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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엄마따라 왔다가 사라진 아이, 그 우발적 여정의 의미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4-12-17 17:42:0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알레고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H3vxWfvam4"> <p dmcf-pid="XXOfhBOJDf" dmcf-ptype="general">[김상목 기자]</p> <p dmcf-pid="ZZI4lbIisV" dmcf-ptype="general">요즘 극장가가 아직 본격적인 겨울 한파는 오지도 않았건만 꽁꽁 얼어붙었다며 울상이다. 워낙 바깥세상 현실이 영화나 드라마의 상상을 압도하는 상황이라 뉴스 보는 게 더 박진감 넘치니 어쩔 도리가 없다. 난국을 타개하고자 다양한 시도가 극장에서 벌어지는 건 눈썰미 예리한 이들이라면 쉽게 포착 가능한 일이다.</p> <p dmcf-pid="5qXn1MXDD2" dmcf-ptype="general">1시간 이상 분량의 장편영화 전유물이라 여겼던 극장 개봉이 다양한 틈새로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단편 독립영화가 장편 분량으로 옴니버스 구성해 개봉하는 사례는 간간이 목격할 수 있었지만, 영화표 가격을 탄력 적용하며 (대신에 상영 전 광고 수입과 식음료 판매 등에 주력하는) 단편 독자 개봉이나 요즘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홍보비도 저렴하게 드는) 재개봉 유행이 그런 예시다.</p> <p dmcf-pid="1BZLtRZww9" dmcf-ptype="general">여기에 기존에는 영화제를 통해 극히 제한된 경로로만 관객과 만날 수 있었던 예술영화 중단편 개봉도 시도되려 한다. 알리체 로르바케르와 레오스 카락스, 두 거장의 최신작을 영화제에서 놓친 이들에겐 반갑기 그지없고, 독립예술영화 극장의 난국을 타개할 도전으로서도 주목할 만한 실험이다. 첫 번째 주자로 내세운 라인이라면 응당 최정예 진용일 테니 어떤 작품들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p> <div dmcf-pid="tb5oFe5rIK" dmcf-ptype="general"> <strong><알레고리>, 알리체 로르바케르가 선보이는 도시 우화 속으로</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FMBm9cBWE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09304bkhg.jpg" data-org-width="600" dmcf-mid="yu0m9cBWr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09304bkhg.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알레고리, 잇츠 낫 미>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엠엔엠인터내셔널㈜</td> </tr> </tbody> </table> <div dmcf-pid="3Rbs2kbYOB" dmcf-ptype="general"> 파리 길거리를 젊은 엄마가 7살 아이와 함께 걷는다. 엄마는 급한 용무가 있지만, 아이를 맡길 방도가 없어 함께 이동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들 감기몸살 때문에 병원을 다녀오느라 촉박한 일정에 엄마는 신경이 곤두서 있다. 속이 타는 심정을 알지 못하는 아이는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장난감 망원경으로 바깥나들이에 신경이 팔렸다. 그럴수록 엄마의 예민함은 곤두선다. </div> <p dmcf-pid="0tlPT2losq" dmcf-ptype="general">대륙횡단 급 고난 끝에 모자는 예정된 장소에 도착하지만, 이미 원래 맞춰야 할 시간을 넘겼다. 극장 안에는 무용복을 입은 여성과 공연 스태프들로 가득하다. 마음이 급해 사람들 틈을 밀치며 힘겹게 당도한 무대이지만, 책임자는 오디션에 늦었다며 이미 마감됐음을 통지한다.</p> <p dmcf-pid="pFSQyVSgrz" dmcf-ptype="general">어렵게 얻은 기회를 포기할 수 없는 그녀는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통사정한 끝에 연출자와 대면하게 된다. 정작 연출자는 선문답하듯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제시하고, 무용 오디션에 참가하러 왔던 그녀는 뾰족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p> <p dmcf-pid="U3vxWfvam7" dmcf-ptype="general">모든 게 어그러질 위기의 순간, 아이가 콜록거리며 기침을 터뜨린다. 스태프들은 감기가 옮길까 기겁하지만, 연출자는 아이가 따라온 걸 보고 흥미가 동했는지 아이를 불러 귓속말을 건넨다. 무엇인가를 전해 들은 아이는 엄마가 오디션에 몰두하는 사이에 지루해진 것인지 극장 밖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 우발적 산책은 어느 틈에 장대한 도시탐험 여정으로 전환된다.</p> <p dmcf-pid="upyRG8yjDu" dmcf-ptype="general"><행복한 라짜로>와 <키메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알리체 로르바케르는 이제 21세기 이탈리아 영화를 상징하는 이름이 됐다. 