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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빨간 사과'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사과 농부의 한숨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9
2024-11-04 18:02:3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 경남 함양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14년 차 농부 마용운의 이야기</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bid90g2IL"> <p dmcf-pid="UUxP7Zdzrn" dmcf-ptype="general">[변정정희 기자]</p> <p dmcf-pid="u4Ng6qkPIi" dmcf-ptype="general">사과밭에 처음 가보았다. 가을을 맞아 빨갛게 혹은 노랗게 열매 맺은 사과나무는 무척 멋졌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마트 판매대 위의 사과는 그저 먹음직스러운 과일이었는데, 나무에 달린 사과는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다. 먹는 것 이상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밭을 안내해 준 농부는 곁에서 느린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사과가 훨씬 많이 달려 있어야 해요." 사과나무를 보고 느끼는 서로 다른 감정은,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그와 나의 차이였다. 농부와 농부가 아닌 이의 거리.</p> <div dmcf-pid="78jaPBEQDJ" dmcf-ptype="general"> 자신만의 기후가 있다. 어느 곳에 머무는지에 따라 체감하는 기후가 다르다. 도시에서는 때아닌 가을 태풍이 불면 좀 더 두꺼운 옷을 꺼내고 우수수 짧게 끝난 단풍을 아쉬워한다. 장마가 길면 제습기를 틀고 더위가 심하면 냉방기를 켠다. 그렇다면 농촌에서는 어떨까? 지난 10월 중순 함양 사과농장과 서울 농부시장에서 두 차례 걸쳐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14년 차 사과 농부 마용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6ANQbDxmd"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2082ibzz.jpg" data-org-width="600" dmcf-mid="YvTK1v8ts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2082ibz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경남 함양 운곡리 사과밭에서 만난 마용운 농부</td> </tr> <tr> <td align="left">ⓒ 이익형</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ohIaMTNIe" dmcf-ptype="general"> <strong>사과가 사라진다고?! 이토록 이상한 사계절을 지나며</strong> </div> <p dmcf-pid="BglCNRyjOR" dmcf-ptype="general">"저희 밭 사과 재배 면적의 절반은 후지(사과 품종 중 하나로 '부사'라고도 부르며, 10월 말에 수확한다)예요. 근데 열매가 잘 안 맺혔어요.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서 많이 줄 걸로 예상이 돼요."</p> <p dmcf-pid="bzeMBtnbmM" dmcf-ptype="general">봄에 사과꽃이 피고, 꽃 진 자리에 맺힌 열매가 여름 내내 여물고, 잘 익은 열매를 가을에 수확하고, 추운 겨울이면 쉬면서 다음 봄을 준비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사과 농사이다.</p> <p dmcf-pid="KqdRbFLKwx" dmcf-ptype="general">언제부터였을까? 얼어버린 봄, 썩는 여름, 젖은 가을, 더운 겨울, 이토록 이상한 사계절 속에 사과 농사가 엉망이 된 것은. 마용운이 처음 사과 농사를 시작한 것은 2011년. 그의 기록에 따르면 농사 첫 해 사과꽃이 피기 시작한 날은 4월 28일이었다.</p> <p dmcf-pid="9BJeK3o9EQ" dmcf-ptype="general">그런데 매해 조금씩 개화가 빨라지더니 급기야 지난해는 20일이나 앞당겨 꽃이 피었다. 봄이 빨라진 탓이다. 꽃이 일찍 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농사를 일찍 시작하면 되는 일일까? 때아닌 4월 초에 핀 꽃은 이후 한두 번씩 찾아오는 한파로 인해 얼어버리는 냉해 피해를 보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꽃이 얼어 죽으면 열매는 맺히지 않는다.</p> <div dmcf-pid="2KnJ2paVmP" dmcf-ptype="general"> "2018년 4월 8일. 진짜 잊을 수가 없는 날짜예요. 벚꽃이 활짝 피고 난 이후였는데, 눈이 오고 영하 4.5도까지 내려갔어요. 아침에 문을 열었는데 하얗게 눈 쌓인 것을 보고 '올 한 해 농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완전히 망쳤구나' 낙담하면서 울었어요."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V9LiVUNfO6"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3437vmdd.jpg" data-org-width="1280" dmcf-mid="1K8DJ4IiO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3437vmd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시월 중순 때아닌 가을에 핀 사과꽃</td> </tr> <tr> <td align="left">ⓒ 이익형</td> </tr> </tbody> </table>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f2onfuj4s8"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4808uaqd.jpg" data-org-width="1440" dmcf-mid="tR2b5S41D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4808uaq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2018년 4월 8일 눈을 맞아 냉해 입은 사과꽃</td> </tr> <tr> <td align="left">ⓒ 마용운</td> </tr> </tbody> </table> <div dmcf-pid="48jaPBEQm4" dmcf-ptype="general"> 하늘에서 내리는 봄눈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운 좋게 겨우 살아남은 꽃들이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열매가 쑥쑥 자라야 할 여름이 터무니없이 덥다. 