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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종로에서 광화문 오가는 남녀가 특별한 이유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21
2024-12-29 17:27: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434] 영화 미망></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VecF0WRurc"> <p dmcf-pid="fpfrsa0CmA"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4om7q5LKI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4300pcqe.jpg" data-org-width="600" dmcf-mid="76HQMKsds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4300pcq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망>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영화사 진진</td> </tr> </tbody> </table> <div dmcf-pid="8gszB1o9rN" dmcf-ptype="general"> <strong>(*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 </div> <p dmcf-pid="6aOqbtg2sa" dmcf-ptype="general">01.<br>김태양 감독의 영화 <서울극장>(2022)을 봤던 기억이 있다. 곧 폐관을 앞둔 서울극장과 종로와 광화문 광장 사이를 잇는 골목 사이에서 일어나는 한여름 밤의 로맨스. 이름 없는 남자와 여자의 달콤씁쓸한 이야기처럼 여겨졌다. 지금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때의 감상이다. 심지어 이 작품 이전에 <달팽이>(2020)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러니 이 기억은 전체가 아닌 하나의 조각에 대한 단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의 지금의 모습이 되어 정식 개봉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는 것은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다.</p> <p dmcf-pid="PMj1FTxpIg" dmcf-ptype="general">영화 <미망>은 김태양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 세 편을 하나의 이야기로 이은 작품이다. 정확히는 두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이다. 앞서 언급했던 두 단편 <달팽이>와 <서울극장>, 그리고 또 다른 중편 <소우>(小雨, 작은 비라는 뜻)다. 세 작품은 순서대로 막(Act)의 형태로 구성된다. 감독에 따르면, 첫 작품 <달팽이>의 첫 회차에 전체 이야기에 대해 감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서울극장>과 <소우>의 촬영이 늦춰졌다. 실제로 <달팽이>는 2020년에, <서울극장>과 <소우>는 2022년에 연출되었다.</p> <p dmcf-pid="QRAt3yMUso" dmcf-ptype="general">02.<br>세 편의 이야기는 하나의 장편으로 옮겨오면서 이름이 바뀐다. 장편의 제목인 '미망'을 따라 새 옷을 입게 된 셈이다. 이들 모두의 이름 역시 '미망'으로 같은 모습을 한다. 의미는 다르다. 각각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迷妄),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다(未忘), 멀리 넓게 바라보다(彌望)는 뜻을 갖는다. 시작은 2막에서 극장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선택되는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이다. '미망'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옮겨왔으며, 우연하게도 세 작품이 가진 의미와 하나씩 들어맞았다.</p> <p dmcf-pid="xecF0WRuIL" dmcf-ptype="general">구조적으로 이 영화는 1막과 2막이 서로 마주 보고 있고, 3막은 별도로 완성된 또 하나의 이야기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1막과 2막은 종로와 광화문 광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양쪽을 오가는 식의 구조로 되어 있다. 1막에서 마주하게 되는 남자와 여자가 광화문에서 종로 방향으로, 2막에서 함께 걷는 여자와 팀장이 다시 종로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는 식이다. (1막에서 여자와 헤어진 남자가 자신의 애인을 만나 버스를 타고 다시 광화문 쪽으로 향하기는 한다.) 하지만 3막은,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기는 하나 인천에 위치한 사찰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p> <div dmcf-pid="yYUoaxWAmn" dmcf-ptype="general"> 1막에서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만나고, 2막에서는 여자와 팀장이 함께 청계천 길을 걷고, 마지막 3막에서는 재회한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들의 후배가 동행하며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이 작품에서 특별한 사건을 찾기는 어렵다. 마치 물이 흘러가듯이, 인물이 걸음을 내딛는 대로 나아가는 듯한 이야기가 서로 흩어지지 않고 응집할 수 있는 이유. 일상의 언어를 바탕으로 마치 한 편의 에세이 같은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홍상수 감독처럼. 장르적 유사성을 이유로 두 감독은 벌써 함께 언급되고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WGugNMYcO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5664jvqp.jpg" data-org-width="600" dmcf-mid="9ES2fUc6w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5664jvqp.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망>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영화사 진진</td> </tr> </tbody> </table> <div dmcf-pid="YH7ajRGkrJ" dmcf-ptype="general"> 03. <br>이 작품에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도시의 현실성, 관계성, 그리고 의도성이다. 먼저, 영화 <미망>은 도시의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그의 서사는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물성을 담아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문제는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흔적을 포착해 내고, 존재하는 것으로부터는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div> <p dmcf-pid="Gl1eJfhLrd" dmcf-ptype="general">이 작품의 모든 인물은 불완전한 관계를 형성한다. 다시, 1막의 남자와 여자는 과거 헤어진 연인 사이로 존재하고, 2막의 여자와 팀장에게는 일방적인 호감이 놓인다. 3막에서는 두 사람이 현재 연인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이제 온전한 관계를 맺게 된 팀장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1막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연인(정수지 분)과 3막에 등장하는 후배(백승진 분)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의 관계는 지금 도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처럼도 보인다. 물론 이야기 바깥에서는 이들에게도 온전한 관계가 분명히 주어질 것이지만, 적어도 프레임 속에 존재하는 모든 인물은 그런 것처럼 보인다.</p> <div dmcf-pid="HStdi4lome" dmcf-ptype="general"> 등장하는 인물 모두에게 이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감독 스스로는 각각의 인물에 이름이 생기고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연결되면서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지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이름이 다른 누군가로부터 불릴 때 의미가 생긴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명(不名)의 존재들은 이 영화가 말하는 타자에 대한 관계성을 상징하는 듯한 부분도 있다. 현재 도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표상(表象)이다. 다시, 이 영화 속 모든 인물은 (적어도 지금 관객이 바라보고 있는 프레임 안에서만큼은) 실제로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XU4mONphs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6937slys.jpg" data-org-width="600" dmcf-mid="2JgX5l6FD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ohmynews/20241229172706937sly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망>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영화사 진진</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u8sIjUlwM" dmcf-ptype="general"> 04. <br>마지막으로 의도성이다. 이 영화는 마치 우연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타이트한 수준의 의도에 의해 연출되고 있다. 서로 마주하고 있다고 했던 1막과 2막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영화 전체는 유사한 장면에서 약간의 변주로 서로 다른 의미를 완성하거나, 처음의 의미를 다음의 장면으로 이양하는 등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각각의 장면에 감춰진 의미를 찾아가며 작품을 대하더라도 수십 번은 그냥 한자리에 앉아 다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서로 흩어지지 않고 응집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영화에 우연은 어느 곳에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 같다. 감독의 '의도에 의해'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div> <p dmcf-pid="576OCAuSmx" dmcf-ptype="general">지금 언급한 특징들은 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세 편의 중단편 각각에 대입해 봐도 그 의미를 상실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은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지점 또한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내게는 이 특징들이 그를 누군가를 닮은 감독이 아닌 자신만의 오롯한 길을 걷는 감독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어떤 한 장면을 포착하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장면을 놓치게 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하나의 프레임 속에 여러 의미가 담겨 있을 경우, 여러 번의 관람이 필요시 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p> <p dmcf-pid="1RAt3yMUmQ" dmcf-ptype="general">이 영화 <미망>도 그런 작품인 것 같다. 이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 다시 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게 아닐까. 아직 만나지 못한 관객들에게도, 남은 연말의 시간 동안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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