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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야근하며 초고속 승진, 그는 왜 식당을 차렸나

온카뱅크관리자

2024-12-16 11:18:0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904] 
         겨울잠&gt;</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KQKym8yjmX">
          <p dmcf-pid="9knz5jzTEH"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dmcf-pid="2ELq1AqyDG" dmcf-ptype="general">이야기가 하나 있다. 프랑스에서 한 한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했던 대로 열심히 일해 성과를 올렸다던가. 수시로 야근을 하며 쉬지 않고 일해 전임자보다 훨씬 낫단 평가를 받을 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했다. 그런데 돌아온 건 이런 말, "노동자들이 힘들게 싸워 쟁취한 권리를 훼손하지 마시오."</p>
          <p dmcf-pid="VPbTr4TNDY" dmcf-ptype="general">위 이야기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과중한 노동에 익숙하단 건 확인된 사실이다. 정책적으로 꾸준히 노동시간을 줄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나라란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874시간으로, 비교대상 국가들 중 가장 길었다. 그 전년도엔 그보다도 긴 시간을 일해서 역시 최상단에 위치했다. 쉬지 않고 일하는 나라, 그것이 밤이 저물지 않는 나라의 또 다른 일면이다.</p>
          <p dmcf-pid="fQKym8yjwW" dmcf-ptype="general">쉬지 않고 노동하는 나라, 그 노동의 진면목은 어떨까. 노동하는 이들이 제 노동을 기꺼이 하는 것인지 떠밀려 어찌 할 수 없는 가운데 하는 것인지를 알아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더없이 길고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정작 노동의 진면목에 대해선 얼마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동하다 죽는 이들이 허다하고, 그들의 고용형태가 외주에 외주를 거듭해 본청이 죽고 다치는 이들에 대한 책임을 면피한단 뉴스를 자주 마주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거리로 나와 바꾸어야 한다고 외치는 노동자들에 대하여선 여전히 짜게 식은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적잖으니 우리의 노동을 말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p>
          <div dmcf-pid="4x9Ws6WAEy" dmcf-ptype="general">
           <strong>동물화된 세상으로 돌아보는 인간사</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8LQtTJtsO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4496oifn.jpg" data-org-width="1280" dmcf-mid="045AdFA8E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4496oif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겨울잠</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6oxFyiFOwv" dmcf-ptype="general">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된 애니메이션 가운데 &lt;겨울잠&gt;이란 작품이 있다. 김우석 감독의 10분짜리 짤막한 애니로, 동물이 인간처럼 행동하는 사회를 그린다. 쉽게 말해 인간이 모두 동물로 그려진 세상인데, 토끼와 다람쥐, 곰과 너구리가 회사를 다니며 일도 하고 회식도 하는 그런 이야기를 그렸다.
          </div>
          <p dmcf-pid="PjdUHgUlwS" dmcf-ptype="general">감독이 보내온 제작의도엔 '인간이 일상과 생활 속에서 직면하는 사회적 문제와 스트레스를 동물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전달'하고자 한다며 '기술의 발전과 풍요를 누리는 현대'가 사회의 모든 모습을 설명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물론 감독의 변과 달리 영화는 동물의 시선이 아닌, 지극히 인간적 관점으로 진행되는 회사생활 이야기지만 말이다.</p>
          <p dmcf-pid="QAJuXauSsl" dmcf-ptype="general">주인공은 웅이란 이름의 곰이다. 신입사원인 곰 웅은 겨울잠을 자고 한참만에 출근하는 길이다. 마침 곁에 함께 출근하던 대리 다람쥐를 만나 인사를 주고 받는다. 곰과 다람쥐가 있는 회사는 제법 근무여건이 좋은 모양이다. 동물들에게 겨울잠 휴가도 충분히 주고, 칼퇴 뒤 재충전의 여유도 제법 있으니까 말이다.</p>
          <div dmcf-pid="xci7ZN7vEh" dmcf-ptype="general">
           <strong>겨울잠과 승진을 맞바꾼 너구리</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y4zlE2lomC"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5878kmqa.jpg" data-org-width="1280" dmcf-mid="Ub5vwfvaD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5878kmq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겨울잠</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W8qSDVSgDI" dmcf-ptype="general">
           그런데 모든 게 겨울잠 이후 뒤바뀐다. 그 주역이 바로 너구리 영이다. 영이는 웅이와 입사 동기인 신입이지만, 웅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휴가를 반납하고 바짝 일해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그 덕분일까. 한순간에 영이는 차장이 된다. 그를 견제하고자 몇 마디 말을 던진 선배 다람쥐가 면전에서 면박을 당하고,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벼락승진은 거듭 이어져 영이는 부장을 밀어내고 신임 부장으로 부임한다. 때가 되어 다시 겨울잠을 자고픈 웅이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동기사랑도 모르는 영이가 웅이에게 면박을 줄까 두려워서다.
