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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하얼빈' 감독 의도 이해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이유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7
2024-12-26 15:42:1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433] 영화 하얼빈></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1TXUXiBm2"> <p dmcf-pid="7f79x9OJO9"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aRLELtsE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1773ekno.jpg" data-org-width="600" dmcf-mid="0c58J8Sgr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1773ekn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하얼빈>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CJ ENM</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NeoDoFOOb" dmcf-ptype="general"> <strong>*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 </div> <p dmcf-pid="Bjdgwg3IrB" dmcf-ptype="general">01.<br>"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오. 아직 할 일이 남았기 때문에 온 것이오."</p> <p dmcf-pid="bf79x9OJIq" dmcf-ptype="general">동일한 대상이나 소재를 영화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작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다. 해당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경우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활용돼 온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p> <p dmcf-pid="K4z2M2Iirz"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몇 가지 우회로를 찾게 된다. 같은 인물을 활용하되 이전에 다룬 적이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거나, 극의 시점에 변화를 준다거나, 혹은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가져가는 등의 방식이다.</p> <p dmcf-pid="98qVRVCnO7" dmcf-ptype="general">영화 <하얼빈>의 중심인물인 안중근 의사 역시 여러 매체를 통해 이야기화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동명의 뮤지컬을 바탕으로 윤제균 감독이 연출했던 <영웅>(2022)이 있었다. 단지동맹이 맺어졌던 시점부터 하얼빈 의거,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p> <p dmcf-pid="2d4MgMYcsu" dmcf-ptype="general">형식이나 분위기는 다르다. 정성화 배우가 연기했던 <영웅> 속 안중근 의사는 조금 더 의연하고 뜨거운 느낌이다. 작품 전체적으로도 뮤지컬이 기반이 되며 파고(波高)가 상대적으로 급격한 편이다.</p> <p dmcf-pid="VJ8RaRGkDU" dmcf-ptype="general">우민호 감독이 이 영화의 첫 시작으로 어둡고 침잠하는 분위기 속에 모인 대한의군의 모습을 선택한 이유는 그래서인 것 같다.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장르적인 측면 모두에서 지금까지 선택돼 온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지점에 대해 감독 본인은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싶었다고도 말하고 있고, 외부에서는 첩보물 혹은 스파이 장르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p> <p dmcf-pid="foxici5rOp" dmcf-ptype="general">02.<br>한 장면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얼어붙은 두만강 위를 홀로 건너는 안중근 의사(현빈 분)의 모습이 담긴 신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ARRI ALEXA 65' 카메라는 기존 촬영 장비에 비해 높은 해상도와 넓은 화각, 정밀한 포착 능력으로 웅장하고도 처절한 시대상을 그려내는 데 큰 도움이 되됐다. 감독은 이를 통해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와 고뇌, 쓸쓸함과 같은 내면 깊숙한 곳의 지점을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시종일관 담아내고자 한다.</p> <p dmcf-pid="4gMnkn1mE0" dmcf-ptype="general">만국공법을 지켜야 한다는 까닭으로 전쟁 포로였던 일본군 소좌 모리 다쓰오(박훈 분)를 풀어주며 내분의 씨앗을 낳는 첫 전투신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그림을 완성해 내고자 한다. 조총과 소총, 대포와 같은 폭약의 전투가 아닌 진흙탕 속에서 벌어지는 원시적이고도 참혹한 육탄전이다.</p> <div dmcf-pid="8aRLELtss3" dmcf-ptype="general"> 조금도 영웅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 이어질 인물의 이야기가 단지 숭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이와 같은 몇 개의 신이 지나는 동안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명백히 톤(tone)이다. 안중근이 자신의 결백과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까지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6OArvrKGw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3034ejil.jpg" data-org-width="600" dmcf-mid="pDWKQKsdE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3034eji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하얼빈>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CJ ENM</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IcmTm9Hrt" dmcf-ptype="general"> 03. <br>"얼마나 더 죽어야 독립이 되겠는가?" </div> <p dmcf-pid="QCksys2XE1" dmcf-ptype="general">영화 전체를 돌이켜보면, 이 작품은 안중근 한 사람의 일기를 따르고 있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다. 해당 인물을 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의 이야기에만 몰두되는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하는 듯하다.</p> <p dmcf-pid="xraEhEqym5" dmcf-ptype="general">무엇보다 영화 <하얼빈>은 대한의군이자 동료인 인물은 물론, 반대쪽에 놓인 이토 히로부미 등의 서사를 모두 포용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는 실제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까지 여럿 만들어내 그 이야기를 펼쳐낸다. 타이틀이 '안중근'이나 '영웅', '도마'가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 중 모든 인물은 1909년 10월 16일의 하얼빈역에서 일어날 거사를 향해 나아간다.</p> <p dmcf-pid="yb3z4zDxmZ" dmcf-ptype="general">여기에는 하나의 근거가 더 있다. 거사 5일 전, 전후에 놓인 두 개의 장면이다. 