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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레알 마드리드의 야심, 진화를 넘어 신화로 향한다 [경기장의 안과 밖]

온카뱅크관리자

2024-07-20 04:53:00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는 최고의 축구선수를 모으는 &#8216;갈락티코(은하수)&#8217; 정책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음바페를 영입하며 갈락티코 3기를 완성했다.2024년 6월의 첫날,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힘차게 빅이어(유럽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전통의 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저력을 과시하며 1997년 이후 27년 만에 유럽 챔피언이 되기 위해 덤볐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후반 29분 터트린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9분 만에 한 골을 추가하며 승리했다. 21세기 들어 일곱 번째 일궈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20세기에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해 여덟 차례 우승을 거두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4/07/20/0000035211_001_20240720050130407.jpg" alt="" />음바페가 6월5일 프랑스 생심포리앙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169;AFP PHOTO</div> 결승 이틀 뒤에는 전 세계의 눈길을 끄는 발표가 이어졌다.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영입을 공식화했다. 현 시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공격수가 합류하는 것은 곧 챔피언의 전력이 한층 강해진다는 선포였다. 이미 최고 수준의 또 다른 공격수 비니시우스를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환호했고, 다른 팀 팬들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음바페는 일찌감치 &#8216;축구 황제&#8217; 펠레에 비견되는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2017년 10대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역대 2위 이적료인 1억8000만 유로(약 2400억원)를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했다. 만 19세가 된 2018년에는 프랑스의 러시아월드컵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특급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로도 클럽과 대표팀 양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며 메시와 호날두 시대 이후를 이끄는 선봉장이 됐다. 최고 수준의 선수가 팀을 옮기는 데 이적료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음바페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기 때문이다.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는 2021년부터 꾸준히 이적설을 뿌려왔다. 파리 생제르맹은 엄청난 연봉으로 한 차례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음바페의 마음은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세계 최고 선수로 공인받는 발롱도르 수상을 위해서는 팀 성적도 중요한데, 그 기준이 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파리 생제르맹은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다.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음바페가 거둔 최고 성적은 2023년 3위다. 참고로 발롱도르는 각국 감독, 선수, 축구 전문가, 스포츠 저널리스트 등 국제 축구 전문가들의 투표를 통해 합산한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갈증을 풀지 못한 음바페의 선택은 이적이었고, 목적지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2009년 이후 호날두와 메시 외에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는 루카 모드리치와 카림 벤제마뿐이었다. 두 선수 모두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다. 소속 팀 기준으로 따지자면 파리 생제르맹, 인터 마이애미(미국)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적도 있지만 별다른 해석을 붙이기 어렵다. 그 주인공이 다름 아닌 메시였기 때문이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방만 경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초대형 선수 영입이 어려워진 형편이었다. 그렇다면 음바페의 선택은 레알 마드리드로 좁혀질 수밖에 없었다. 유럽 언론들은 예정된 세기의 이적에도 감탄을 연발했다. 고정된 포지션 없이 전방위로 활약할 수 있는 음바페가 팀의 파괴력을 더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 외에도 현역 최고의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까지 보유한 팀이다. &#8216;최고&#8217;라는 수식어를 남발하는 것 같지만, 실제 선수단 면면이 그러하다. 다음 시즌 발롱도르 포디움(3위 이상 시상대)에 모두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렇게 모인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이다. 향후 5년 이상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음바페 역시 5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절정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대에 최대한 많은 성과를 내겠다는 의욕이 느껴진다. 진화를 넘어 신화를 쓰려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다. 세계적인 건설사 ACS의 CEO인 페레스 회장은 레알 마드리드에 최고의 선수를 모으는 &#8216;갈락티코(은하수)&#8217; 정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갈락티코 1기 정책은 실패했다. 2000년 레알 마드리드 회장으로 선출된 뒤 자신의 공약대로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기존의 라울, 이케르 카시야스,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과 함께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할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사실상 세계 올스타 팀이었다. 한국에서는 &#8216;지구방위대&#8217;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였다. <h3>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팀</h3>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지기 마련이다. 기존 멤버로 이미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달성한 레알 마드리드는 갈락티코 정책 이후 팀 밸런스가 무너졌다. 궂은일을 하는 선수의 중요성을 가볍게 여긴 탓이었다. 결국 투자한 만큼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정책은 실패로 평가받았고, 그 여파로 페레스 회장도 2006년 초 자리를 내놓았다. 페레스 회장은 팀을 떠나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2009년 10월 다시 회장직에 오른 그는 시행착오를 거쳐 보완된 갈락티코 2기 정책을 꺼내 들었다. 호날두, 벤제마, 모드리치, 라모스에 가레스 베일, 토니 크로스, 카세미루 등을 더하며 화려함과 실속을 모두 잡았다.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결과로 돌아왔다. 놀라운 성적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3연패 이전에 나온 마지막 연속 우승은 1990년 AC 밀란의 2연패였다. 잠시 리빌딩 시기를 거친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3년 사이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라리가 2회 우승, 클럽월드컵 우승 등 트로피 9개를 챙겼다. 비니시우스, 벨링엄, 호드리구, 발베르데 등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로 구축된 갈락티코 3기에 음바페 영입은 화룡점정이었다. 페레스 회장은 수완 좋은 사업가답게 이 화려한 선수진을 유지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까지도 해결할 방안을 냈다. 구단 수익 구조 증대다.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8216;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포츠 구단 순위&#8217;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해왔다. 2023년에는 11위로 역시 축구계 1위였다. 최근에는 3년 넘게 공들인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리모델링이 끝났다. 15분 만에 여닫을 수 있는 개폐식 지붕과 360도 대형 스크린, 인공 채광을 통한 천연 잔디 배양 시스템을 구축했다. 관중석 규모도 4000석 늘린 8만5000석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365일 내내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축구 외에도 6만5000명을 수용하는 대형 콘서트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내셔널풋볼리그(NFL)나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등 유럽 진출을 꿈꾸는 미국 스포츠와도 협업하게끔 경기장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장 리모델링에 12억 유로(약 1조7000억원)를 투자했는데, 이 사업으로 인해 연간 수익이 4000억원 증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0세기에 자신들이 이룬 전설조차 뛰어넘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