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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알츠하이머병 치매의 20% 이상이 ‘오진’이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10-06 17:03:5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증상으로 혈관성 치매·루이체 치매와 구분 어려워 전문가 “3차 병원에서 아밀로이드 PET 검사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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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영국 공영방송사 BBC는 2022년 알츠하이머병 오진 사례를 보도했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7년 동안 힘든 삶을 이어온 60대 남성 알렉스 프레스턴이 최근 받은 재검사에서 오진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알츠하이머병 진단율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비단 영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세계 최고 뇌 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니가타대학 뇌연구소가 치매 환자 558명을 조사했더니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의 약 40%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질환이 발견됐다. 가키타 아키미 교수는 "이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었던 환자들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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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freepik"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5079gmtm.jpg" data-org-width="800" dmcf-mid="HfVDjgLKO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5079gmtm.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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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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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B12 결핍도 알츠하이머병과 비슷
 미국신경학회(AAN)는 2011년 이 문제를 아예 공론화했다. 미국 호놀룰루 쿠아키니 메디컬센터의 론 화이트 박사가 알츠하이머병 진단 후 사망한 221명의 뇌를 부검했더니 절반 이상에서 알츠하이머병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특히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오진율이 높았다. 이들의 뇌에서는 다른 질환(뇌경색·루이체 치매·해마 경화증·대뇌 위축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 이어 미국알츠하이머협회는 2016년 국립알츠하이머센터에 등록된 1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 '5명 중 1명이 오진'이라고 발표했다. 반대로 알츠하이머병을 발견하지 못한 비율도 비슷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병력·인성 검사·진찰·신경학적 검사 등을 종합한 기준에 맞춰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했다. 지금은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기기로 진단한다. 이런 장비를 갖춘 전문의료기관의 알츠하이머병 진단율은 약 80%다. 훈련받은 전문 의료인이 부족하고 검사 장비도 없는 1·2차 의료기관에서는 이 진단율이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증상이나 MRI 검사로는 알츠하이머병 같아 보여도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없는 비율이 25%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뇌에 쌓여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발병한다. 즉 아밀로이드 베타가 있어야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다. 김기웅 교수는 "1·2차 의료기관에서 치매가 의심된다는 진단이 나오면 아밀로이드 PET를 갖춘 3차 의료기관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 알츠하이머병인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치매 전문 의료기관에서 아밀로이드 PET로 진단받았다면 재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치매 원인 질환은 매우 많지만 증세가 매우 흡사하다. 가장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은 전체 치매의 55~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노화나 머리 손상(교통사고·낙상·권투 등)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해 서서히 진행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증상이 생긴 후 진단까지 2~3년, 진단부터 요양시설 입소까지 3~6년, 요양시설에서 사망하기까지 약 3년 등으로 총 유병기간이 9~12년이나 된다. 초기에는 몇 시간 혹은 며칠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다가 말기에는 일상생활 기능을 잃는다. 
 증세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일부 검사 결과만으로는 의사도 알츠하이머병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뇌를 부검해 보면 정상인 뇌보다 작아졌고(위축)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인 병변(노인반)과 특정 단백질(타우)이 비정상적으로 엉겨붙은 신경섬유다발이 관찰된다. 그래서 이런 병변을 아밀로이드 PET로 확인해야 알츠하이머병으로 확진된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기억 장애를 호소하기 시작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기에는 새로운 것을 외우는 능력이 떨어진다. 병이 시작되기 이전에 외웠던 것들은 잘 기억한다. 이런 증상을 보인다고 모두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런 기억 장애는 뇌진탕 같은 외상성 뇌 손상(TBI)이 있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BI로 인한 기억 장애를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오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를 구분하는 연구도 한창 진행 중이다. 
