영 사이의 갈등 역시 밀수를 위해서는 현지 세관 인력에게 뒷돈을 주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외부 세력에 기대야 했던 이유가 시작점이 된다. 애초에 이를 거시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쪽은 박 사장이었고, 어느 정도의 경험이 생기자 수영 또한 굳이 그를 통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에 등장하는 현지 상인회의 거물 알레한드로와의 갈등 역시 같은 배경 속에서 작동한다.</p> <p dmcf-pid="5ViMSjUlOd" dmcf-ptype="general">합법적이고 자유로운 경쟁이라고 해서 이민자 사이에 갈등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살아가는 일이 그렇다. 다만 이 경우에는 적어도 하나의 길을 사이에 둔 상잔(相殘)을 벌이지는 않아도 된다. 이들은 극 중 최초의 갈등 이후 마진을 배분하는 과정을 통해 잠깐의 평화를 되찾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돼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크린 위에서 어른거린다.</p> <p dmcf-pid="1fnRvAuSre" dmcf-ptype="general">극 중 표현을 따르자면 6구역,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그동안 평화롭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 하나의 방법과 권력이었던 셈인데 이 구조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벌어지는 여러 차례의 난장은 어쩌면 필연적인 수순인지도 모른다.</p> <p dmcf-pid="tfnRvAuSDR" dmcf-ptype="general">겨울용 패딩 사업권을 둔 두 집단의 갈등이 봉합되고 난 뒤에 국희의 입을 통해 흥미로운 대사 하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불편한 상황을 피할 순 없었지만, 돈이 모든 걸 잊게 했다'는, 돈이 곧 평화였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아직 남아있는 갈등의 불씨를 당장의 돈이 해결했다는 의미다.</p> <p dmcf-pid="F4LeTc7vwM" dmcf-ptype="general">영화의 첫 장면이 떠오른다. 근태의 가족이 보고타로 오게 된 계기 IMF다. 지금 이들의 모습은 IMF가 터지기 전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인다. 그렇게 돈이 사라지고 나면(밀수의 루트가 사라지고 나면), 영화가 어떤 결말을 향해 나아가게 될지는 이 지점에서도 다시 한번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p> <p dmcf-pid="38odykzTIx" dmcf-ptype="general">외부에 기댄 방법과 내부의 권력 구조, 마지막 땅의 기회를 지지하고 있던 두 축의 붕괴다.</p> <p dmcf-pid="0mGvfFaVwQ" dmcf-ptype="general">04.<br>"넌 우리가 여기서 살아온 게 쉬워 보이냐?"</p> <p dmcf-pid="psHT43NfmP" dmcf-ptype="general">이후 영화는 두 가지 사건을 던진다. 한인 상인들의 선전으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알레한드로가 세관의 밀수 루트를 장악하며 일어나는 사건이 하나, 2008년 보고타 시가 발의한 밀수 방지법이 또 다른 하나다.</p> <p dmcf-pid="UOXy80j4s6" dmcf-ptype="general">결과적으로 두 사건은 한인 상인 집단이 오래 매달려 있던 밀수가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웃돈을 얹어 더 많은 뒷돈을 챙겨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던 이들로서는 쉽게 타개하기 어려운 문제다. 심지어 이들은 밀수 방지법이 발의되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법에 기대어 살아온 과거를 당연한 일로 미화하는 모습마저 보인다.</p> <p dmcf-pid="uETCKZnbD8" dmcf-ptype="general">유일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던 국희만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번번이 상인회의 반대에 부딪힌다. 무리의 중심에는 수영이 있다. 과거를 청산하고 적법한 방식의 내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국희의 의지 앞에 그는 자신들이 살아온 방식이 부정당했다고 여긴다.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쇼핑몰 사업을 또한 빼앗겼다고 생각한다.</p> <div dmcf-pid="7Dyh95LKI4" dmcf-ptype="general"> 하지만 수영이 박 사장 밑에서 일을 하던 때의 모습까지 떠올려보면 일관된 태도 하나를 꺼내볼 수 있게 된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코 나서는 법이 없으면서 기회를 붙잡기 위해 협잡만 부리는 모양새다. 성장을 도모하지 못하는 평면적인 인물이 이렇게 드러나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도 오랜만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국희가 보여주는 치밀함은 마치 과거 박 사장의 그것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이제 새롭게 놓일 하나의 길 위에서 균열은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을 테니까.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wWl21o9D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4565ubwc.jpg" data-org-width="600" dmcf-mid="zwAoXm9Hr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05/ohmynews/20250105165404565ubwc.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mGvfFaVEV" dmcf-ptype="general"> 05. <br>"이역만리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동포들끼리 이게 뭐 하는 짓이야." </div> <p dmcf-pid="BsHT43Nfm2" dmcf-ptype="general">영화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라 쿠카라차, 바퀴벌레라고 한다. 박 사장이 처음 보고타에 왔을 때 현지인들이 그를 부르던 조롱 섞인 별명과도 같다. 그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멸시를 받으면서도 6구역을 향해 나아갔고 결국 성취했다.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순수한 열망과 일념이 남긴 성과인지도 모른다. 그의 마지막 모습에 욕망이나 복수와 같은 불순한 감정이 비치는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른다.</p> <p dmcf-pid="bOXy80j4m9" dmcf-ptype="general">중요한 것은 그렇게 살아남는 대상은 단일 개체가 아닌 종(種)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박 사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리를 국희가 대신하며 종(種)의 불멸을 이어갈 뿐이다. 영화는 그 이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이 조금도 없지만, 끝자락에 남는 국희의 모습 또한 그 정도만 다를 뿐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새로운 시대는 또 다른 개체를 낳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국희 역시 종(種)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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