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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미술로 보는 세상]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카라바조가 그린 손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4
2024-11-09 08:08:4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YyBa9MTN3Q"> <p dmcf-pid="GH2c4JGk0P" dmcf-ptype="general">(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서양미술사에 '미켈란젤로'는 두 명이다. </p> <p dmcf-pid="HXVk8iHEu6" dmcf-ptype="general">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등 불후의 명작을 그린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는 누구나 아는 미술가일 것이다. 다른 한 명은 덜 알려졌지만, 후세에 끼친 영향은 그에 못지않다. 미켈란젤로 메리시가 본명인 바로크 창시자 카라바조(1571~1610)다. </p> <p dmcf-pid="XMr0OYxp78" dmcf-ptype="general">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카라바조 생애와 작품을 접하면서 미술에 대한 탐닉이 시작되는 경우가 잦다. 그만큼 그의 그림들은 강렬하며, 그의 생애는 독특하다.</p> <p dmcf-pid="ZRmpIGMU04" dmcf-ptype="general">카라바조 마지막 작품부터 보자. '골리앗 머리를 든 다윗'(1610)으로 그의 특기인 극단적인 명암대비를 적용했다. 놀라운 사실은 목이 잘린 골리앗 얼굴 모델은 피폐해진 그의 당시 얼굴이었고, 강인해 보이는 다윗은 한창때 그의 얼굴이라고 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5esUCHRu7f"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골리앗 머리를 든 다윗'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051dmmu.jpg" data-org-width="600" dmcf-mid="6QoWNsbY0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051dmm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골리앗 머리를 든 다윗'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1iCzS5JqUV" dmcf-ptype="general">한 작품에 자신을 동시에 그릴 정도로 카라바조는 창조적인 화가였다. '어둠 속에 살았던 불세출 천재'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그대로 말하면 그는 '막장 패륜 화가'였다.</p> <p dmcf-pid="tnhqv1iBu2" dmcf-ptype="general">툭하면 싸우고 언쟁을 벌이는 등 말썽을 피웠으며, 여러 차례 투옥되다가 끝내 살인까지 저질러 도망 다니다 길 위에서 죽었다. 그의 작품들은 연극의 클라이맥스를 그린 듯한 기분이 드는데, 사실 그의 생애 자체가 밀고 당기는 긴 연극이었다. </p> <p dmcf-pid="FLlBTtnbF9" dmcf-ptype="general">흔히 인상주의 작가들 작품을 '사진 찍듯이 순간을 잡아 그렸다'고 서술하는데, '장면 포착을 통한 서사의 극대화'는 카라바조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p> <p dmcf-pid="3I0dufOJ7K" dmcf-ptype="general">카라바조 작품에 대해선 화풍이나 기법, 주제 등 이야깃거리가 다양하지만, 그가 그린 손을 집중해 살펴보는 일도 퍽 의미 있다. </p> <p dmcf-pid="0CpJ74Ii7b" dmcf-ptype="general">큰 논란을 일으킨 '성모의 죽음'(1605)을 보면 두 손이 단정치 않다. 특히 한 손은 축 늘어져 있다. 그뿐 아니라 더러운 발이 노출돼 있고, 배는 불룩하며, 복장도 허술하다. </p> <p dmcf-pid="phUiz8CnuB" dmcf-ptype="general">하지만 세상을 떠난 성모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 죽음처럼 묘사한 덕에 '거리감 없는 엄숙함'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UZfE6nXDFq"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성모의 죽음' 루브르 박물관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255uosk.jpg" data-org-width="600" dmcf-mid="PS3eUVsdz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255uos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성모의 죽음' 루브르 박물관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u54DPLZwUz" dmcf-ptype="general">세금 징수원이었던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는 장면을 그린 '성 마태오의 소명'(1600)에는 두 손 대비가 두드러진다. 오른쪽에 서서 마태오를 부르는 예수의 손과 왼편 끝에 앉아 동전을 세기 바쁜 마태오의 손이다. 성(聖)과 속(俗) 대결이다. </p> <p dmcf-pid="718wQo5rz7" dmcf-ptype="general">"예수께서 그곳을 지나가시다가 마태라고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랐느니라" (마태복음 9장)</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zEX61qkPz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성 마태오의 소명'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388vyir.jpg" data-org-width="600" dmcf-mid="QR4DPLZw7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388vyir.