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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손을 내밀어줬으면"…10대 마음건강은 '응급상황' [청소년 마음건강 심층 기획]

온카뱅크관리자

2024-11-04 14: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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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뉴스12]
 370명.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 청소년의 숫자입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숨진 10대는 7.9명으로 1983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1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8년째 자살.
 
 최근 12개월 동안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도 성인의 3배에 이릅니다. 
 
 이처럼 그 어떤 질병이나 사고보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건 바로 마음건강인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목도나 지원체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EBS 뉴스는 오늘부터 연속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수면 아래서 곪아가고 있는 10대들의 목소리를 서진석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18살인 정빈 양. 
 
 중학생 때부터 우울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부모님의 공부 압박이 특별히 심한 것도 아니었지만, 막연한 학업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인터뷰: 정빈 / 자살 시도 청소년
 "초등학교 때부터 애들이 서울대 못 가면 엄마가 날 죽인다든지…(저도) 다른 애들이랑 경쟁해야지. 내가 잘하는 애들이랑 경쟁을 해야지. 얘 왜 이렇게 잘하지? 난 더 잘해야 되는데…."
 
 하지만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 전까진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만 비춰졌습니다. 
 
 "진짜 무난하게 평범하게 소심한 사람이었어요. 누군가가 제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느낌."
 
 우울증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마음건강 문제는 공부 고민이나 또래 간의 갈등처럼, 누구나 겪을 법한 사소한 균열에서 시작될 때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털어놓고, 의지할 대상이 없을 때 발생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우울감을 느끼다가 환청까지 시달리게 된 하영 양도 그랬습니다.
 
 "즐거워? 행복해? 기억해, 넌 혼자야."
 
 어렵게 용기를 내서 자기 상황을 고백해 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다 같이 있는 강당 같은 자리에서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따로 부르신 거예요. 애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너 불안장애 있다며, 사람 많은 데 있어서 괜찮아?'(라고 물었다)."
 
 오히려 주변의 편견과 과잉반응에 상처를 받으면서, 스스로를 혐오하고 자해를 반복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하영(가명) / 자해 청소년
 "처음에는 내가 살아있으면 안 되는구나, 나는 이 세상에 없어야 되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에는 딱 그렇게 했었는데 점점 강도가 세지고 지금은 중단한 상태지만 아직까지도 충동이 오는…."
 
 자해나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아동·청소년은 최근 4년 새 2천 명이 늘었고, 우울증 치료를 받은 10대 청소년도 52%나 급증했습니다.
 
 수면 아래서 곪아가고 있는 위기 신호는 훨씬 더 많습니다.
 
 아이들이 절실하게 호소하는 것도, 어렵게 보낸 위험 신호를 사춘기의 예민함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달라는 겁니다. 
 
 "저는 그저 그냥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주면 그 손을 잡을 용기가 있을 뿐이었는데…."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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