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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진 한국문학 번역의 힘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4-11-05 06:31:4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곽효환 시인은 한국문학 번역 현장의 산증인이다. 한국문학 해외 소개 작업을 하는 민관의 두 기관에서 일했다. 그는 번역가 양성과 한국문학 번역 생태계를 강조했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IEtfD7vHh"> <div dmcf-pid="QwNHbj3IXC" dmcf-ptype="general"> <p><span>곽효환 시인(57)은 32년 전 어떤 만남의 기억이 생생하다. 1992년 당시 〈연합통신〉(〈연합뉴스〉의 옛 이름) 기자로 일하던 그는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를 만났다. 대산 신용호는 교보문고 입구에 ‘역대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를 걸고 한국인 수상자의 자리를 비워두는데,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그에게 말했다. 젊은 기자 곽효환이 ‘그 일은 매우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라고 답하자, 대산은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뭉클한” 문답이 그를 대산문화재단 설립 작업에 합류하게 했다.</span></p> </div> <div dmcf-pid="xrjXKA0CGI" dmcf-ptype="general"> <p><span>1992년 설립된 대산문화재단은 초기부터 한국문학 번역 지원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정부 차원의 지원 기관이 필요하다는 문학계의 청원 등에 따라 한국문학번역금고가 설립된 게 1996년이다. ‘금고’는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으로 확대·개편되었다. 민관의 두 기관을 중심으로 한국문학 번역·보급 지원사업이 펼쳐졌다. 오랫동안 대산문화재단에서 일한 곽효환 시인은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냈다. 두 기관을 거친 한국문학 번역 지원사업의 산증인인 셈이다. 10월22일, 대산문화재단 회의실에서 그를 만났다.</span></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102347" data-type="photo" dmcf-pid="yZT9nyP31O"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1992년 대산문화재단 설립 때부터 한국문학 번역 지원 업무를 해왔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125avcq.jpg" data-org-width="1280" dmcf-mid="48CzRhVZY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125avcq.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1992년 대산문화재단 설립 때부터 한국문학 번역 지원 업무를 해왔다. ⓒ시사IN 조남진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W5y2LWQ0Gs" dmcf-ptype="general"> <p><strong>그동안 해외에 소개된 한국문학 작품이 대략 3000여 종(한국문학번역원 2200여 종, 대산문화재단 400여 종 등)이라고 들었는데.</strong></p> </div> <div dmcf-pid="YFG4aHRuHm" dmcf-ptype="general"> <p>출판된 숫자가 그렇고, 실제 번역 지원한 경우는 몇백 종 더 많다. 불가피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인데, 초기에는 번역 지원을 ‘공급자 중심’으로 한 측면이 있다. 상대방(해외 출판사)의 관심과 관계 없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작품 리스트를 정했다. 우리 뜻대로 리스트를 정하고, 그 번역 원고를 들고서 해외 출판사를 찾는 식이었다. 그런 ‘공급자 중심’ 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2010년에 들어서면서 확 바뀌었다.</p> </div> <div dmcf-pid="G3H8NXe75r" dmcf-ptype="general"> <p><strong>정책이 바뀌는 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strong></p> </div> <div dmcf-pid="H0X6jZdztw" dmcf-ptype="general"> <p>2011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영역판이 미국의 메이저 상업 출판사 랜덤하우스 크노프에서 출판된 게 계기가 되었다. 우리 번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다. 그 작품 이전까지 한국문학은 프랑스어권에서 어느 정도 강세를 보였는데, 가장 영향력이 크고 독자가 많은 영어권에서는 한국문학에 대한 반응이 거의 없었다. 영미 출판시장에서 번역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3%가 안 되고, 그 좁은 시장에서 전 세계 문학이 경쟁한다. 한국문학의 자리가 없었다. 한국문학 영문판이 나와도 소규모 출판사이거나 주로 대학 출판사였다. 그런데 신경숙 작가의 작품이 미국 상업 출판사에서 나왔고,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진입하는 등 전례 없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문학에 대한 상대방(해외 출판사)의 관심이 늘어났고,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여기는 작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 번역자가 김지영씨다. 3세대 번역가의 등장이라고 본다.</p> </div> <div dmcf-pid="XEgYqatsHD" dmcf-ptype="general"> <p><strong>한국문학 번역의 세대 구분을 하자면?</strong></p> </div> <div dmcf-pid="ZDaGBNFOXE" dmcf-ptype="general"> <p>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작업은 1968년 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 이후인 1974년 옛 문예진흥원에서 한국문학 번역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 첫 결과물이 1980년 홍콩의 한 출판사에서 나온 황순원 단편소설집 〈별〉이다. 이때부터 1990년대 초까지는 외국 문학을 전공한 한국인 교수들이 번역을 많이 했다. 1세대 번역이라 할 수 있다. 2세대 번역(~2010년대)은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 번역자와 한국어·문화에 밝은 외국인 번역자의 공동 작업이 많았다. 프랑스어권의 최현무·파트리크 모리스 팀, 최미경·장노엘 주테 팀, 독일어권의 김선희·에델투르트 김 팀, 스페인어권의 고혜선·프란시스코 카란사 팀 등 공동 작업을 하는 2세대 번역가들이 등장했다. 대산문화재단에서도 공동 번역을 조건으로 번역 지원을 하기도 했다. 3세대 번역자들은 ‘도착어’로의 표현 능력이 뛰어나고 ‘출발어(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은 원어민 번역자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국적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김지영씨의 경우, 어머니가 1세대 번역가라 할 수 있는 유영란씨다. 