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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애들 싸움이 어른들 몸싸움으로, 변호사 부모의 유치함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
2024-12-12 14:42: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안지훈의 3인칭 관객 시점] 지성과 품격이 가식과 위선으로 바뀌는 순간, 대학살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Cr098loEg"> <p dmcf-pid="qWlBPeGkro" dmcf-ptype="general">[안지훈 기자]</p> <p dmcf-pid="BYSbQdHEOL" dmcf-ptype="general">'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라는 슬로건은 연극 <대학살의 신>의 난잡한 상황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다. 11살의 두 소년 '페르디낭'과 '브뤼노'의 싸움 이후 페르디낭의 부모 '알랭'과 '아네뜨', 브뤼노의 부모 '미셸'과 '베로니끄'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가 90분 동안 무대에서 펼쳐진다.</p> <p dmcf-pid="bGvKxJXDrn" dmcf-ptype="general">페르디낭이 브뤼노의 앞니 두 개를 부러뜨린 탓에 처음에는 페르디낭의 부모가 사과하고, 브뤼노의 부모는 양해하며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이들의 대화에는 '뼈'가 있고, 은근한 기 싸움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가식과 위선이 드러나게 되는데, <대학살의 신>은 블랙코미디의 옷을 입고 그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p> <p dmcf-pid="KDjXubrROi" dmcf-ptype="general"><대학살의 신>은 2009년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지는 토니상을 수상했고, 국내에 소개된 후로도 박지일, 남경주, 송일국, 최정원 등 인기 배우들이 거쳐갔다. 올해로 국내에 소개된 지 14년을 맞아 <대학살의 신>은 민영기·조영규(알랭 역), 임강희(아네뜨 역), 김상경·이희준(미셸 역), 신동미·정연(베로니끄 역)과 함께 돌아왔다.</p> <p dmcf-pid="9wAZ7KmemJ" dmcf-ptype="general">뮤지컬 배우 민영기는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고,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주로 대중과 만나온 김상경은 14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대학살의 신>은 내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p> <div dmcf-pid="2rc5z9sdsd" dmcf-ptype="general"> <strong>유치한 싸움으로 드러나는 가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Vaiv1pj4we"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3130ybwp.jpg" data-org-width="1280" dmcf-mid="5B2hXFg2I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3130ybwp.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대학살의 신> 공연사진</td> </tr> <tr> <td align="left">ⓒ 신시컴퍼니</td> </tr> </tbody> </table> <div dmcf-pid="fNnTtUA8sR" dmcf-ptype="general"> 비록 애들은 피를 봤지만, 어른들은 대화로 상황을 풀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양 부모가 만난다. 이들은 이성, 교양 같은 말로 어른을 설명하고, 페르디낭의 아버지이자 변호사인 알랭은 아이들을 "야만인"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div> <p dmcf-pid="4jLyFuc6OM" dmcf-ptype="general">사회학자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사람들이 펼치는 상호작용을 공연에 비유하고,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배우에 대입해 설명한 바 있다. 고프만은 사람들에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연기'하며, 이뿐만 아니라 어떤 면은 감추고 어떤 면은 부각하는 '연출'도 한다고 주장했다.</p> <p dmcf-pid="84KjOS6Frx" dmcf-ptype="general">이런 고프만의 설명은 <대학살의 신> 속 어른들을 분석하기에 적절하다. 경제적으로 중산층인 이들은 자신들의 계급 지위에 요구되는 말투와 행동, 생활 양식을 서로에게 보여준다. 베로니끄는 튤립을 사다 장식하는 이유로 아름다움을 거론하고, 아프리카나 문명 따위를 논하며 고상한 척을 한다. 변호사 알랭은 그럴듯한 용어들을 써가며 말꼬투리를 잡지만 그 모습은 꽤 점잖다.</p> <p dmcf-pid="689AIvP3rQ" dmcf-ptype="general">베로니끄의 남편인 미셸, 알랭의 부인인 아네뜨 또한 욱하는 성격을 가졌지만, 이를 잘 다스리며 유하고 품격있는 연기를 한다. 