감독의 작품세계를 떠올릴 때 흔히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경향의 현대적 계승을 첫손에 꼽을 테다. 장편들은 유서 깊은 (에트루리아 일대) 농촌을 배경으로 대지에 뿌리를 내린 것 같은 인물 중심 접근법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필요하면 과감히 '마술적 리얼리즘' 활용을 꺼리지 않는 면모가 상대적인 독창성을 부여한다. 그냥 흘러가는 내용 천천히 곱씹다 보면 역사와 정치, 사회, 문화까지 다채로운 뒷맛이 일품이다.</p> <p dmcf-pid="7UWeH6WArU" dmcf-ptype="general">상대적으로 단편은 다양한 도전이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광고영상, 드라마 등 형식은 다양하되 주제의식은 유지된다. 신작 <알레고리> 역시 그런 중력 아래 있다. 공동연출로 이름을 올린 제이알(JR)이 감독의 작품세계와 어떻게 융합될지 궁금할 테다. 전방위 미디어 예술가 제이알은 아녜스 바르다와 작업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서 놀라운 시각적 도전에 성공한 바 있다. 알리체 로르바케르와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이미 공동 연출한 바 있지만, 극영화는 처음 도전이다. 물론 제이알의 장기이자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속에서 그가 담당한 이미지가 본 작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다.</p> <p dmcf-pid="zuYdXPYcIp" dmcf-ptype="general"><알레고리>는 기본적으로 '도시의 우화'다. 레오스 카락스가 연기한 무대 연출자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당대 아테네 중우정치 혼란을 통탄하며 진리란 무엇인가 고뇌하던 문제의식은 21세기에도 유효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동굴에 감금된 채 안벽만 봐온지라 바깥에 세계가 펼쳐져 있음을 믿지 못한다. 누군가 탈출한 뒤 동료들을 구하고자 돌아와 설득해도 오히려 불신하기 일쑤다. 대체 어찌해야 할까?</p> <p dmcf-pid="qBZLtRZwI0" dmcf-ptype="general">영화 속 7살 아이가 동굴 탈출자 역할을 맡는다. 아이는 곳곳을 탐험하며 도시의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자 하지만 거듭 실패한다. <매트릭스> 시스템 내 버그를 통해 침투와 탈출을 반복하는 전화 부스, 이를 진압하는 요원들의 철벽 방어 형세다. 아무리 자신을 보라고 호소해도 거리의 사람들은 스마트폰, 아이패드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무도 돌아볼 생각이 없다. 살짝 드러난 틈새는 금방 가려진다. 아이는 좌절에 빠진다.</p> <p dmcf-pid="Bb5oFe5rw3" dmcf-ptype="general">여기에서 철학 주제를 넘어 세계의 혼란과 사회적 해결 숙제 외면을 돌파하려는 도전이 시각효과에 의지해 펼쳐지기 시작한다. 텍스트로 아무리 설명해 봐야 의미가 없다. 직접 두 눈으로 극장에서 확인해야만 도달 가능한 경지다. 동굴이 사람들 눈을 가리기 위해 조성한 어둠과 이를 물리치는 빛, 수난을 거쳐야 통과할 세계의 진실과 승리를 향한 환희가 온전히 이미지를 통해 구현된다.</p> <p dmcf-pid="bK1g3d1mrF" dmcf-ptype="general">극장 오디션 현장에서 동굴의 비유 인용과 함께 그림자로 은유하던 실험은 결정적 분기점을 경유하며 대도시의 그저 매끈한 인공적 건조함을 혁파하고, 다채로운 삶이 어떻게 거리에서 조응하는지 웅변하듯 질주한다.</p> <div dmcf-pid="KEdZnydzIt" dmcf-ptype="general"> <strong><잇츠 낫 미>, 고다르의 길을 잇는 카락스의 모험</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9DJ5LWJqr1"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10617jgdy.jpg" data-org-width="1280" dmcf-mid="WFJUc1NfI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10617jgd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알레고리, 잇츠 낫 미>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엠엔엠인터내셔널㈜</td> </tr> </tbody> </table> <div dmcf-pid="2wi1oYiBI5" dmcf-ptype="general"> 영화가 시작된다. 감독 본인이 침대에 애견과 함께 누운 채로 맞이한다. 어디까지 연기이고 어느 부분이 실제 단면인지 얼핏 분간하기 쉽지 않다. 감독은 생애를 회고하며 조각모음을 이어간다. 오랜 팬이라면 어느 정도 알던 내용이라도 본인이 직접 서술하는 성장기는 흥미를 자극한다. 다만 진실과 연출의 구분은 모호하다. </div> <p dmcf-pid="Vso3NXo9mZ" dmcf-ptype="general">자전적 기억의 재구성은 '나는 누구인가?' 묻고 답하기로 계속된다. 어릴 적 이야기는 서서히 공적 연대기로 전환된다. 거장의 전기영화와는 동떨어져 있다. 대신에 감독은 실제 절친한 관계였던 고다르의 길을 뒤따른다. 21세기 고다르 영화를 접할 때 기분을 <잇츠 낫 미>에서도 느낄 수 있다. 