          </div>
          <p dmcf-pid="Y6BvwfvawO" dmcf-ptype="general">&lt;겨울잠&gt;은 아이러니하게도 겨울잠을 포기한 영이를 앞세워 완전히 변해버린 회사 생태계를 보여준다. 데이터를 앞세워 겨울잠을 포기한 동물이 일도 잘한다니, 어떤 동물이 감히 제 본성에 맞다며 겨울잠을 자려 들겠는가. 그리하여 온 회사가 영이화 되고, 영이보다 표독스러운 팀장이며 부장들이 넘쳐나게 되는 것이다.</p>
          <p dmcf-pid="G2UIAbIiDs" dmcf-ptype="general">애니의 끝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한 시절을 풍미한 영이도 변화한 세상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는 찾는 이 얼마 없는 자동차 식당을 운영하며 손님을 기다린다. 그 겨울, 겨울잠을 자지 못한 웅이가 영이를 찾는다. 동기였지만 여전히 어려워 말을 높이는 그에게 영이는 이제와 말이라도 편하게 하라지만 마음이 어디 그러한가.</p>
          <div dmcf-pid="HVuCcKCnDm" dmcf-ptype="general">
           <strong>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다를까</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Xf7hk9hLO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7352jsru.jpg" data-org-width="1280" dmcf-mid="uBIcJ3c6O3"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7352jsr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겨울잠</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0Gjetj4mw" dmcf-ptype="general">
           영이의 사정도 모를 바는 아니다. 그에겐 너무 많은 새끼가 있고, 그를 다 책임지자면 남과 같이 일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개과 동물치고 유일하게 겨울잠을 자는 너구리지만 그를 반납할 만큼의 각오로 회사생활을 했던 영이다. 동기 따위가 눈에 보일 리가 있을까. 그러나 그 뒤엔 저보다도 더한 이들이 있어 그 또한 얼마 버텨내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게 어디 이 애니 속의 우회라고만 할까.
          </div>
          <p dmcf-pid="5pHAdFA8OD" dmcf-ptype="general">감독의 말처럼 동물의 시선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이 되진 못했다. 그러나 동물이 나오는 우화로 우리의 세상을 돌아보게끔 하는 역할은 해내고 있다. 우리가 진즉에 지나온 일, 그러니까 1997년 외환위기 뒤 IMF와 미국이 강제한 체질의 변혁이 한국 경제와 노동현장에 가져온 변화를 이 작품이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다.</p>
          <div dmcf-pid="1UXcJ3c6OE" dmcf-ptype="general">
           효율을 기한다는 빌미로 더 해고가 쉬워진 노동환경이다. 비정규 노동인력을 양산하고 필수인력까지 외주화하는 흐름 속에서 전문성은 약해지고 인간의 삶과 공동체는 파괴되어 간다. 경쟁이 더 낳은 경쟁력을 가져올 것이란 믿음에도 불구하고 일터에서 숙련된 노동자는 사라져 간다. &lt;겨울잠&gt; 속 영이가 그러하듯 당장은 살아남은 것처럼 보이는 노동자조차 어느순간 밀려나 자리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tz1DLUDxw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8958fpwh.jpg" data-org-width="400" dmcf-mid="bvJuXauSs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6/ohmynews/20241216111808958fpw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서울독립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FqtwouwMOc" dmcf-ptype="general">
           <strong>2024년 한국이 잃어버린 것</strong>
          </div>
          <p dmcf-pid="3OAVUrVZOA" dmcf-ptype="general">&lt;겨울잠&gt;은 인간세상, 아니 한국 노동현실이 걸어온 길을 떠올리게 한다. 그저 단편적인 우화에 그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엔 경쟁만능주의가 짓밟고 선 가치들이 들어차 있다. 한국사회는 그를 영영 잃어버렸다. 평생직장은 아닐지 몰라도 일터에서 꿈을 키우고 동료들과 삶을 나누던 세상을 놓쳐버리고 말았다.</p>
          <p dmcf-pid="0Icfumf5rj" dmcf-ptype="general">직장에서 사람이 죽고, 그 죽은 이를 나몰라라 하며, 원청이 책임이 없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세상, 그마저도 언론은 얼마 보도하지 않고, 제 일터가 아니라며 사람들은 관심 갖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2024년 한국인 것이다.</p>
          <p dmcf-pid="pCk47s41rN" dmcf-ptype="general">&lt;겨울잠&gt; 속 동물들은 잠을 잃어 버렸다. 현실 세계 속 인간들은 무엇을 잃어버렸나. 그것이 평안과 가까운 무엇이란 걸 우리는 짐작하고 있는 바다.</p>
          <p dmcf-pid="UysM9SMUOa"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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