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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병맛 애니메이션의 반전... 묘하게 웃기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
2024-12-15 13:57: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903] 찾아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VH7r5O2XIj"> <p dmcf-pid="fXzm1IVZrN" dmcf-ptype="general">[김성호 기자]</p> <p dmcf-pid="4YUDXmKGEa" dmcf-ptype="general">흔히들 '병맛'이라고 한다. 상황과 맥락에 비추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또 그 선택을 대체로 저급한 방향으로 거듭함으로써 웃음을 유도하는 개그의 스타일을 말한다. 잔뜩 진지해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유치한 모습을 보인다던가, 반드시 사실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을 대충 눙치고 넘어가는 모습을 병맛을 표방한 작품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다.</p> <p dmcf-pid="8GuwZs9Hrg" dmcf-ptype="general">병맛이란 졸작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병맛은 개그의 스타일일 뿐, 스스로 작품을 망치려 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언제나 상황에 따른 기대를 갖는 존재이고, 그 기대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깨어져 나가는 상황에 반응하게 마련이다. 물론 기대를 상회하는 선택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때로는 판판이 그 기대를 어그러뜨리며 전진하는 방식도 효과를 거둘 때가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기대를 어그러뜨림으로써 큰 판에서 보자면 기대를 상회하는 결과를 낳는 것, 그것이야말로 병맛 작품이 주는 가장 이상적 결과가 아닌가.</p> <div dmcf-pid="6H7r5O2Xwo" dmcf-ptype="general"> 다시 말해 병맛을 표방한 작품은 졸작에서 그치지 않을 자신을 가져야 한다. 엉망진창 유치한 무엇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엉망진창처럼 보이지만 마침내는 관객을 웃겨내는 작품만이 제대로 된 병맛 영화란 칭호를 얻을 수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PbMX21LKr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2907qsls.jpg" data-org-width="1280" dmcf-mid="KWHdsn5rm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2907qsl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찾아라! 데스티니</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KRZVto9En" dmcf-ptype="general"> <strong>클리셰 비트는 병맛 애니 나가신다</strong> </div> <p dmcf-pid="x9e5fFg2Ei" dmcf-ptype="general">올해로 50회째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엔 여러 애니메이션이 선을 보였다. 상당한 공이 드는 영화의 한 갈래로써 애니 또한 한국 독립영화의 부분을 이루는데, 불행히도 많은 애니가 관객 앞에 선보일 기회를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화제성 있는 극소수의 작품을 제외하곤 독립영화가 겪는 관심의 결핍을, 어쩌면 그보다도 더욱 심하게 겪고 있는 장르가 바로 애니인 것이다.</p> <p dmcf-pid="ygs4jPvarJ" dmcf-ptype="general">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애니 가운데 <찾아라! 데스티니>가 있다. 말 그대로 운명을 찾으라는 뜻이 될 텐데, 운명을 운명이라 하지 않고 데스티니라 적은 것부터가 이 영화의 범상치 않은 스타일을 은근히 내보인다.</p> <div dmcf-pid="WaO8AQTNmd" dmcf-ptype="general"> 영화는 하이틴로맨스물의 외양을 띄고 있다. 고등학교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흔히 내보이는 전형을 고스란히 답습한다. 그저 답습하는 수준이 아니다. 철저한 분석으로 그 모든 클리셰를 비틀어 비웃도록 하는 것, 그것이 <찾아라! 데스티니>가 목표한 결승점인 듯 보인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Yl1NTcuSOe"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4240wzth.jpg" data-org-width="1280" dmcf-mid="KOL143aVE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4240wzt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찾아라! 데스티니</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GStjyk7vwR" dmcf-ptype="general"> <strong>첫사랑 찾아나선 기면증 소녀</strong> </div> <p dmcf-pid="HvFAWEzTEM" dmcf-ptype="general">주인공은 잠 많은 소녀 하은이다. 어디서나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을 앓고 있는 그녀는 본래 뚱뚱한 체형으로 동급생들에게 놀림을 받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에서 저를 구해준 선배에게 한 눈에 반하는 일이 벌어진다. 하은 뿐은 아니다. 