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성 마태오의 소명'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qDZPtBEQFU" dmcf-ptype="general">성 바울은 '사울'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인을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다마스쿠스로 가던 중 말에서 떨어져 눈이 멀었지만, 예수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눈을 떠 열렬한 교회 지도자가 된 인물이다. </p> <p dmcf-pid="Bw5QFbDx3p" dmcf-ptype="general">그 순간을 그린 '바울의 회심'(1601)은 많은 화가가 그린 주제였지만, 카라바조 작품만큼 눈이 한 번 더 가는 그림은 없다. 바울이 하늘을 향해 높이 든 두 손 덕분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bI0dufOJu0"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바울의 회심'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556ngpg.jpg" data-org-width="449" dmcf-mid="xHtM09rR0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556ngpg.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바울의 회심'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figcaption> </figure> <p dmcf-pid="KCpJ74IiU3" dmcf-ptype="general">카라바조 작품 중 여러 사람 손이 동시에 강력한 메시지를 띠고 있는 건 '그리스도의 매장'(1604)이다. </p> <p dmcf-pid="9hUiz8CnUF" dmcf-ptype="general">이 그림은 강력한 사선 구도다. 오른쪽 위 두 손을 높이 치켜들며 직접적인 슬픔을 드러내는 글로바 아내 마리아(성모 마리아와 자매), 그림 중간 왼쪽에 보이는 성모 마리아의 손, 예수의 몸을 잡고 있는 사도 요한과 니고데모의 손, 그리고 축 처진 그리스도의 힘없는 손 등이 숨 가쁘게 이어진다. 하나하나 집중해 감상할 만하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2I0dufOJUt"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그리스도의 매장' 로마 바티칸 미술관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752qqvl.jpg" data-org-width="354" dmcf-mid="yhKjVeWAU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752qqv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그리스도의 매장' 로마 바티칸 미술관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VCpJ74Iiu1" dmcf-ptype="general">하지만 카라바조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은 손은 아래 작품, '의심하는 도마(토마스)'(1602)의 손이다. </p> <p dmcf-pid="fhUiz8Cnz5" dmcf-ptype="general">열두 제자 중 예수 부활을 직접 보지 못해 계속 의심했으나, 예수 옆구리에 생긴 상처에 손을 넣어본 뒤에야 믿게 된다는 도마에 관한 요한복음 20장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겼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4yBa9MTNz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도마의 의심' 독일 포츠담 상수시 궁전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888nbvv.jpg" data-org-width="418" dmcf-mid="WhNHcC2Xu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9/yonhap/20241109080219888nbvv.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도마의 의심' 독일 포츠담 상수시 궁전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8WbN2RyjuX" dmcf-ptype="general">성경 이야기를 그린 카라바조 작품에 등장하는 성인들 손은 성스럽지 않다. 손뿐 아니라 자세나 복장, 동작도 경건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이유로 그림 주문자들은 수시로 다시 그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p> <p dmcf-pid="6YKjVeWApH" dmcf-ptype="general">경건하지 않은 건 그가 채택한 모델이 뒷골목 사람들, 부랑아, 거지, 심지어 창녀들이었던 이유도 크지만, 성(聖)에서 성(聖)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속(俗)에서 성(聖)을 찾아보려는 카라바조의 탐구 정신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p> <p dmcf-pid="PLlBTtnbzG" dmcf-ptype="general">마지막 작품, '골리앗 머리를 든 다윗'을 다시 보자. 골리앗 머리를 꽉 움켜쥔 다윗의 손은 비틀어진 생을 다잡아보려는 그의 애절한 외침 같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탄식 같다.</p> <p dmcf-pid="QoSbyFLKUY" dmcf-ptype="general">dohh@yna.co.kr</p> <p dmcf-pid="yw5QFbDx7y" dmcf-ptype="general">▶제보는 카톡 okjebo</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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