단순하고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이 연기가 지속될 수 있지만, 아들의 싸움에서 비롯한 불안정한 상황과 시시각각 드러나는 변수들은 연기의 지속성을 해친다.</p> <p dmcf-pid="P62cCTQ0rP" dmcf-ptype="general">갖가지 변수와 이리저리 얽힌 이야기의 전개 속에 네 인물도 변화한다. '알랭-아네뜨 vs 미셸-베로니끄'의 기존 구도는 즉각적인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해체된다. 해체와 재결합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들의 연기는 약화되고, 서서히 본색을 드러난다.</p> <p dmcf-pid="QvI74xyjD6" dmcf-ptype="general">유치한 말들로 범벅되고, 순간의 화를 못 참아 물건을 던지거나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애들의 싸움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라고 여기던 바로 그 장면이 어른들의 대화장에 그대로 재현된다. 그렇게 연극은 가식을 통렬하게 지적한다.</p> <div dmcf-pid="xTCz8MWAI8" dmcf-ptype="general"> <strong>위선을 꼬집는 블랙코미디</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yQfElWMUO4"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4699xrqm.jpg" data-org-width="1280" dmcf-mid="tKgp26Sgw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4699xrqm.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대학살의 신> 공연사진</td> </tr> <tr> <td align="left">ⓒ 신시컴퍼니</td> </tr> </tbody> </table> <div dmcf-pid="WENHUBwMEf" dmcf-ptype="general"> <대학살의 신>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행하는 연기의 지속 가능한 조건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면 뒤에 감춰진 위선 또한 들춰낸다. 연극에 등장하는 네 명은 가식적일 뿐 아니라 위선적이다. </div> <p dmcf-pid="YDjXubrRmV" dmcf-ptype="general">베로니끄는 미술을 열렬히 탐미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에도 관심이 많다. 아프리카에 관심을 두는 지성인인 척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는 자기 만족을 위한 수단에 가깝다. 특히 자신이 사는 프랑스 사회를 '문명'이라 생각하고, 아프리카를 '야만'이라 생각하는 태도는 우생학의 논리를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프리카를 향한 관심은 시혜적인 관심에 가깝고, 여기서 베로니끄는 우월감을 느낀다.</p> <p dmcf-pid="GwAZ7KmeI2" dmcf-ptype="general">베로니끄는 편협한 남성관 또한 가지고 있다. 동시에 변호사 알랭도 베로니끄 못지 않게 편협한 여성관을 가지고 있다. 예술에 관심 많은 지성인, 높은 사회적 지위를 지닌 전문직 종사자의 일그러진 젠더관은 교양인을 자부하는 이들의 실제 교양 수준을 처참하게 드러낸다.</p> <p dmcf-pid="HcJS50Nfr9" dmcf-ptype="general">평화주의자 행세를 하는 미셸은 시끄럽다는 이유로 햄스터를 유기하고, 우아함을 유지하던 아네뜨도 한 순간 돌변한다. 제약 회사의 위선을 변호하며 사건을 유리하게 조작하고자 하는 알랭에게선 법률가의 책임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p> <p dmcf-pid="Xkiv1pj4rK" dmcf-ptype="general"><대학살의 신>은 이외에도 시시각각 인물들의 위선을 폭로한다. 지성과 품격을 갖췄을 것이라 예상되는 사람은 의외로 천박하고, 책임이 요구되는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은 책임보다 자기 이익을 우선한다.</p> <div dmcf-pid="ZEnTtUA8Ob" dmcf-ptype="general"> 이런 식의 블랙코미디는 관객에게 당사자성을 자극할 때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저 연극을 즐기던 관객이 어느 순간 '내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웃음에 뒤따르는 성찰을 감행할 때 연극은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대학살의 신>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뿐 아니라 씁쓸함과 부끄러움을 남길 수 있길 바란다. 일단 필자는 극장을 떠나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5AdlZ3aVO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6278dxlp.jpg" data-org-width="1280" dmcf-mid="7QUikmKGw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44206278dxlp.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대학살의 신> 공연사진</td> </tr> <tr> <td align="left">ⓒ 신시컴퍼니</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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