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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수어통역사 나오는데 수어 조롱, MBC만의 문제 아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12-16 20:30: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주장] 우리가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 목소리 낸 이유</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KqM0eqsdEz">
          <p dmcf-pid="9beUJbIiE7" dmcf-ptype="general">[양해인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2KduiKCnr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3684gmkq.jpg" data-org-width="1547" dmcf-mid="zmAQgfvaw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3684gmk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MBC &lt;지금 거신 전화는&gt; 방송 화면 갈무리</td>
            </tr>
            <tr>
             <td align="left">ⓒ MBC</td>
            </tr>
           </tbody>
          </table>
          <div dmcf-pid="VfLBgfvamU" dmcf-ptype="general">
           한국에서는 농인과 수어를 다룰 때 순수함의 탈을 쓴 무지 가득한 영화와 드라마만 양산된다. 수어를 다루는 드라마 &lt;지금 거신 전화는&gt;이 나온다기에 '또' 그런 드라마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 드라마는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div>
          <p dmcf-pid="f4oba4TNEp" dmcf-ptype="general">트위터에 올라온 클립 영상을 직접 확인해봤다.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드라마에서는 수어통역사가 '산사태' 수어를 하던 중 화면에 렉이 걸려 '산' 수어가 반복적으로 송출되는 장면을 연출했다.</p>
          <p dmcf-pid="48gKN8yjr0" dmcf-ptype="general">극중 제작진은 해당 수어를 보고 "야, 지금 저기서 멈추면 어떡하냐? 욕도 아니고"라고 하더니 '산' 수어를 마치 가운뎃손가락을 든 손가락 욕으로 여기며 당황해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작 중 아나운서 역은 '산' 수어도 아닌, 대놓고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인 채 비웃으며 "이거 산이죠? 뫼 산? (...) 제대로 먹여줬네요? 엿. 아니, 뫼 산"이라고 조롱한다.</p>
          <p dmcf-pid="8OZE1O8tD3" dmcf-ptype="general">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산' 수어를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이는 수형으로 보여준 바 있다. 실제 '산' 수어는 검지는 반쯤 펴야 하며 엄지도 반쯤 혹은 완전히 편 수형으로 사용하지만, 해당 장면이 청인(소리를 들을 수 있는 비장애인)들에게는 너무 인상 깊었나 보다. 재미를 위한 밈으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손가락 욕을 의도했으면서 마치 자신은 수어로 '산'을 하고 싶었던 것마냥 유희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p>
          <p dmcf-pid="6I5DtI6FOF" dmcf-ptype="general">그렇게 '산' 수어는 농인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수어를 손가락 욕에 빗대어 언어로서의 가치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도 문제적이지만, 더 나아가 농인의 트라우마를 또 다시 가지고 온 것은 더더욱 문제적이다. 농인과 수어에 대한 혐오이고 조롱일 뿐이다.</p>
          <p dmcf-pid="PlFm0lxpwt" dmcf-ptype="general"><strong>또 하나의 트라우마</strong></p>
          <p dmcf-pid="QS3spSMUO1" dmcf-ptype="general">수어를 단순히 청인들의 농담거리 소재로 써먹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수어동아리로서 청인에 의한 수어 전유를 막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중앙대 수어동아리 '손끝사이' 구성원들은 거침 없이 논평을 써내려 갔다.</p>
          <p dmcf-pid="xv0OUvRum5" dmcf-ptype="general">"또다시 농인과 수어에 대한 비하와 무지로 가득 찬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는 단순히 개별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중문화 업계 전반에 농인과 수어를 바라보는 왜곡된 피상적인 인식이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p>
          <div dmcf-pid="yjlnvjzTsZ" dmcf-ptype="general">
           수어는 단순한 배경적 요소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가진 농인들의 삶의 일부다. 따라서 수어를 다루고자 한다면, 단순히 소재로 소비하기 전에 농당사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뤄야 한다. 이제는 이제 무지하고 무책임한 제작 관행을 멈춰야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WASLTAqyIX"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5150tjar.jpg" data-org-width="1550" dmcf-mid="qtk8DRZwD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5150tja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MBC &lt;지금 거신 전화는&gt; 방송 화면 갈무리</td>
            </tr>
            <tr>
             <td align="left">ⓒ MBC</td>
            </tr>
           </tbody>
          </table>
          <div dmcf-pid="YcvoycBWmH" dmcf-ptype="general">
           논평을 동아리 인스타그램과 프로그램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 올렸다. 며칠 뒤 &lt;지금 거신 전화는&gt;의 제작진으로부터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div>
