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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월세 탈출 계획은 완벽했다, 화장실 세입자가 오기 전까지는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4-12-12 11:33: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세입자></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3XakIqDxsk"> <p dmcf-pid="0DVPiyxpmc" dmcf-ptype="general">[김상목 기자]</p> <p dmcf-pid="pwfQnWMUsA" dmcf-ptype="general">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반지하'라는 낯선 단어를 세계적으로 널리 전파하기에 이른다. 해당 개념 자체는 지극히 'K-' 고유의 독자적인 주거계약 형태였지만, 영화를 본 세계 곳곳의 관객들은 어렵지 않게 해당 개념을 이해함은 물론, 수많은 다양한 양상을 지녔음에도 실제 별 차이가 없는 사회적 문제를 떠올렸다. 극단화된 빈부격차, 계급으로 고착되는 빈곤층, 재산 정도로 분할되는 도시의 주거공간, 부가 곧 신분제 척도가 되는 사회적 현상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지며 대통합을 이뤘다. 영화가 획득한 공감은 그런 현실의 영화적 반영이던 셈이다.</p> <p dmcf-pid="UFkmv2OJwj" dmcf-ptype="general">한국영화 역시 그에 응답할 숙제를 짊어진다. <기생충>의 영화적 성취가 특정 세대의 완성이란 평가는 널리 공인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질문이 곧 뒤따를 운명이다. 다음 후속 세대가 그 찬란한 유산을 어떻게 물려받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세입자>는 장르영화와 사회적 주제의 결합을 통해 그런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분투의 일부일 것이다.</p> <div dmcf-pid="u3EsTVIisN" dmcf-ptype="general"> <strong>도시탈출 기회를 잡은 주인공, 세입자의 반란에 직면하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70DOyfCnEa"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3339vpln.jpg" data-org-width="600" dmcf-mid="GjE3Bjphw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3339vpl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세입자" 스틸</strong> 영화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WnNrUA8wg" dmcf-ptype="general"> '신동'은 고생 끝에 대기업은 아니지만 제법 주목받는 신생회사에 입사한 회사원이다. 일은 고되고 대도시의 타향살이는 만만할 리 없지만, 침실 벽에 붙여둔 열대의 낙원 풍경 사진처럼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현실의 고단함을 견디는, 남들 다 겪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이다. 생활비를 포함한 물가는 허리띠 졸라매게 만들고, 출퇴근길 거리와 지옥철 안 미세먼지 가득한 대기 상태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기 그만이지만 그래도 참고 견뎌야 한다. 미래를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다. </div> <p dmcf-pid="qYLjmuc6mo" dmcf-ptype="general">그는 작은 아파트에서 퇴근 후 지친 몸을 누인다. 그럭저럭 혼자 살기엔 나쁘지 않은 주거다. 다만 자가가 아닌 월세살이라는 게 아쉽다. 형편 빠듯한 가운데 이만하면 만족할 만하다. 그렇게 자위하며 나날을 보내지만, 집주인은 리모델링 계획이라며 계약 연장 불가를 일방적으로 통지한다. 다른 대책이 뾰족하게 없어 근심하던 신동에게 친구가 솔깃한 정보를 들려준다. 세입자가 자신의 공간을 쪼개서 임의로 추가적인 월세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세 세입자가 자기 재량으로 다시 월세를 놓는 이런 방식을 '월월세'라 부른다며 계약이 복잡해지는 탓에 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임의로 내보내기 어려워진단다.</p> <p dmcf-pid="BGoAs7kPrL" dmcf-ptype="general">월월세 공고를 올리자 단 하루가 지나자마자 세입자 신청연락이 들어온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월월세 희망자의 방문을 반긴다. 신동의 집은 침실 한 칸, 거실 겸 주방, 화장실 겸 욕실로 구성된 작은 아파트라 당연히 거실에 세를 들 거라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이들은 화장실을 쓰겠다고 한다. 좀 불편하긴 해도 인근 공원 화장실도 금방이고, 하루 대부분 보내는 회사 화장실과 욕실도 있으니 찜찜해도 그렇게 계약하기로 한다. 일단 그렇게 집을 나갈 위기를 넘겼으니 다행이다.</p> <p dmcf-pid="bumhG6SgOn" dmcf-ptype="general">신동의 회사에서 모든 생활환경, 심지어 대기 정화대책도 잘 되어 있다는 신도시 파견근무자를 모집한다고 한다. 