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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청춘 남녀의 사랑이 권태기 부부만도 못한 까닭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4-12-12 11:45: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901] 50회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 < The Ice Cube ></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52NI0iZwsX"> <p dmcf-pid="1EZqiyxpIH"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dmcf-pid="tD5BnWMUIG" dmcf-ptype="general">영화제 기간 중 내란을 겪은 서울독립영화제다. 올해로 50회째를 맞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영화제는 윤석열 정부 집권 뒤 정부 지원이 삭감된 여파에도 질과 양 모두에서 성장곡선을 그렸다. 출품작도, 개중 초청해 공식 상영한 작품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영화제를 찾은 관객 또한 그러했던 것이다.</p> <p dmcf-pid="Fw1bLYRurY" dmcf-ptype="general">한국에서 한 해 제작되는 영화 가운데 세상의 주목을 받는 규모 있는 영화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상업적 자본을 끼고 있지 못하여 주목을 받을 기회조차 않지 못하는 많은 작품이 기댈 곳으로 영화제만한 곳이 없다. 영화제라면 여전히 제작과 배급 관계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화인의 축제이며, 무엇보다 영화를 아끼는 관객과 작품이 만나는 귀한 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p> <div dmcf-pid="3jYURl8tDW" dmcf-ptype="general"> 한편으로 독립영화, 또 독립영화가 출품되는 영화제는 인기를 갈구하는 작품들과 달리 저만의 속내를 솔직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에 주목하기보다 표현하는 창작자 본연의 충동과 관심, 욕구와 열망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독립영화는 영화는 물론 예술, 나아가 사회전반에 희소한 목소리를 내고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0AGueS6Fm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3363oyzi.jpg" data-org-width="400" dmcf-mid="QWubLYRuI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3363oyz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서울독립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cH7dvP3wT" dmcf-ptype="general"> <strong>50회 맞은 서울독립영화제</strong> </div> <p dmcf-pid="UEZqiyxprv" dmcf-ptype="general">< The Ice Cube >는 '새로운선택' 섹션에 소개된 아드리안 나사르 감독의 작품이다. 10분짜리 짤막한 단편으로, 감독이 한국에 자리 잡은 뒤 느낀 경험을 작품으로 소화한 결과로써 제작됐다. 흑백화면 가운데 대사도, 이렇다 할 사건도 얼마 없는 작품으로, 보는 이의 관심을 휘어잡는 독특한 상황 가운데서 감독이 진정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연스레 부각되길 기대한 듯 보인다.</p> <p dmcf-pid="uD5BnWMUwS" dmcf-ptype="general">영화는 시작부터 남녀 주인공의 섹스신을 보여준다. 청춘 남녀의 교접은 본인들은 물론, 보는 이까지 들끓게 하게 마련이 아닌가. 그러나 이 경우는 영 딴판이다. 영화 속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마치 권태기를 겪는 장년 부부의 그것만큼 의무적이고 열정이 없다. 이를 두고 의무방어전이라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절로 떠오를 즈음 둘은 행위를 멈추는 것이다.</p> <div dmcf-pid="7w1bLYRusl" dmcf-ptype="general"> 둘의 관계를 멈추도록 한 건 더위다. 한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날씨에 집 안에 있는 에어컨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더위를 식힐 무엇도 없는 상황에서 애인과 붙어있는 건 사랑이 열렬하다 해도 고역이 아닌가. 결국 둘은 관계를 멈추고 따로 떨어져 몸을 식히려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ovFPO2XE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4826twml.jpg" data-org-width="1280" dmcf-mid="HRtKoGe7w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4826twm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The Ice Cube</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gT3QIVZsC" dmcf-ptype="general"> <strong>무더위 속 풀죽은 사랑, 그러나</strong> </div> <p dmcf-pid="Bay0xCf5rI" dmcf-ptype="general">방 밖을 나온 남자는 그대로 냉장고로 향한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그 안에 든 얼음 하나를 발견한다. 위스키를 마실 때 온더락 잔에 들어가는 크기의 얼음 하나가 그의 눈에 띈다. 그는 홀린 것처럼 그대로 얼음을 집어 든다. 그리고는 얼음을 제 몸에, 발가벗은 나체의 육신 위에 가져다 대는 것이다.</p> <p dmcf-pid="bVjCpn5rsO" dmcf-ptype="general">한여름 타오르는 열기를 주체할 수 없던 그가 한 순간에 쾌락을 마주한다. 방금 전 애인과 치렀던 의무방어전과는 비할 수 없는 감각이다. 영화는 그를 그저 불쾌한 더위를 씻는 쾌적함이 아닌, 성적 쾌락에 가져다 댄다. 얼음을 가지고 온 몸을 문지르는 그의 동작이 방금 전 있었던 행위에서보다 더욱 열정적이다.