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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강시언의 공연산책]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 파리의 낭만, 그 아름다움을 꿈꾼 청춘들

온카뱅크관리자

2024-11-13 13:51: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관람일: 2024.11.12 캐스팅: 유현석, 문유강, 정우연, 고수민 장소: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좌석: J열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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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부하는 것을 거부한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자유와 낭만의 도시 파리. '파리'라는 아름다운 단어에 따라붙는 이 자연스러운 수식어들을 부정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1968년 파리의 거리는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졌고, 그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로 가로등 빛을 밝혔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고 했던가. 예술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예술의 불꽃으로 타올랐던 도시는 화염과 피의 붉은 빛으로 물들었고, 자유를 수호하는 이들의 외침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격동의 파리, 그 한가운데에 낭만을 꿈꾼 세 사람이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영화관 가장 앞열을 차지하고 앉던 미국인 유학생 매튜.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그는 그곳에서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쌍둥이 남매, 테오와 이사벨을 만난다. 함께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 세 사람은 다시 찾은 영화관이 정부의 탄압으로 인해 문을 닫은 것을 본다. 도시는 자유를 되찾으려는 청년들의 시위와 격돌로 혼돈에 빠지고, 셋은 이 풍파를 피해 이들만의 세상을 짓고 문을 닫는다. 자신들이 만든 유토피아 안에서 몽상에 빠져 지내던 세 사람은 어느 날 프랑스를 뒤덮은 혁명의 물결을 마주하게 되고, 세상 밖으로 나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한 편의 영화처럼 아름다운 낭만으로 가득했던 이들의 꿈은 어떤 엔딩을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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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사진 = MHN스포츠 강시언 / [리뷰]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 파리의 낭만, 그 아름다움을 꿈꾼 청춘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13/HockeyNewsKorea/20241113135106878zdwl.jpg" data-org-width="720" dmcf-mid="3rZ2xT6F1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13/HockeyNewsKorea/20241113135106878zdw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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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HN스포츠 강시언 / [리뷰]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 파리의 낭만, 그 아름다움을 꿈꾼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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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는 파리의 68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프랑스의 자유로운 예술을 사랑하고 동경하던 청년들, 그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낭만을 꿈꿨던 매튜, 테오, 이사벨, 이 세 사람의 이야기는 현실과 몽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화같은 무대를 만들어 낸다. 모호한 세계와 잔인하고 칼같은 현실을 바느질하는 '홀리 이노센트'의 이야기는 한 겹 베일에 싸인 듯 몽롱하고 나른한 느낌을 준다. 무대를 상영하는 스크린 너머를 바라보듯 어딘가 불투명한 분위기는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만이 가진 영화적 매력을 톡톡히 뿜어내며 독특한 감상을 안긴다.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의 무대는 작품의 배경인 프랑스 파리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예술적인 인상이다. 특히 무대 뒤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고전 흑백 영화들의 영상은 파리의 낭만적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부드러운 펜의 곡선으로 그려지는 파리의 풍경 스케치도 매우 독창적이다. 간단한 듯하면서도 작품의 개성을 듬뿍 담은 배경을 보고 있자면 파리의 한 영화관 좌석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배경 연출만으로도 작품의 분위기를 이렇게나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작품에서 '영화'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재로 다뤄진다. 세 인물이 처음 서로를 마주하는 장소가 영화관이기도 하고, 이들이 공유하는 예술에 대한 가치가 결국 영화에 담긴 낭만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영화의 장면을 흉내내고, 대사를 인용하여 대화하기도 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이것은 곧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영화라는 매체가, 영화관이라는 장소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 예술의 장이었는지를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도 와닿게 설명한다. 영화는 프랑스 예술의 상징이었고, 청년들의 꿈과 자유 그 자체였으며 그들의 낭만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흰 도화지였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던 예술이 사라진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다. 극장은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존재 가치를 잃었고, 청년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극장의 붕괴는 단순히 건물 하나가 문을 닫는 것 정도의 의미가 아니었다. 청년들, 특히 끝나지 않는 꿈같은 삶을 갈망했던 세 명의 주인공에게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채 빼앗긴 것만 같은 지독한 절망과 고통이었을 것이다. 매튜와 테오, 이사벨은 이 끔찍한 지옥 앞에서 문을 닫고 그들만의 왕국 속으로 숨는 것을 택한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이불과 베개로 지은 조그만 공간을 짓듯, 순수한 이들의 꿈을 지킬 수 있는 몽상 속으로 빠져들기를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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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HN스포츠 강시언 / [리뷰]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 파리의 낭만, 그 아름다움을 꿈꾼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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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 쌍둥이처럼 강하게 연결된 테오와 이사벨, 그리고 이들 사이에 끼어든 낯선 이방인 매튜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만든다. 어떤 한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는 인물들의 독특한 관계성은 작품의 위태롭고 모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큰 몫을 한다. 뜨겁게 끓어오르다가도 차갑게 내려앉고, 취한 듯 몽롱하다가도 냉정히 발걸음을 떼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들의 관계는 더더욱 기묘한 줄다리기를 이어간다. 작품을 끝까지 감상한 이후에도 정확히 이들의 관계가 무엇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단 한 구석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세 사람이 함께 꿈꾸고, 함께 세상을 만들고, 함께 싸웠다는 것이다. 인생의 가장 불타는 순간을 함께 한 사람들, 그 특별한 관계는 굳이 무어라 표현하지 않아도, 표현할 수 없어도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다소 난해하고 모호한 인물들의 관계성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배우들의 뛰어난 표현력이다. 매튜 역의 유현석 배우는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모습과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변화를 맞이하는 순간의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내며 '매튜'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사벨 역의 정우연 배우는 취한 듯 나른한 톤과 몽환적인 눈빛으로 캐릭터의 신비로운 매력을 가감없이 표현하여 깊이감을 더한다. 각각 테오와 자크 역을 맡은 문유강, 고수민 배우도 탄탄한 연기력과 노래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낭만과 자유의 도시, 파리에서 펼쳐지는 순수한 이들의 외침,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는 환상적인 예술 이면에 담긴 몽상과 현실의 면면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거부와 금지에 맞서 싸워 파리의 아름다운 거리를 지켜낸 청년들의 외침과 예술에 대한 찬사가 넘쳐나는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는 오는 12월 8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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