사과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식물이다.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잎에서 당을 만들어 열매를 키우지만, 너무 더우면 그 에너지를 열 식히는 데 사용해 버린다. 열매가 크지 않고 속도 단단히 여물지 않아 작고 퍼석거리는 사과가 되는 것이다. 발색도 좋지 않다. </div> <p dmcf-pid="86ANQbDxsf" dmcf-ptype="general">사과를 빨갛게 만드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15~20도 사이의 온도에서 생성된다. 올여름은 9월 말까지 폭염이 가시지 않았고 최장 열대야 속에 밤 기온조차 20도 아래로 내려간 적이 드물었다. 8월 말부터 수확해야 할 홍로 품종은 추석이 지나도 빨갛게 익지 않아 수확시기를 넘겨버렸다. 여름이 더워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가 자주 오며 습도가 높아진 탓에 탄저병이 맹위를 떨쳤다.</p> <p dmcf-pid="6PcjxKwMrV" dmcf-ptype="general">탄저병은 열매에 까만 점이 생기며 점차 썩어들어가는 곰팡이병으로 매년 확산하는 추세다. 수확의 계절인 가을도 방심할 수 없다. 어렵게 키워낸 사과는 때아닌 가을장마와 태풍으로 수확 전에 속절없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다행히 올해는 큰 태풍이 비껴갔지만, 내년에는 어떨지 모른다.</p> <p dmcf-pid="PC3tlEuSI2" dmcf-ptype="general">"예측하는 게 너무 어렵죠. 점점 더워질 거라는 것은 예상되지만, 그 영향으로 폭염이 어떤 식으로 오고, 폭우는 어떻게 내릴지, 태풍은 어떻게 올지 늘 걱정이죠."</p> <p dmcf-pid="Qh0FSD7vs9" dmcf-ptype="general">올 초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금사과' 논란은 기후위기 속에 탄생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냉해와 탄저병으로 인해 전년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소비자들은 사과 가격이 2배 이상 뛰고 나서야 심각성을 알았지만, 농부들은 이미 온몸으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어쩌다 한 번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대구 사과' 대신 강원도 '양구 사과'를 먹을 수 있지만,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50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사과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p> <p dmcf-pid="xlp3vwzTOK" dmcf-ptype="general"><strong>과연 스마트팜과 바나나가 사과를 구할 수 있을까?</strong></p> <p dmcf-pid="yPcjxKwMDb" dmcf-ptype="general">만약 사과밭에 지붕을 씌워주고 첨단기기를 이용해 빛과 온도, 습도를 조절해 주면 어떨까? 상상이 아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팜'이다. 자동화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환경제어를 하는 최신 시설농업기술이다.</p> <p dmcf-pid="WQkAM9rREB" dmcf-ptype="general">"그런 걸 누가 하겠어요? 그림의 떡이죠."</p> <p dmcf-pid="YxEcR2meIq" dmcf-ptype="general">누구보다 간절할 농부 마용운은 달콤한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왜일까? 스마트팜은 최소 몇 억 원 단위의 초기 투자 비용이 들고, 스마트 장비를 이용하려면 첨단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농업소득은 가구당 연 1천만 원을 겨우 넘으며, 농부들의 평균 연령은 약 67세이다.</p> <p dmcf-pid="GkYyDLZwrz" dmcf-ptype="general">영세한 고령층이 대다수인 농민들에게 스마트팜은 꿈같은 이야기다. 물론 정부에서 무상으로 지원하고 젊은 층이 농촌으로 들어온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후위기의 대안은 될 수 없다. 시설 안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 환경에서라면 스마트팜은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주범이 될 것이다.</p> <div dmcf-pid="HEGWwo5rm7" dmcf-ptype="general"> 현재 스마트팜을 지을 수 있는 곳은 자본과 기술을 가진 큰 기업일 뿐인데도 정부는 많은 예산을 쏟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사이 현실에서는 한여름 폭염으로부터 사과나무는 물론 농부들마저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XDHYrg1mm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6130evyd.jpg" data-org-width="1280" dmcf-mid="FqyScJGkr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6130evy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노지에서 자라고 있는 사과나무</td> </tr> <tr> <td align="left">ⓒ 이익형</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vupymBWIU" dmcf-ptype="general"> 대책 없는 기후위기 앞에 농민들이 절망하고 있을 때, 정부는 수입 과일인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먹으라고 홍보한다. 