전국구로 날리는 육상선수에 빼어난 용모를 자랑하는 선배는 이미 학교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척 보기에도 잘 나가는 예쁜이에다 집안도 무슨무슨 재단을 끼고 있다는 못된 엄친딸 또한 선배를 제 낭군으로 점찍고 사랑을 키워가는 중이다.</p> <p dmcf-pid="XaO8AQTNDx" dmcf-ptype="general">전국대회가 열리는 바로 그 날이 하은에게도 결전의 날이 된다. 선배가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온 때문이다. 더는 홀로 가슴앓이를 할 수 없어 하은은 공들여 편지를 적고 그를 선배에게 전하기로 한다. 그러나 어디 마음처럼 흘러가면 영화일까.</p> <div dmcf-pid="ZNI6cxyjsQ" dmcf-ptype="general"> 선배를 둘러싼 상황은 여러모로 심상치 않다. 선배를 육상 유망주로 기른 건 악독하기로 소문난 코치, 그리고 그녀는 선배를 낳은 어머니이기도 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지독한 훈련에 노출됐던 선배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경기 직전 종적을 감추고 만다. 어찌어찌 전해진 하은의 편지에다 알 수 없는 답장 한 통을 남긴 채.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5jCPkMWAwP"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5772nbxz.jpg" data-org-width="1280" dmcf-mid="9okbn2OJE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5772nbx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찾아라! 데스티니</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1H7r5O2Xr6" dmcf-ptype="general"> <strong>조롱마저 설득하는 끈덕진 병맛</strong> </div> <p dmcf-pid="tXzm1IVZw8" dmcf-ptype="general">그로부터 영화는 선배를 쫓는 세 무리, 즉 하은과 그 친구, 선배를 좋아하는 엄친딸, 선배의 어머니의 각축전으로 이어진다. 이렇다 할 단서 없이 사람 찾기에 나섰으나 영화는 하은이 그 실마리를 찾아 선배 가까이 다가서는 모습을 당혹스럽게 그려낸다. 제목인 데스티니, 그러니까 운명의 얇은 끈을 통하여 선배에게 조금씩 다가서는 것이다.</p> <p dmcf-pid="FZqstCf5D4" dmcf-ptype="general">앞서 적었듯 하은은 어디서나 마구 곯아떨어지는 기면증 환자, 시도 때도 없이 잠에 빠져들면 주변인이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끔 편한 곳에서 굴러들어가곤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침 이날은 잠이 들었다 깰 때마다 단서가 될 만한, 선배가 <헨젤과 그레텔> 속 빵부스러기처럼 남겨 놓은 흔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하은과 그를 돕는 친구들은 이를 운명의 징표처럼 여기며 거듭 하은을 재우고 선배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p> <div dmcf-pid="3h5avAUlOf" dmcf-ptype="general"> 도대체 이게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소리야? 그런 반감이 들 법도 하다. 실제로 영화가 상영된 극장 안에선 한동안 웃음은커녕 조롱 섞인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을 정도니까. 그러나 그 또한 이 영화가 각오했고, 심지어는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해법이란 지속적으로 말도 되지 않는 선택을 거듭하는 것이니까. 그로부터 마침내 관객을 이겨내는 것이니 말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0l1NTcuSI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7078cvsc.jpg" data-org-width="400" dmcf-mid="2lKC0S6FE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5/ohmynews/20241215135707078cvsc.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서울독립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Stjyk7vD2" dmcf-ptype="general"> <strong>실소가 폭소로 변하는 순간의 짜릿함</strong> </div> <p dmcf-pid="UvFAWEzTE9" dmcf-ptype="general"><찾아라! 데스티니> 속에선 흔히 마주하는 학원로맨스물, 또 일일드라마식 설정들이 거듭하여 등장한다. 잘 사는 집의 잘 생기고 예쁜 아들,딸들과 적수를 이겨내고 거짓말처럼 사랑을 차지하는 순수한 주인공, 또 그렇고 그런 악역들의 사연과 행태며 이에 맞서는 사랑의 힘까지가 클리셰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p> <p dmcf-pid="uF9hpvP3EK" dmcf-ptype="general">애니는 그를 그대로 스크린 위에 드러낸 뒤 하나하나 그를 까부수며 전진한다. 알고도 중독되는 아재개그처럼, 예상했으나 무참히 그를 짓밟고 등장하는 설정들에 관객은 어느 순간 실소를 터뜨린다. 그리고 그 실소가 마침내 폭소로 이어진다.</p> <p dmcf-pid="732lUTQ0Db" dmcf-ptype="general"><찾아라! 데스티니>는 클리셰를 그대로 재료로써 활용하며, 하이틴로맨스를 한바탕 소동극으로 몰고가는 솜씨가 어딘지 낭만 가득한 그림체와 그럴듯하게 어우러진다. 짝사랑이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마침내 그 꿈을 깨게 되는 순간은 차라리 통쾌하다 해야 어울릴 터다. 병맛이란 말과 찰떡 같이 들러붙는 풋풋한 애니메이션이라니, 처음부터 대단하기보단 친숙하길 택한 이런 도전은 생각만큼 흔하지가 않다.</p> <p dmcf-pid="z0VSuyxpmB"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영화를 보고 감상을 적었습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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