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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집에 가자 할 때 안 오던 네가, 소설 통해 세계로 뻗는구나"... '소년이 온다' 엄마의 눈물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
2024-10-11 14:17:2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소년이 온다' 故 문재학 모친 김길자씨 인터뷰]<br>5·18 당시 계엄군 총격에 숨진 17세 아들<br>'폭도' 모는 정권에 맞서 평생 투사가 된 母<br>노벨상 소식에 "5·18 세계에 알려줘 감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agYgvlot6">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2P6r6kA818"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오른쪽)씨가 지난해 3월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5·18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 대표와 면담에 앞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와 함께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4892hjvv.jpg" data-org-width="640" dmcf-mid="BH6r6kA8Z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4892hjvv.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오른쪽)씨가 지난해 3월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5·18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 대표와 면담에 앞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와 함께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figcaption> </figure> <blockquote class="quote_frm" dmcf-pid="fRMIMrDx1f" dmcf-ptype="blockquote1">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br> <br>한강 '소년이 온다' </blockquote> <p dmcf-pid="f0Sj8cj4tr" dmcf-ptype="general">소설가 한강의 대표작 '소년의 온다'의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던 순간을 김길자(83)씨는 잊지 못한다. 1980년 5월의 광주, 위험하다는 만류에도 '민주주의'를 외치며 버티던 열 일곱 아들 문재학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평범한 어머니였던 김씨는 이후 아들의 폭도 누명을 벗기기 위한 '투사'가 됐다. 아들을 잃은 삶은 하루하루가 늘 장례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세월이 흘러 아들은 '폭도'에서 '열사'로 바로 잡혔지만 그렇다고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렇게 아프게 보낸 아이가, 소설의 주인공이 됐단다. 그것이 '소년이 온다'였다.</p> <p dmcf-pid="815Q54VZt2" dmcf-ptype="general">아들의 죽음을 알리려 평생을 싸운 어머니에게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더 각별하고, 감격스러웠다. <strong>"작가님 덕에 5·18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될 텐데, 제가 백 번 투쟁한 것보다 더 큰 힘이죠."</strong> 1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연신 눈물을 훔치며 고마움을 표했다.</p> <hr class="line_divider" dmcf-pid="6t1x18f5H9" dmcf-ptype="line"> <h3 dmcf-pid="PFtMt6411K" dmcf-ptype="h3">그날 광주, 열 일곱살 아들을 잃다</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Q7unueMUZ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최종 전남도청 진압 직후, 교련복을 입은 고등학생 안종필·문재학 열사가 사망한 모습. 2021년 공개됐다. 이 사진은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기자였던 노먼 소프씨가 진압 2시간여가 지나 오전 7시30분쯤 가장 먼저 내부에 진입해 촬영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6233cxtp.jpg" data-org-width="640" dmcf-mid="bC4D4ANft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6233cxt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최종 전남도청 진압 직후, 교련복을 입은 고등학생 안종필·문재학 열사가 사망한 모습. 2021년 공개됐다. 이 사진은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기자였던 노먼 소프씨가 진압 2시간여가 지나 오전 7시30분쯤 가장 먼저 내부에 진입해 촬영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figcaption> </figure> <p dmcf-pid="xz7L7dRu5B" dmcf-ptype="general"><strong>"애를 25일, 26일 두 번이나 데리러 갔어요. 근데 재학이가 버티는 거야."