근무조건에는 관사 제공도 포함되어 있다. 먹고 살고자 대도시에서 생활하지만, 여건만 되면 다들 탈출을 꿈꾸던 터라 회사 내에선 너도나도 기회를 노리며 신경전이 벌어진다. 어떻게든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신동 역시 꿈을 이루고자 모든 걸 쏟아붓는다. 운 좋게도 그는 바늘귀를 통과하듯 파견자 명단에 당첨된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직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들여놓은 세입자 문제가 그의 이주를 훼방하기 시작한다.</p> <div dmcf-pid="K7slHPvaOi" dmcf-ptype="general"> <strong><기생충>의 '수직-하강' 구도를 화장실과 천장으로 변주하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9zOSXQTND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4708monm.jpg" data-org-width="600" dmcf-mid="Hf8mv2OJw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4708monm.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세입자" 스틸</strong> 영화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dmcf-pid="2pwIW4hLOd" dmcf-ptype="general"> 부동산 소유주는 자신이 가진 집을 이용해 부를 획득하고, 세입자를 단순히 대등한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 사실상 갑을/상하 관계로 군림하데 되는 건, 사유재산 제도가 성문법 등으로 확립되고 도시가 번성하면서 고대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현상이다. 로마 시대에도 '인슐라'라는 주상복합단지에선 층별로 형편과 처지가 상이했고, 지하실이나 다락방은 상대적으로 더 하위계층이 머무는 공간으로 고정되었다. </div> <p dmcf-pid="VUrCY8loEe" dmcf-ptype="general">산업혁명 이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대규모 빈민과 '엔클로저', 오늘날로 치면 '이촌향도' 현상에 의해 떠밀려온 농민들의 처지는 다양한 형태의 열악한 주거방식을 새롭게 생성한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치 더 정교해지고 세분화한 '나쁜 주거'의 확장판 격이다.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화장실이나 주방을 공유하며 심지어 침실도 칸막이 하나 치고 두 집 살림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심한 경우 매트리스 하나가 최소 구획이 되곤 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간의 면적 논의가 시작된 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p> <p dmcf-pid="fumhG6SgwR" dmcf-ptype="general">인권 침해로 지적되는 쪽방과 고시원이 엄연한 도시 주거형태 일부가 된 지 오래인 21세기 한국 현실은 수많은 대중문화 콘텐츠에 영감을 선사한다. <세입자>의 기이한 상상력 역시 그런 현실에 많은 걸 빚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 소설 제목처럼, 그저 답습에 그치지 않는 상상력의 확장이 엇비슷한 시도 가운데 본 작품을 돋보이게 만든다. 옥탑방 개념을 극단화한 '천장세' 아이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기생충>에서 반지하 아래 더 심층의 지하세계가 펼쳐지는 것과 연관 지어 상상할 만하다. 그저 '레퍼런스'의 위아래를 살짝 뒤집어놓기만 하면 된다.</p> <p dmcf-pid="4LUB8mKGmM" dmcf-ptype="general">건물주는 근 미래 배경을 상징하듯 입체 화상 통화로만 주인공과 소통한다. 완벽하게 계층별 분리된 공간에 머무는 것이다. 심지어 원래 계약한 이의 고작해야 10대 초반 아이가 권한을 물려받아 실습중이라며 재계약을 다룬다. 신동은 뼈빠지게 일하며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는데 말이다. 그가 어쩌면 회사 내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공간인 화장실 한 칸 벽에서 발견한 자조적인 낙서처럼, 요즘 열심히 일하는 서민들 기운 쏙 빼는 미성년자 주식부자들 뉴스처럼 영화 속 세계는 현실보다 몇 곱절 더 부의 세습이 당연시되는 중이다.</p> <p dmcf-pid="8oub6s9HOx" dmcf-ptype="general">신동은 그런 처지를 푸념하며 친구와 역시 화상 통화로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지위를 향상하는 성공신화를 꿈꾸기에, 무기력하게 복지제도에 의존하는 자신보다 더 열악한 처지의 존재들을 폄하하고 무시한다. 대체 왜 그런 '기생충' 같은 존재들을 복지제도, 즉 내가 열심히 일해 번 돈 세금으로 가져가 부양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나는 그렇지 않다며 말이다. 월월세 부부도 딱히 일이 없다면 마주치지 않고 싶지만, 자신의 세입자가 독단으로 또 설정한 '천장세' 세입자는 그저 존재한다는 것만 희미하게 인식할 뿐이다. 일련의 상황이 닥치고, 미지의 존재인 천장 세입자가 자신의 발목을 잡기 전까지는.