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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아스팔트에 꽃 심는 사람들, 이들이 일으킨 변화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8
2024-07-04 12:12:0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771]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무법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6F2Za3A8OB"> <p dmcf-pid="PKezs9CnOq" dmcf-ptype="general">[김성호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Q9dqO2hLs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1580ivst.jpg" data-org-width="600" dmcf-mid="VSIMZitsO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1580ivs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무법의 정원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SIEFF</td> </tr> </tbody> </table> <div dmcf-pid="xyplMWdzD7" dmcf-ptype="general"> 다큐멘터리엔 여러 매력이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하나는 이제껏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세계를 대면하는 일이다. 알지 못해도 문제 될 것 없던 사실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 이후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알지 못했던 것이 이제는 아는 것이 되었으므로. 고작 영화 한 편이 일으킨 놀라운 변화다. </div> <p dmcf-pid="yxj8WMHEOu" dmcf-ptype="general">다큐는 누군가가 다른 무엇을 찍어낸 것이다.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무엇을, 수많은 작고 평범한 것들 가운데서 특별히 제게 의미 있는 어떤 것을 포착해 낸 결과물이다. 누군가의 무엇이 다른 누구의 관심에 닿는 것, 다큐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p> <p dmcf-pid="WMA6YRXDrU" dmcf-ptype="general">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지구를 구하는 거인들' 섹션으로 소개한 작품 <무법의 정원사>가 내게 꼭 그런 영화였다. 이탈리아 영상작가 안젤로 캄바의 83분짜리 장편 다큐로, 이탈리아에서 지난 십수 년간 이어져 온 이른바 '게릴라 가드닝'을 소개하는 작품이다.</p> <p dmcf-pid="YiwR5nFODp" dmcf-ptype="general"><strong>이탈리아 지역 살리는 게릴라 가드닝</strong></p> <p dmcf-pid="Gnre1L3Im0" dmcf-ptype="general">솔직히 말하건대, 나는 게릴라 가드닝이란 행위를 이 영화로써 처음 접했다. 가드닝이야 조경, 풀이해 정원 손실쯤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 앞에 게릴라가 웬말이란 말인가. 게릴라는 전면전을 피하려는 부대의 유격전술이고 비정규 부대의 기습전법으로 쓰이는 군사용어인데 어떻게 가드닝과 같은 소소하고 평화로운 행위와 엮을 수가 있는 건지. 나는 체 게바라가 혁명 중에 골프를 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큼이나 당혹스런 기분이 됐다.</p> <p dmcf-pid="HLmdto0CD3" dmcf-ptype="general"><무법의 정원사>는 이탈리아 전역의 게릴라 가드너를 살핀다. 게릴라 가드너란 말 그대로 게릴라 가드닝을 하는 이들이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갑자기 나타나서 식물을 심고 사라지는 행위로, 제 땅이 아닌 곳을 가꾸는 작업이란다. 도대체 왜 제 땅이 아닌 곳에 식물을 심고 가꾸려 드는 것일까. 그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려 하는 바다.</p> <div dmcf-pid="XiwR5nFOsF" dmcf-ptype="general"> 영화가 보이는 게릴라 가드너들은 지역 단위 활동가다. 로마, 타란토, 밀라노, 볼로냐 같은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이들이 일어나 게릴라 가드닝을 한다. 판테 디 피오리, 피안테 볼란티 같은 개인들이 있고, 프리아리엘리 리벨리, 지아르디니에르 소베르시베 로마네, 테라 디 네투노, 아마차 체 피아차 같은 단체들도 있다. <br>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nre1L3Iw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3084kvhh.jpg" data-org-width="600" dmcf-mid="fkPZa3A8s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3084kvh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무법의 정원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SIEFF</td> </tr> </tbody> </table> <div dmcf-pid="5Lmdto0CO1" dmcf-ptype="general"> <br><strong>꽃을 무기로 체제에 저항한다</strong> </div> <p dmcf-pid="1jhoUAzTw5" dmcf-ptype="general">이들 개인과 단체가 지향하는 바는 제각각이다. 누구는 레즈비언들로 구성된 단체이고, 또 누구는 낙후된 지역사회를 일으키려는 청년들이며, 또 누구는 환경파괴에 경각심을 알리려는 이들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일어선 이들이 하는 행위는, 그러나 게릴라 가드닝이란 점에서 동일하다. 꽃이 없던 곳에 꽃을 심어내는 것이다.</p> <p dmcf-pid="tAlgucqyIZ" dmcf-ptype="general">식물과 꽃을 무기로 정부와 관료들에게 저항하는 것이 이들의 행동강령이다. 버려지고 방치된 터를 치우고 가꾸며 식물을 심어 친환경적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일이 이들의 목표다. 법적 소유권을 갖는 게 목적이 아니기에 이들이 가꾼 공간이 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때로는 공권력이, 때로는 소유자가 나서 이들이 공들인 공간을 쓸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항의하지 않는다. 그저 계속 활동을 이어갈 뿐이다.</p> <div dmcf-pid="FcSa7kBWrX" dmcf-ptype="general"> 법적 권리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고, 꽃만 심은 뒤 사라질 뿐이다. 잘 되면 사람들이 찾는 공원이며 휴식처가 되고, 잘 안되면 사유지를 무단 침입한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한 생각이 무색하게 영화 속 활동가들의 활약은 거침이 없다. 