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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딸 가진 부모끼리 상견례 자리에서 [열한 가지 결혼 이야기 ⑥]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4-10-23 06:38:0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부부 열한 쌍이 각자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내고 법원에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신청을 했다. 동성결혼 법제화를 위한 이른바 ‘혼인평등소송’이 시작됐다. 소송에 참여하는 열한 쌍 부부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전한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VHuxTyjXc"> <p dmcf-pid="QUNFwqBWf5" dmcf-ptype="general"><span>‘주여! 동성 커플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2013년 9월7일 동성 부부인 김조광수·김승환씨가 결혼식을 올리자 ‘한국기혼자협회’에서 재치 있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하늘은 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들의 혼인신고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14년 5월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span></p> <p dmcf-pid="yhVsxTyjVX" dmcf-ptype="general"><span>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4년 10월10일, 혼인신고 불수리증을 받은 동성 부부 열한 쌍, 총 스물두 명이 모여 법원에 불복 신청을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앞으로 한국에서도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가 인정받게 된다. 2024년 10월 현재, 동성결혼이 가능한 나라는 전 세계 39개국이다.</span></p> <p dmcf-pid="Yuj3rBbYqG" dmcf-ptype="general"><span>〈시사IN〉은 혼인평등소송에 참여하는 원고 열한 쌍 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모습도 모두 다른 이들의 집안 풍경은 다채로우면서도 비슷했다. 서로를 돌보고, 일상을 나누고,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은 마주 보고 웃고 마는, 지극히 평범한 부부의 모습이었다. 세상의 모든 커플들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이어서, 이게 기사가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span></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G7A0mbKG2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1769ntal.jpg" data-org-width="1280" dmcf-mid="4fMTL51mV3"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1769nta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황윤하씨(오른쪽)와 아내 박이영글씨(왼쪽)가 각자 고양이 데미, 강아지 라이언의 사진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은 황씨의 어머니 한은정씨(가운데)의 지지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시사IN 신선영 </figcaption> </figure> <p dmcf-pid="XPlfGRe7qy" dmcf-ptype="general">딸의 결혼에 엄마가 나서서 축하해주는 이유가 뭐냐는 새삼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마다 <strong>한은정</strong>씨(53)는 당황스럽다. “결혼은 한 개인의 역사에서 가장 큰 이벤트잖아요. 동성 부부라고 해서 다르지 않고 피해 갈 이유도 없고요. 자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행복을 빌어주는 일이 사실 특별한 일은 아니거든요.”</p> <p dmcf-pid="5Vsbv6P3qv" dmcf-ptype="general">그의 딸 <strong>황윤하</strong>씨(30)가 자신의 첫 커밍아웃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엄마도 놀라서 저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하셨어요. 그럼에도 제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던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엄마가 나를 이해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제가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셨거든요.” 윤하의 아내 <strong>박이영글</strong>씨(34)가 웃음을 터뜨리며 덧붙였다. “나중에는 어머님이 먼저 부암동으로 결혼식장을 알아보러 가자고 하셨어요.”</p> <p dmcf-pid="tfOKTPQ0Kl" dmcf-ptype="general">2021년 2월 소개팅 앱에서 만난 윤하와 영글은 자연스럽게 살림을 합쳤다. 윤하의 고양이 데미(7), 입양한 강아지 라이언(5)과 함께 ‘2인 1묘 1견’ 가정을 꾸렸다. 윤하는 영글의 ‘개그 코드’가 좋았다. 영글은 윤하 앞에서만은 ‘가오’를 잡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좋았다. 영글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 윤하의 어머니 은정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좋은 거죠. 이유야 나중에 만들어 붙이는 거고요. 예쁘고, 사리분별 정확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딸이 좋아하니까. 그거면 충분하지요.”</p> <p dmcf-pid="3j3oqEDx9C" dmcf-ptype="general">상견례 자리는 웃음이 넘쳤다. “아무리 검색해봐도 전부 비성소수자 부부들의 상견례 후기밖에 없는 거예요.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없으니까 ‘이게 맞는 건가 저게 맞는 건가’ 싶어서 사실 엄청 긴장했어요. 둘이서 한 접시도 못 먹고 남겼거든요(윤하).” “그랬어? 나는 전혀 몰랐네. 정말 유쾌한 자리였거든요. 보통 딸 가진 부모와 아들 가진 부모는 입장이 다르니까 혼수며 예단이며 미묘한 신경전이 있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어요. 아이들 어렸을 때 이야기를 서로 들려주고요(은정).”</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0A0gBDwMBI"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황윤하씨(왼쪽)와 박이영글씨가 황씨의 부모님 집에서 즐기는 게임을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1947zqyu.jpg" data-org-width="1280" dmcf-mid="8lqkfICnK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1947zqy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황윤하씨(왼쪽)와 박이영글씨가 황씨의 부모님 집에서 즐기는 게임을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figcaption> </figure> <p dmcf-pid="UiHR3gaVVs" dmcf-ptype="general">2022년 11월19일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춤을 추면서 입장하자는 윤하의 제안에 ‘부끄러워서 못하겠다’던 영글은 통로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들썩들썩 춤을 췄다. 은정씨는 훌라를 같이 배우는 사람들과 춤을 추고 축가를 불러주었다. “엄마가 이렇게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알릴 줄은 몰랐어요. 다른 가족들, 직장 동료들에게까지 다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더 이야기하고 다녀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윤하).” “가까운 관계인 사람들이 이 상황을 모르면 우리 딸이 불편해질 수 있으니까 일부러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다녔어요(은정).”</p> <p dmcf-pid="7bD7CVf5br" dmcf-ptype="general">두 사람이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고 혼인평등소송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든든한 부모님 덕분이었다. “정말 운이 좋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래서 우리가 한 발자국 나서는 게 더 쉽지 않을까 싶었어요.” 영글이 말했다. 윤하는 지금도 결혼한 부부이지만, 법적으로도 부부가 되면 일상이 꽤 달라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함께 운동을 다니거나 부동산에 집을 보러 가도 저희 관계를 굳이 밝히지 않거든요. 말이 길어지니까요. 그런데 ‘아내예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으면 ‘뉴스 좀 보세요’ 하면 그만이고요.”</p> <p dmcf-pid="qfOKTPQ09D" dmcf-ptype="general">인터뷰에 기자회견까지는 무리라며 손사래를 치던 은정씨는 “엄마가 이야기를 하는 게 도움이 된대”라는 딸의 한마디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고르던 은정씨가 말했다. “사랑은 말리는 게 아닌 것 같아요.”</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B4I9yQxp9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박이영글씨(왼쪽)와 황윤하씨가 얼굴을 드러내고 소송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부모님 덕분이다. ⓒ시사IN 신선영"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2113clbn.jpg" data-org-width="1280" dmcf-mid="6kA0mbKGf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23/sisain/20241023063522113clb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박이영글씨(왼쪽)와 황윤하씨가 얼굴을 드러내고 소송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부모님 덕분이다. ⓒ시사IN 신선영 </figcaption> </figure> <p dmcf-pid="KMT6ZJiBfc" dmcf-ptype="general"> </p> <p dmcf-pid="9RyP5inbBA" dmcf-ptype="general">나경희 기자 didi@sisain.co.kr</p> <p dmcf-pid="2A0gBDwMqj" dmcf-ptype="general">▶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span>구독</span>] <b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span>후원</span>] <br>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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