 알코올성 치매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기억 상실·판단력 저하·불안·공격성 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심지어 비타민B12 결핍도 행동 변화·우울증·기억 장애 같은 문제가 발생해 종종 치매로 오진된다. 김기웅 교수는 "비타민B12 결핍은 물론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도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오래 방치하지 않고 보충하면 본래대로 돌아가는 가역성 치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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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 연구진이 2020년 공개한 뇌 속 현상을 표현한 그래픽 ⓒ뉴스1"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6586hzzk.jpg" data-org-width="800" dmcf-mid="XUUBU3tss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6586hzzk.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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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 연구진이 2020년 공개한 뇌 속 현상을 표현한 그래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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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치매의 82%는 '혼합형 치매'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어려운 불가역성 치매다. 혈관성 치매와 루이체 치매가 대표적인 불가역성 치매다. 치매 원인의 15~2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질환으로 인해 발병한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거나 파열되는 뇌졸중의 약 25%가 혈관성 치매로 이어지고 알츠하이머병과 매우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다만 혈관성 치매는 팔다리 마비·발음 장애·삼킴 곤란·요실금 등 뇌졸중 증상을 동반한다. 
 전체 치매의 10~25%를 차지하는 루이체 치매는 루이체라는 이상 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병한다.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보이면서도 손 떨림·느려짐·뻣뻣함·종종걸음 등 움직임 장애(파킨슨병 증상)가 나타난다. 또 인지 기능 수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한다. 많은 환자가 '집에 귀신이 있다'거나 '다른 사람이 있다'는 등 환시를 경험한다. 잘 때 몸부림을 심하게 치는 렘수면 장애도 동반된다. 일반적으로 움직임 장애가 먼저 나타난 후 치매 증세가 생기면 파킨슨병 치매일 가능성이 높고, 치매 증세를 보인 후 움직임 장애가 따라오면 루이체 치매일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치매는 아니지만 경도인지장애도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유사한 증세를 나타낸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을 무난히 할 정도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검사를 해보면 인지 기능이 뚜렷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고령자 치매의 82%는 2가지 이상의 원인 질환이 있는 이른바 '혼합형 치매'다. 알츠하이머병 외에 혈관성 치매 또는 루이체 치매 등 다른 질환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증상이 유사한 원인 질환이 많은 데다 한 사람이 2가지 이상의 원인 질환을 가지고 있으므로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정확히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특정한다고 해서 뾰족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원인 질환이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가 공통으로 사용될 뿐이다. 가령 알츠하이머병 치매에 사용하는 치료 약물을 혈관성 치매에도 사용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에만 작용하는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레카네맙을, 올해 도나네맙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했다. 두 치료제 모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인다. 임상시험에서 투약 18개월 후 인지 기능 저하를 약 27% 억제해 증상의 진행을 약 5개월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레카네맙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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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가 뇌 영상 기반 치매 초기 진단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8327ohix.jpg" data-org-width="800" dmcf-mid="Ztz9zU0Cm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6/sisapress/20241006160008327ohi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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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가 뇌 영상 기반 치매 초기 진단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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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혈액검사로 진단율 높아져
 다만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 치매 초기이면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확인된 사람이 투여 대상이다. 병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아밀로이드 베타가 없으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직 수천만원의 고가인 데다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김기웅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10년 전부터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쌓인 결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없는데 아밀로이드 베타가 있는 단계(전임상기 알츠하이머병)에 신약이 더 효과적인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치매 원인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성이 생기자 각종 진단법 개발도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딥러닝 인공지능(AI) 모델과 혈액검사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은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90% 이상 정확도로 진단하는 방법으로 딥러닝 인공지능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1만 명 이상에서 수집한 뇌 MRI 이미지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뒤 실제 알츠하이머병 진단 자료와 비교해 약 90%의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이 진행한 진단율 약 77%보다 우월하고 단순 인공지능과 비교해도 약 5%포인트 높은 수치라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질병 초기에 효과적이므로 조기 발견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1·2차 의료기관에서 손쉽게 사용할 진단법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혈액검사법 개발이 한창이다. 스웨덴 룬드의대는 최근 혈액검사만으로도 90%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발표했다. 혈액에서 암 표지자를 찾는 것처럼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를 찾는 방식이다. 김기웅 교수는 "혈액 속 아밀로이드 베타·타우·신경 소실을 시사하는 단백질 농도를 측정하는 혈액검사 같은 선별검사가 세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한 업체가 개발한 혈액검사 키트가 정부의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는 혈액 내에서 여러 형태로 존재하므로 연구 과정에서 나온 결과가 실제 임상에서는 나오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아직 표준화된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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