</p> <div dmcf-pid="6g7KPO2XOQ" dmcf-ptype="general"> <strong>근미래 디스토피아의 시공간적 구현 도전</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P7slHPvaDP"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6169mkzq.jpg" data-org-width="600" dmcf-mid="ZoBVMh41s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2/ohmynews/20241212113306169mkz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세입자" 스틸</strong> 영화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zOSXQTNr6" dmcf-ptype="general"> 근미래 한국 사회를 우화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지만, 영화는 달리 특수효과를 동원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평범한 서울 일상 풍경에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주인공의 작은 아파트 공간이 무대가 될 따름이다. 하지만 물리적 제약을 제작진은 창의적 아이디어로 메우려 분투한 흔적이 곳곳에 역력하다. </div> <p dmcf-pid="xqIvZxyjO8" dmcf-ptype="general">장편영화에선 쉽지 않은 결정, 흑백 모노 톤이 시종일관 <세입자> 속 세계에 그려진다. 때로는 너무 어둡거나 흐릿하긴 하지만 그저 현실 배경을 약간의 터치로 가상의 공간으로 변신하게 이끄는 원동력이다. 거기에 인상적인 촬영 방식으로 구현된 극단적 대비 효과가 이 작품의 주제와 메시지를 극명하게 표상한다.</p> <p dmcf-pid="yVTH0iZws4" dmcf-ptype="general">각자 나는 다를 거라며 필사적으로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수많은 '신동'들이 회사와 거리, 심지어 출근길 공공화장실에 가득하지만 그들의 기본 처지는 사실 도긴개긴 똑같다. 그가 세입자에게 여름이 되면 집이 낡아서 바퀴벌레가 창궐한다며 질색하며 전하지만, 정작 도시를 지배하는 자들에겐 그 역시 '개미'와 하등 다르지 않은 신세다. 이는 영화의 핵심적 복선으로도 작용한다.</p> <p dmcf-pid="WfyXpn5rIf" dmcf-ptype="general">그런 개미 같은 존재를 짓누르는 거대한 사무실과 시청의 묘사는 마치 거인이 발밑의 벌레를 물끄러미 바라보듯 하는, 인격을 가지고 군림하는 존재이자 도시의 현신으로 상징된다. 시스템-제도 자체가 인간을 옥죄며 모두를 감금하고 감시하는 격이다. 전체주의 사회의 초상처럼, 영화 속 건축 미학의 구현으로도 손색이 없는 시도가 될 테다.</p> <p dmcf-pid="Y4WZUL1mOV" dmcf-ptype="general">그가 지금 살아가는 거대한 도시는 누구나 '엑소더스', 탈출을 꿈꾸는 데도 정작 성공사례는 주변에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공간이다. 카프카의 '성'이 도달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라면, 신동이 지금 존재하는 도시는 카프카의 소설 속 측량기사가 헤어나지 못하는 미로 같은 마을의 재림일 것이다. 그리고 '성'은 그가 이곳을 벗어나 안주하고픈 신도시의 '멋진 인생', 즉 침실 사진에 붙은 열대의 낙원으로 향하는 통로가 될 테다. 하지만 카프카의 주인공처럼 <세입자>의 주인공 역시 과연 실현 가능한 꿈일까? 답은 영화 속에 있을 테다.</p> <p dmcf-pid="Gbhy1RYcr2" dmcf-ptype="general">영화는 기괴하고 때로는 난해한 편이다. 장편보다 종종 적당한 길이의 중단편 방식으로 완성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작금 한국 사회가 처한 다양한 난제들, 주거 빈곤과 부동산 대란, 각종 명칭으로 유행어를 만들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와 포기 세대, 낯선 이주자에 대한 두려움, 거기에 환경오염 등 근미래 디스토피아 SF가 다루는 대부분의 문제의식이 녹아든 것은 흥미로운 분석주제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SF 장르가 현실 사회풍자의 유용한 활용 통로라는 것을 새삼 일깨우는, 포스트 <기생충> 시도의 변주 중 하나다.</p> <p dmcf-pid="HKlWteGkI9" dmcf-ptype="general"><작품정보></p> <p dmcf-pid="X9SYFdHEmK" dmcf-ptype="general">세입자<br>The Tenants<br>2023|한국|하이브리드 블랙 호러<br>2024.12.04. 개봉|89분|15세 관람가<br>감독/각본 윤은경<br>출연 김대건, 허동원, 박소현<br>제작 올로미디어<br>배급 ㈜인디스토리<br>원작 장은호 단편 소설 [천장세]</p> <p dmcf-pid="Z9SYFdHEIb" dmcf-ptype="general">2023 34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아시아장편감독상,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br>2024 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장편 배우상</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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