이전의 장면에서는 김상현(조우진 분)과 우덕순(박정민 분)이 내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장면에서 영화는 누구인지 확정하지는 않지만, 둘 중 하나가 밀정임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p> <p dmcf-pid="WK0q8qwMOX" dmcf-ptype="general">또 하나, 이후의 장면에서는 중근이 공 부인(전여빈 분)과 함께 청나라 마적 떼의 두목이 된 박점출(정우성 분)을 찾아간다. 이 장면들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각각 나라와 동료를 배신한 간자(間者)와 독립운동의 후유증으로 망가진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 해당한다. 이 영화는 분명히 한 인물에 대한 서사가 아니다.</p> <p dmcf-pid="Y1TXUXiBIH" dmcf-ptype="general">문제는 영화가 담아내고자 하는 여러 인물의 서사 모두가 개개인의 오롯한 서사로 연결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앞선 두 서사만 보더라도 개인의 서사라기보단 집단 혹은 단체(간자 전체, 독립운동으로부터 이탈한 이들 모두)의 서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p> <p dmcf-pid="GtyZuZnbsG" dmcf-ptype="general">어떤 누구도 극 중 인물의 개인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인물 각자가 갖는 설득력과 힘 자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화 <하얼빈>이 인물을 그려내는 일에, 또 그 인물이 극을 추동시킬 에너지를 완성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다.</p> <p dmcf-pid="HFW575LKDY" dmcf-ptype="general">04.<br>"너무나 많은 동지들을 잃었습니다. 더 많은 동지를 잃게 될까 두렵습니다."</p> <p dmcf-pid="XpHFBFaVIW" dmcf-ptype="general">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민호 감독은 안중근 의사를 한 인간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말한다. 동지를 잃는 것, 기억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슬픔과 절망의 감정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경험하는 인물로서 말이다. 그동안의 작품이나 다른 이야기에서는 분명히 감춰져 왔던 면모다.</p> <p dmcf-pid="ZUX3b3Nfmy" dmcf-ptype="general">그의 의지는 중근의 첫 번째, 두 번째 대사로부터 알 수 있다. 그는 첫 대사를 통해 '동료들이 잘 도착했냐'고 묻고, 두 번째 대사로는 '살아서 만나 좋다'는 말을 한다. 누군가를 잃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달리 표현된 말이다.</p> <p dmcf-pid="5uZ0K0j4DT" dmcf-ptype="general">하나가 더 있다. 영화 속 간자를 그려낸 이유 역시 인간적인 면모, 어떤 나약함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견딜 수 없는 잔혹한 폭력 앞에서 생존에 대한 욕망을 뿌리치지 못한 인물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실제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의 인물을 창조해 냈고, 여기에 픽션을 덧씌웠다. 실제 역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과정에 밀정이 개입된 사실은 없다. 극 중 채가구역 신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다.</p> <p dmcf-pid="1raEhEqyEv" dmcf-ptype="general">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두 가지 시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화의 톤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 용도와 갈등의 서사를 비롯한 스파이 장르의 형식적 태를 완성하는 일 외에는 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p> <p dmcf-pid="tmNDlDBWsS" dmcf-ptype="general">오히려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역사적 사실을 바꾸면서까지 이야기를 각색하는 두 시도는 서로 상충하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결국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장면에서 인물이 보여줘야 할 담대하고 뜨거운 마음은 관객의 일반적인 상식과 이해에 기대고 있으면서, 사건에 대한 사실 자체는 수정해 버렸으니 말이다.</p> <div dmcf-pid="FsjwSwbYDl" dmcf-ptype="general"> 역사적 사실에 각색과 창작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보완을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 이 사이의 간극은 오해와 왜곡을 일으킬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3SwCGC41m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4541voco.jpg" data-org-width="600" dmcf-mid="UCMnkn1mI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6/ohmynews/20241226154214541voc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하얼빈>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CJ ENM</td> </tr> </tbody> </table> <div dmcf-pid="0vrhHh8tDC" dmcf-ptype="general"> 05. <br>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를 오락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이에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가진 두 가지 측면,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그리는 방식과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개입한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div> <p dmcf-pid="pM2PnPTNsI" dmcf-ptype="general">이 작품은 장르적으로나 이미지적으로나 하나의 오락영화로 접근할 때 더 큰 강점을 갖는다. 오히려 영화의 오프닝에 이 작품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각색이 포함돼 있음을 알리는 문구가 명시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어떤 문제도 없이, 누구나가 함께 편한 마음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됐을 것이다.</p> <p dmcf-pid="URVQLQyjDO" dmcf-ptype="general">역사 속의 모든 걸음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위인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이유는 단지 그만이 위대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를 조명하는 이야기 위에서 주변의 서사까지 조심히 다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p> <p dmcf-pid="uefxoxWAIs" dmcf-ptype="general">다시 한번, 이 영화 <하얼빈>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만 분명한 오락영화로서다.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던 극장가를 깨울 수 있는 힘은 어느 작품이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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