이미 엄청난 양의 외국산 과일이 수입되고 있다. 값비싼 금사과 앞에 지갑이 얇은 소비자는 조금이라도 더 싼 과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싸고 달콤한 수입 과일은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먼 거리를 이동해 식탁까지 왔다. 바나나를 사 먹을 수 있겠지만 절대 기후위기의 대책이 될 수는 없다. 농산물값이 치솟을 때마다 값싼 외국산을 수입하는 일은 기후위기를 가속할 뿐이고, 우리 사과를 영영 사라지게 만드는 일이다. 과연 사과가 사라진 땅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div> <p dmcf-pid="5T7UWsbYwp" dmcf-ptype="general">"정부의 대책은 농민으로서 너무 실망스럽죠. 올해 같은 폭염, 지난해 같은 폭우가 근래에 계속되는 것을 뻔히 보고 있는데 기후위기에 대해서 정책적인 전환과 대책을 내세우지 않고 거꾸로 가고 있잖아요. 석탄화력발전소를 되살리고 있고, 핵발전소를 더 많이 짓겠다고 하고. 답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답답하죠."</p> <p dmcf-pid="1yzuYOKGs0" dmcf-ptype="general"><strong>호밀과 보리가 자라는 초록의 사과밭</strong></p> <p dmcf-pid="tohIaMTNO3" dmcf-ptype="general">마용운이 처음부터 농부였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 꿈은 과학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자였고 대학에서 유전공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유전자조작농산물(GMO)과 환경호르몬 문제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과 농사를 짓던 부모님의 권유로 농부의 길에 들어섰다. 벌써 14년째, 전 세계 기후위기를 살피던 환경운동가 시절보다 농부가 된 지금이 기후위기를 더 가깝게 느낀다. 그는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까?</p> <p dmcf-pid="FglCNRyjDF" dmcf-ptype="general">"굉장히 많이 후회하죠. (웃음) 사과 농사라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안 했죠. 처음에는 농사일의 강도가 너무 세서 힘들었는데 몇 년 지나 몸에 익고 나니 기후위기가 닥쳐서 해마다 너무 어려워지고 있어요."</p> <p dmcf-pid="3aShjeWAIt" dmcf-ptype="general">기후위기가 심각해질수록 농부들은 농약에 기댄다. 더 덥고 습해져 병충해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 농약을 더 치고, 화학 비료를 더 주고, 제초제를 더 뿌려서 사과를 크고 빨갛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기상이변으로 갑자기 몇 천만 원씩 손해 본 경험이 있는 농부들은 그럴 기미만 보여도 농약을 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p> <p dmcf-pid="0kYyDLZwm1" dmcf-ptype="general">농부 마용운은 기후위기에 맞서기로 했다. 어쩌면 실험이란 말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매년 사과 연구소를 찾아 열심히 공부하며 배운 대로 농약 사용을 줄였다. 주위의 걱정과 달리 탄저병이 창궐했을 때 농약을 적게 사용한 그의 밭이 가장 피해가 적었다. 제초제를 쓰는 대신 필요할 때 직접 풀을 깎기로 했다. 약 한 번이면 끝날 일을 대신 예초기를 매고 여름내 끙끙거렸다.</p> <div dmcf-pid="pEGWwo5rs5" dmcf-ptype="general"> 깎은 풀은 다시 밭에 돌려줘 거름이 되게 했다. 가을이 되면 오히려 풀을 더 심었다. 먹지도 않을 호밀과 보리 씨앗을 뿌렸다. 그러고 보니 그의 사과밭은 주변에 비해 유난히 푸르렀다. 단순히 올해 빨간 사과가 덜 맺혀서 푸르게 보이는 것만은 아니었다. 제초하지 않아 길게 자란 풀과 막 싹을 틔워 자라기 시작한 호밀로 인해 사과밭이 초록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호밀과 보리는 겨우내 죽지 않고 자라 이른 봄에는 어린이 키만큼 자란다. 잎을 떨군 사과나무가 쉬는 동안 대신해서 탄소를 흡수하는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UDHYrg1mI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7465gkmq.jpg" data-org-width="1280" dmcf-mid="3pCsoQSgs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7465gkm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사과나무 사이로 호밀과 보리가 자라기 시작한 사과밭</td> </tr> <tr> <td align="left">ⓒ 이익형</td> </tr> </tbody> </table> <div dmcf-pid="ukYyDLZwwX" dmcf-ptype="general"> 최근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농업 분야에서 퍼머컬처(Permerculture)가 등장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이란 뜻으로, 땅을 가는 경운을 하지 않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농업을 말한다. 처음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다. 