</p> <div dmcf-pid="KfAhUL1mrs" dmcf-ptype="general"> < The Ice Cube >는 남녀의 교합을 그린 전반과 남자가 홀로 얼음으로 제 쾌락을 채우는 후반으로 나뉘어 그를 대립해 보도록 한다. 앞의 것은 일반적이며 일상적인 관계이고, 뒤의 것은 낯설고 이색적인 상황이다. 앞의 것은 자극적이어야 마땅하지만 그러하지 못하고, 뒤의 것은 평상적이어야 할 텐데도 자극적으로 그려진다. 바로 여기에 감독이 주목한 바가 깃들어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94cluotssm"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6315pneo.jpg" data-org-width="1280" dmcf-mid="XnvFPO2Xs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6315pne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The Ice Cube</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20MjW4hLmr" dmcf-ptype="general"> <strong>세상엔 얼마나 많은 욕구가 있나</strong> </div> <p dmcf-pid="VpRAY8losw" dmcf-ptype="general">사람들은 남녀의 관계를 자극적이라 여긴다. 실제로 남녀의 관계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밀한 성적 욕망을 자극해 야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번식을 위해 내재된 욕구가 문명화된 작금의 사회 가운데서도 인간에게 동물적 욕망을 일으키는 건 차라리 자연스럽다 해도 좋다. 그러나 어찌 모든 인간이 같을 쏘냐. 사람마다 그 욕망과 욕구의 방향과 정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다.</p> <p dmcf-pid="fUecG6SgwD" dmcf-ptype="general">세상엔 정말이지 많은 욕구가 있다. 또 욕구없음도 있다. 누구는 하얀 것을 좋아하고 다른 누구는 검은 것을 좋아한다. 나서는 이를 좋아하는 이가 있는 반면, 나서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이도 있다. 취향이 그러하듯 성적 취향 또한 수많은 갈래가 있고, 그 가운데는 통상의 기준으로는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또한 있는 것이다. 영화 속 남자처럼 생물이 아닌 것에 쾌락을 느끼는 일도, 또 타인을 해하거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쾌락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p> <div dmcf-pid="4RsG9k7vmE" dmcf-ptype="general"> 영화를 제작한 감독 아드리안 나사르가 이 영화를 제작한 데는 한국에서 겪은 경험과 감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한다. 영화가 끝난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참석한 주연배우 김성민이 말하길, 감독이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 많았던 것이 이 작품을 제작하는 데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실제로 감독이 영화제 측에 전한 제작의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그대로 드러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8eOH2EzTw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7617ywyv.jpg" data-org-width="1280" dmcf-mid="ZkSt6s9HO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4507617ywy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The Ice Cube</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6dIXVDqyEc" dmcf-ptype="general"> <strong>성 담론 부족한 한국, 소수자는 어떨까?</strong> </div> <p dmcf-pid="PPDTqN0CwA" dmcf-ptype="general">감독은 "한국에 왔을 때 많은 사랑 이야기를 봤지만 그중에서 성에 대해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이가 적다는 것을 보았고, 그로 인해 성적 지향이 다양한 사람들이 힘들겠고 많은 사람들이 '표준'으로 여겨지는 이성애 커플 형식에 갇혀 다른 가능성을 탐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관객들이 자신이 전통적인 남녀 관계에 정말 만족하는지 아니면 다른 것을 시도해 보고 싶은지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성을 스크린에 담았다"며 이 영화가 관객이 저의 성세계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이다.</p> <p dmcf-pid="QQwyBjphEj" dmcf-ptype="general">영화가 끝나고 객석에서도 < The Ice Cube >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한 장년의 관객은 감독 아드리안 나사르의 나이를 궁금해하며, 영화 속 두 인물의 관계가 꼭 제 나이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과연 그 권태로움이 청년보단 장년의 그것과 더욱 가까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또한 성과 청춘에 대한 편견이며 고정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p> <p dmcf-pid="xxrWbAUlON" dmcf-ptype="general">그러고 보면 영화, 또 예술이란 기존에 가졌던 생각을 부수고 그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도록 하는 것, 바로 여기에 그 진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p> <p dmcf-pid="y3xNyfCnra"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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