</strong></p> <p dmcf-pid="4N6pluph1w" dmcf-ptype="general">40년이 훌쩍 지났지만, 김씨는 아직도 1980년 5월이 생생하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재학이 시위에 간 건 5월 21일. 목이 쉰 채 돌아온 아들은 그날 이후 매일 전남도청 앞에 나갔다. 그러다 계엄군이 들이 닥친다는 소식에 남편과 함께 재학을 데리러 갔다. 그런데 앳된 얼굴의 아들은 퍽 단호했다. "'엄마, 어떻게 나만 살수가 있어' 어린애가 그렇게 말하는데 할말이 없대요." 그렇게 불안을 달래며 돌아섰는데, 돌아온 건 비보였다. 재학은 27일 새벽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작전 도중 사망했다. </p> <p dmcf-pid="WbBaBnJqXz" dmcf-ptype="general">계엄군 발포 소식에 김씨는 머리가 멍해졌다고 했다. '도청에 있는 사람 다 죽었겠네'라는 생각이 막연히 들다 '우리 애도 거기 있는데'하고 무너졌다. 날이 샌 뒤 달려간 도청은 물청소라도 한 건지 아무 흔적 없이 깨끗했다. 가족, 담임 선생님까지 뛰어들어 수소문한 끝에 망월묘지공원 땅을 파헤쳐 암매장 된 아들의 주검을 찾았다. <strong>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그때 광주에선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관도 없었어. 수의 한 벌도 못해줬고…"</strong></p> <p dmcf-pid="8N6pluphZD" dmcf-ptype="general">그 한(恨)으로 남은 기억을 동력으로 김씨는 투사가 됐다. 아들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고, '폭도'로 모는 전두환 정권과 싸웠다. 집회 중 경찰에게 머리채를 잡혀 내팽겨치면서 "이X들 유족만 아니면 싹 다 묻어 버리는 건데"라는 폭언을 듣거나, 무전기에 머리를 폭행당해 여덟 바늘을 꿰맬 정도로 피투성이가 된 적도 있다. 매사 감시를 당헸고, 강압적인 진압에 유족들은 겁을 먹고 움츠러 들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아들을 생각하며 꿋꿋하게 버텼다. 그리고 우직한 노력 끝에 재학은 수 십년 만에 유공자로 인정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p> <hr class="line_divider" dmcf-pid="GV2c2ao9Xu" dmcf-ptype="line"> <h3 dmcf-pid="HfVkVNg2ZU" dmcf-ptype="h3">소년이 온다, 어머니는 위로 받았다</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X4fEfjaVG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1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도서검색대에서 한 시민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도서 위치를 찾아보고 있다. 광주=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7554hptk.jpg" data-org-width="640" dmcf-mid="KozozJe75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11/hankooki/20241011140047554hpt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1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도서검색대에서 한 시민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도서 위치를 찾아보고 있다. 광주=뉴시스 </figcaption> </figure> <p dmcf-pid="ZAjXjWTN50" dmcf-ptype="general">김씨는 2014년 발간된 '소년이 온다'를 한동안 보지 못했다. 처음엔 '우리 애를 왜'라는 의문이었고, 그 다음엔 아들의 마지막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다. 그러나 소설은 자체로 큰 위로가 됐다. "<strong>억지로라도 데리고 나왔어야 됐는데, 하는 죄책감에 오래 시달렸거든요. 그런데 재학이가 끝까지 남아 싸워 소설 주인공도 되고. 장하다는 생각만 들어요. 뭔가를 남기고 갔구나하고.</strong>"</p> <p dmcf-pid="5cAZAYyjG3" dmcf-ptype="general">무엇보다 소설은 김씨가 그간 싸워온 이유와 맞닿아 있다. 바로 재학의 죽음과 5·18의 진실을 널리 알리는 것. 김씨가 청와대, 광화문 등 전국 곳곳을 돌 때만 해도 5·18은 국내에도 얼마 알려지지 않았다. "<strong>엄마가 가자고 할 때 안 오던 네가 소설까지 나왔구나. 노벨상도 탔으니 세상이 다 알게 되겠구나, 했죠.</strong>" 노벨위원회는 '소년이 온다'에 대해 "1980년 한국군이 자행한 학살 사건에서 살해된 인물, 역사의 희생자들에게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 책은 이 사건을 잔혹한 현실화로 직면함으로써 증인문학의 장르에 접근한다"고 평가했다.</p> <p dmcf-pid="1kc5cGWAYF" dmcf-ptype="general">인터뷰 말미 김씨는 한강 작가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strong>내가 무섭거나 사람들 앞에 설 때 항상 새기는 말이 '재학이가 못 다 이룬 민주주의, 엄마가 다 이룰게'거든요. 그 외로움과 두려움을 작가님 소설 때문에 좀 덜었어요. 든든하고 감사합니다.</strong>" 소설은 '장례식이 된' 김씨의 삶을 자체로 어루만져줬다.</p> <p dmcf-pid="tOsUsF1mXt" dmcf-ptype="general">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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