농약을 사용하는 마용운은 자신의 농사는 퍼머컬처에 닿으려면 한참 멀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분명 퍼머컬처의 방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모든 농부가 퍼머컬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div> <p dmcf-pid="7EGWwo5rsH" dmcf-ptype="general">"사실 퍼머컬처는 어려울지 몰라요. 왜냐하면 사과를 재배하는 게 관상용이나 조경용이 아니잖아요? 열매를 팔아서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아무래도 농약을 안 쓰는 게 되게 어렵죠. 근데 저처럼 농약을 쓰면서도 풀을 조금 더 키우는 방식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p> <p dmcf-pid="zDHYrg1mwG" dmcf-ptype="general">어쩌면 마용운은 미련한 농부일 수도 있다. 쓰레기 대란을 보며 비닐을 쓰지 않기 위해 사과의 착색을 돕는 반사필름을 걷어버렸고, 스티로폼을 쓰지 않기 위해 포장재를 단가가 높은 종이로 바꿔버렸다. 한 명의 농부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갑자기 기상이변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성실한 미련함이 당장 돈이 되는 사과는 못 만들겠지만, 미래의 사과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p> <p dmcf-pid="qOt5CcphOY" dmcf-ptype="general"><strong>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일</strong></p> <p dmcf-pid="BIF1hkUlDW" dmcf-ptype="general">홍로, 아리수, 루비에스, 황옥, 피크닉, 시나노스위트, 시나노골드, 홍옥, 후지, 감홍, 능금. 이 아름다운 낱말들은 농부 마용운의 사과밭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사과 품종의 이름이다. 이중 우리는 몇 개의 이름을 알고 있을까? 예전에는 능금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와 색, 맛의 사과들이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일본에서 개발한 크고 달며 저장성이 좋은 후지가 들어오면서 많은 사과 품종이 자취를 감췄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몇 개의 품종만 남은 것이다. 그런데 만약 어느 날 후지에게 취약한 병해충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될까?</p> <div dmcf-pid="bC3tlEuSDy" dmcf-ptype="general"> "다양한 품종을 심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이죠. 지난해 지독한 냉해 속에서도 꽃피는 시기가 며칠 차이가 나서 살아남은 품종이 있어요. 5년 전에 심은 시나노골드도 빨갛게 만들 필요가 없으니 착색 문제가 해결되어서 심은 거죠. 앞으로 기후위기 속에서 어떤 사과를 재배해야 덜 피해를 볼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KxEcR2meO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8767fgvr.jpg" data-org-width="1280" dmcf-mid="0v3tlEuSE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4/ohmynews/20241104175708767fgv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서울 농부시장에서 10가지 사과를 소개하고 있는 마용운 농부</td> </tr> <tr> <td align="left">ⓒ 변정정희</td> </tr> </tbody> </table> <div dmcf-pid="9MDkeVsdOv" dmcf-ptype="general"> 최근 마용운은 사라졌다고 알려진 조선시대 능금을 어렵게 구해 심었다. 외국 품종이 대다수인 국내 사과 시장이 아쉬워서 근래 개발되고 있는 우리나라 품종도 계속해서 심어보고 있다. 어떤 사과는 맛이 좋지만 표면이 거칠게 나왔고, 어떤 사과는 냉해 피해를 많이 입기도 했다. 또 어떤 사과는 몇 개나 열릴지 아직 미지수다. 여러 품종의 사과를 심는 건 더 큰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맞서는 농부에겐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div> <p dmcf-pid="2364pGMUOS" dmcf-ptype="general">"이제는 기후변화의 파국을 막기 어렵겠다고 생각해요. 근데 어떻게 하겠어요? 탄소 몇 그램이라도 흡수하는 데 보탬이 돼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이라도 덜 위험한 사회가 되지 않겠어요? '계란에 바위 치기'라는 거는 너무나 자명하죠. 하지만 어른이 된 책임감이랄까? 이거라도 좀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이에요."</p> <p dmcf-pid="V0P8UHRusl" dmcf-ptype="general">가을이 무르익는다. 사과나무에 열매가 달리고 있다. 어쩌면 빨갛고 노란 사과가 아니라 푸른 지구가 열매 맺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콤달콤한 과즙으로 꽉 찬 지구, 곳곳이 무르고 병든 지구, 더는 맺히지 않을 지구. 앞으로 우리는 어떤 열매를 먹을 수 있을까?</p> <p dmcf-pid="fpQ6uXe7wh" dmcf-ptype="general"><strong>[필자 소개] 변정정희: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방송 작가로 활동했으며, 요즘 새로운 글쓰기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를 함께 썼습니다.</strong></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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