일찍부터 미국 유학을 했다. 그를 포함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번역한 허정범(안톤 허), 김혜순 시집을 번역한 최돈미씨 등을 3세대 번역가라고 할 수 있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102348" data-type="photo" dmcf-pid="5wNHbj3It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한강 작가(오른쪽)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 (왼쪽)는 3세대 번역가에 해당한다.ⓒEPA"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469eaxu.jpg" data-org-width="1280" dmcf-mid="8vQs5xvat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469eax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한강 작가(오른쪽)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 (왼쪽)는 3세대 번역가에 해당한다.ⓒEPA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1CDF4wzTGc" dmcf-ptype="general"> <p><strong>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한국문학 해외 번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strong></p> </div> <div dmcf-pid="thw38rqyGA" dmcf-ptype="general"> <p>한강 작가 작품의 파괴력이 컸고, 두 번째는 번역의 승리다. 2014년쯤, 대산문화재단에서 근무할 때 재단 관계자가 영국 출장을 가 포르토벨로북스 관계자를 만났다. ‘〈채식주의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흥미롭지만 상업적으로 자신이 없다’고 하더란다. 그 보고를 받고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출판 지원을 신청하도록 했다. 한강 작가의 경우, 2010년에 〈채식주의자〉가 베트남어로 번역된 게 처음이다. 2015년 〈채식주의자〉 영역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게 10권 정도였다. 한강 작가 작품이 28개 언어로 82건 번역되었는데,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후에 72건이 번역·출간된 것이다. 2015년 세계 무대에 서게 되었는데, 9년 만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거다. 벼락같은 축복이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102374" data-type="photo" dmcf-pid="Flr06mBWX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한강 작가의 번역출간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790wexi.jpg" data-org-width="1280" dmcf-mid="6X1xktnbt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5/sisain/20241105062723790wexi.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한강 작가의 번역출간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3Q2cyVsdYN" dmcf-ptype="general"> <p><strong>번역가 양성을 강조하던데.</strong></p> </div> <div dmcf-pid="0xVkWfOJ1a" dmcf-ptype="general"> <p>대산문화재단에서 일할 때, 번역원 사람들을 만나면 ‘대산과 경쟁하지 말고, 민간이 못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게 번역가를 양성하고 키우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번역아카데미가 있다. 2년제인데, 학생 80%가 외국에 있는 한국학과 등을 졸업하고 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위를 주는 번역대학원대학을 설립하고 싶었다. 자기 나라에 가서 교수가 되거나 문화기관에 취직하면 죽을 때까지 한국 문화로 먹고살며 알릴 거 아닌가. 교육부 인가만 나면 번역대학원대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수진을 강화하고 커리큘럼을 정비했다. 내가 원장으로 재임한 2022년 번역 인력 양성 예산이 41억원이었다. 계산해보니 60억원이면 번역대학원대학을 할 수 있겠더라. 그래서 국회를 설득했는데, 무산되었다. 내년 번역 인력 양성 예산이 21억원이라고 한다. 오히려 절반으로 줄여버렸다.</p> </div> <div dmcf-pid="pMfEY4IiXg" dmcf-ptype="general"> <p><strong>한국문학 해외 번역·소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처지에서 안타까움이 커 보인다.</strong></p> </div> <div dmcf-pid="Ud6rXPloXo" dmcf-ptype="general"> <p>문예진흥원 시절까지 합하면 한국문학 3000여 종이 해외에 소개된 것으로 추산한다. 일본의 경우 2020년대 초반 2만에서 2만5000종 사이로 추산하더라. 한국문학이 한 해 200여 종 해외에 소개되는 수준까지 왔지만,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하다. 노벨문학상은 한국문학이 거쳐야 할 관문이지 목표가 아니다. 나지브 마흐푸즈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이집트 문학이 세계문학이 아니잖나. 데릭 월컷이 받았다고 (섬나라) 세인트루시아의 문학이 세계문학이 되는가.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면서 내가 하려는 일은, 봄을 부르는 일이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제비 한 마리를 부르는 일이 아니다. 봄이 오면 제비도 오고 꽃도 피고 나무도 우거지고 강물도 흐른다. 번역 한 건 지원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성과가 쌓여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번역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까지 가는 게 목표다. 내가 번역가 양성을 중요하게 본 이유이기도 하다.</p> </div> <div dmcf-pid="uJPmZQSgtL" dmcf-ptype="general"> <p>※ 참고 자료:〈‘한국문학의 세계화’에서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으로〉, 곽효환, 〈아시아〉 2024 겨울호 게재 예정</p> </div> <p dmcf-pid="7iQs5xvaHn" dmcf-ptype="general">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p> <div dmcf-pid="zCDF4wzTZi" dmcf-ptype="general">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span>구독</span>] <b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span>후원</span>] <br>©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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