          <p dmcf-pid="Ghtr3hQ0wG" dmcf-ptype="general">제작진은 지난달 29일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뤄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p>
          <p dmcf-pid="HlFm0lxpEY" dmcf-ptype="general">어떤 변명도 없이 그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남는다. 어떻게 제작진 중 아무도 이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송출 직전까지 못했을까? 그만큼 수어에 대한 조롱이 청인 사이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일까?</p>
          <p dmcf-pid="XJwQmJtsDW" dmcf-ptype="general">노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알고 있는가? 누군가는 한 번쯤 손을 이용한 율동과 함께 이 노래를 불러봤으리라. 나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유치원에서 이 노래에 율동을 따라 춘 기억이 있고, 다른 건 다 까먹었지만 "사랑" 하나는 기억했다.</p>
          <p dmcf-pid="ZirxsiFOmy" dmcf-ptype="general">그 율동의 정체는 '수어'였다. 진짜 한국수어는 아니고, 한국수어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한국의 어순에 맞춰 틀리게 표현한 수지한국어였다. 한국수어는 본연의 문법 체계가 있음에도 단어만 빌려다 폭력적으로 한국어의 틀에 짜맞춘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율동을 '수지한국어 노래'의 준말로써 '수지노래'라고 부른다.</p>
          <p dmcf-pid="5nmMOn3IrT" dmcf-ptype="general">'사랑의 언어'인 수어를 알리려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랑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농인에게는 폭력으로 다가온다. 농인에게 트라우마와 같은 단어로 남아 있다. 이번 '산' 수어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p>
          <p dmcf-pid="1NhiSN7vDv" dmcf-ptype="general">최근 동아리로 단편영화에 수어 자문을 해달라는 연락이 많이 들어온다. 수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씁쓸하다. 그렇게 수어는 또 소재로만 쓰이고 말겠지, 또 어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쓴 서글픈 장애 서사의 도구로 쓰이고 버려지겠지, 하는 아쉬움을 떨쳐내기 어렵다.</p>
          <p dmcf-pid="tjlnvjzTmS" dmcf-ptype="general">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것은 참 좋지만, 제작 과정에서 그러한 작품이 오히려 장애 당사자에게 폭력이 되진 않을지 숙고해야 한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장애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특히 삶의 일부로서 느끼는 자긍심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p>
          <div dmcf-pid="FASLTAqyEl" dmcf-ptype="general">
           <strong>듣는 언어가 아닌 보는 언어</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3NhiSN7vs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6675ewdv.jpg" data-org-width="1413" dmcf-mid="bKx3RzmeO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203006675ewd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논평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손끝사이</td>
            </tr>
           </tbody>
          </table>
          <div dmcf-pid="0jlnvjzTOC" dmcf-ptype="general">
           한편 &lt;지금 거신 전화는&gt;의 수어 조롱 장면만큼이나 수어가 비전문가인 청인 배우의 손에 맡겨졌다는 점 또한 무시하고 지나갈 수 없다(물론 드라마 여주인공은 농인이 아닌, 어렸을 적 타인의 강요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게 됐고 20년째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지 않으며 수어를 쓰거나 필담으로 소통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배역을 맡기 전엔 수어를 접하지 못했을 청인들이 수어로 연기하는 건 한국 사회에선 당연한 일처럼 치부된다. 농인 배우가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은 건 '그들이 사는 세상'이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은 아니다.
          </div>
          <p dmcf-pid="pASLTAqywI" dmcf-ptype="general">그러나 수어는 시각 언어이고, 청각 언어에 평생을 의존해온 청인이 충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언어에는 문화가 깃들어 있는데, 청인과 소통해온 청인이 농인의 농문화를 단시간에 빨리 이해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p>
          <p dmcf-pid="UwYjHw2XOO" dmcf-ptype="general">농인 배우가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이며, 적어도 한 작품만을 위해 단편적으로 수어를 배운 청인보다는 수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된 인물이 배역을 맡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p>
          <p dmcf-pid="urGAXrVZss" dmcf-ptype="general">농인에게 농(聾)의 의미는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에 있다. 수어는 고로 듣지 못하는 언어가 아니라 보는 언어다. 거기에서 파생되는 자긍심과 정체성을 이해할 때 비로소 어떠한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p>
         </section>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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