계속 무엇을 심고, 거듭 버려진 땅을 가꾼다. 그러다 보면 어떤 땅은 정말이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된다. <br>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3Kezs9CnO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4328zkzf.jpg" data-org-width="600" dmcf-mid="4cOxXJ1ms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4328zkz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무법의 정원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SIEFF</td> </tr> </tbody> </table> <div dmcf-pid="09dqO2hLIG" dmcf-ptype="general"> <br><strong>레아 가로팔로 정원이 생기기까지</strong> </div> <p dmcf-pid="p2JBIVlorY" dmcf-ptype="general">예를 들면 이런 것. 밀라노 북서부 외곽에 레아 가로팔로 정원(Community Garden Lea Garofalo)이라 이름붙은 도심소공원이 있다. 과거 은드랑게타 마피아 소굴이었던 지역으로, 이 공원 맞은편에 레아 가로팔로라는 여성이 살고 있었다. 레아는 마피아가 장악한 현실에 맞서 지역을 바꾸려 투쟁했다. 강한 저항 끝에 그녀는 검찰 측 증인으로 재판정에 섰다. 그러나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레아의 남편과 마피아들이 그녀를 납치해 살해한 것이다.</p> <p dmcf-pid="UYuveGiBrW" dmcf-ptype="general">주차장 후보지로 방치돼 있던 이 땅에 밀라노 활동가들이 수시로 게릴라 가드닝을 벌였고 마침내 시민이 쉴 수 있는 녹지로 땅을 바꾸어 놓기에 이른다.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은 활동에 시 당국 또한 마침내 그를 인정했고, 주차장 후보지는 시와 정식 계약을 맺고 공원으로 탈바꿈된다.</p> <div dmcf-pid="uG7TdHnbsy" dmcf-ptype="general"> 레아 가로팔로 정원을 만드는 데 공헌한 한 활동가가 말한다. "내일 없어질 건데 뭐하러 애를 써요?"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말이다. 그는 그런 질문들이 너무한 것 같다며, 어쨌든 오늘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데 주목한다고 말한다. 내일 해체될지라도 오늘 변화를 이루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서 불평하느니 오늘 나가 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이다. <br>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7QN4yxGkr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5593zvxs.jpg" data-org-width="400" dmcf-mid="8buveGiBD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04/ohmynews/20240704121205593zvx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서울국제환경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SIEFF</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xj8WMHEwv" dmcf-ptype="general"> <br><strong>연대, 타도, 그리고 혁명의 씨앗을 뿌리는 일</strong> </div> <p dmcf-pid="qMA6YRXDOS" dmcf-ptype="general">다큐를 통해 그와 같은 활동가들을 거듭 만나다 보니 '씨앗을 뿌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혁명'이라는 게릴라 가드너들의 사상이 어떤 기틀 위에 세워져 있는지 조금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된다. 때로는 수확에 대한 기대 없이 씨를 뿌리는 농부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전장에 나서는 무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 숭고한 자세가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다.</p> <p dmcf-pid="B9dqO2hLwl" dmcf-ptype="general">변화를 도모하는 이탈리아 활동가들로부터 오늘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건 어쩌면 필연적일 수도 있겠다. 한국엔 '내일 해체될 것'이니 그대로 방치되는 공간이 어마어마하니까 말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이란 이름은 도시를 얼마나 빨리 낙후시키는가. 어차피 개발되니까 고치고 가꿀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이 도시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것이다.</p> <p dmcf-pid="b2JBIVlomh" dmcf-ptype="general">수많은 재개발 후보지 가운데 빠른 재개발이 이뤄지는 곳은 불과 몇 곳뿐. 일부는 수년, 혹은 수십 년까지 재개발을 기다리며 낙후 되어가는 곳이 적잖다. 사람들은 어차피 떠날 곳, 어차피 해체될 곳이라며 그를 손보지 않는다. 지역은 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되는 순간 급속히 낡아간다.</p> <p dmcf-pid="KVibCfSgEC" dmcf-ptype="general">그와 같은 무력감 앞에서 '오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활동가의 태도엔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 당장 오늘을 더 낫게 하고자 애쓰는 동안 지역엔 활기가 돌고 사람들 사이는 이어지기 때문이다.</p> <p dmcf-pid="9VibCfSgmI" dmcf-ptype="general">연대, 타도, 혁명을 외치는 각기 다른 단체의 활동이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함을 자아낸다. 씨를 뿌리고 꽃과 식물을 심는 일이 환경을 어떻게 구해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무엇을 바꾸어낸다. 가까이는 버려진 땅의 미관을, 멀게는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꾼다. 그로부터 더 큰 무엇까지 바꾸어낼지도 모를 일이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레아 가로팔로에게 정원을 바친 것과 마찬가지로.</p> <p dmcf-pid="2fnKh4vaEO" dmcf-ptype="general">오늘 한국에게 필요한 것도 꼭 그와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p> <p dmcf-pid="V4L9l8TNss"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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