사적 경험과 잊힌 역사를 환기하는 통찰이 교차하며 이미지의 용광로로 끌어당긴다. 가정사가 순식간에 격동의 20세기 역사로 확장되는 흐름이다.</p> <p dmcf-pid="fOg0jZg2OX" dmcf-ptype="general">그 통찰이 진단한 20세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는 눈부신 혁신과 함께 역설적으로 죄악과 망각이 면죄부를 얻기 쉬운 세태 풍자로 그려진다. 정치 선동, 폭격과 전쟁의 광기가 펼쳐지지만, 익숙한 역사 다큐멘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치 전당대회가 화면에 등장한다. 그런데 뉘른베르크도 베를린도 아니라 뉴욕이다. 10만 당원을 보유했던 미국 나치당 행사다. 파시즘에 항의하던 청년은 나치당원의 비웃음 속에 경찰에게 질질 끌려나간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자임하는 미국의 치부다.</p> <p dmcf-pid="4IapA5aVwH" dmcf-ptype="general">극우 파시즘의 광기와 독재의 위협은 현존하는 권위주의 독재자, 전쟁이 낳은 온갖 '괴물'의 얼굴들로 형상화한다. 시리아의 아사드, 시진핑과 김정은, 네타냐후, 트럼프 같은 익숙한 얼굴 속에 로만 폴란스키가 포함되고, 푸틴이 정점을 차지한다. 이민선 위의 가난한 이주자들이 자유의 여신상을 응시한다. 화면은 곧 지중해로 향하고 시리아 난민 아이 익사체에 겹쳐진다. 고다르가 20세기 전쟁에서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접속하던 작업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p> <p dmcf-pid="8tlPT2loOG" dmcf-ptype="general">정치적 상황에 대한 시선이 구현된 다음에는 영화예술이 시대와 어떻게 조응해 왔는지 탐구생활 시간이다. 수많은 아카이브 자료, 특히 그의 작품에서 흔히 발견되던 영화 역사의 고전 발췌 활용이 유독 돋보이는 구간이다. 영화 애호가라면 자신의 눈썰미를 시험해볼 기회다.</p> <p dmcf-pid="6FSQyVSgrY" dmcf-ptype="general">전쟁의 폐허는 <독일 영년>, 이주자 물결은 <이민선> 속 풍경이 활용된다. 역사 재현에서 영화 역사와 이미지의 모험으로 중심축이 이동한다. <열차의 도착>과 <달세계 여행>부터 기술적 도전과 형식 질문이 거듭된다. 마치 고다르의 <영화사(들)>처럼. 하지만 감독은 굳이 고고학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의 영화적 출발과 초점 풀이에 집중한다. 자신을 신비화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선언적으로 단언하고도 생각해보니 안 그런 적도 있다며 고백한다.</p> <p dmcf-pid="P3vxWfvawW" dmcf-ptype="general">끝나지 않을 문답을 계속하던 감독은 40년 경력을 돌아보며 다시 트랙에 선다. <나쁜 피>에서 거리를 질주하던 명장면은 <아네트>의 꼬마 인형의 재현으로 부활한다. 특수효과를 위한 스태프의 노력이 어둠 속에서 인형에 운동성을 부여하는 이미지의 모험이 화면을 채운다.</p> <div dmcf-pid="Q9ta0Jtswy" dmcf-ptype="general"> 전혀 다른 의도로 제작된 두 거장의 단편이 배급사의 창안으로 재해석되고 확장하는 과정이 한국적 상황으로 펼쳐지는 건 실로 흥미로운 대목이다. 거기에 상이한 출발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속한 세계를 '영화' 예술의 힘과 가능성으로 해석하려는 도전이 기묘하게 만나는 찰나가 반갑다. 세상과 공명하며 동시대를 풀이하는 성취는 왜 태생적으로 그들이 독재와 가까워질 수 없는지, 그리고 이제는 낡았다고 치부되는 대중예술의 가능성은 여전히 무한함을 입증하는 흥미로움을 분출하는 중이다. 극장에서 목격해야 할 도전이 추가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x2FNpiFOI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12114nvtd.jpg" data-org-width="600" dmcf-mid="G7ZLtRZwE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7/ohmynews/20241217174212114nvt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알레고리, 잇츠 낫 미>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엠엔엠인터내셔널㈜</td> </tr> </tbody> </table> <div dmcf-pid="yOg0jZg2Ov" dmcf-ptype="general"> <strong>[작품정보]</strong> </div> <p dmcf-pid="WMBm9cBWIS" dmcf-ptype="general">알레고리, 잇츠 낫 미<br>An Urban Allegory / It's not me<br>2024|이탈리아, 프랑스|판타지, 드라마 / 바이오그래피, 드라마<br>2024.12.18. 개봉|62분|15세 관람가<br>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 JR(알레고리) / 레오스 카락스(잇츠 낫 미)<br>출연 레오스 카락스, 나임 엘 칼다위, 리나 쿠드리(알레고리) /<br>레오스 카락스, 드니 라방, 나스탸 골루베바 카락스(잇츠 낫 미)<br>수입/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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