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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200마리 고양이, 무엇 때문에 죽었나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5
2024-06-13 05:47:2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두 달 사이 고양이 200여 마리가 죽었다. 대부분 집고양이다. 농식품부는 문제로 지목된 사료를 검사한 결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치 않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7mvX9sxp1Z">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734" data-type="photo" dmcf-pid="z8daS6Zw1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고양이 집단 폐사 원인은 여전히 불명하다. 동물보호단체는 특정 사료를 의심한다. ⓒ선재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127wysq.jpg" data-org-width="1280" dmcf-mid="pGX0Pvnb5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127wysq.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고양이 집단 폐사 원인은 여전히 불명하다. 동물보호단체는 특정 사료를 의심한다. ⓒ선재 제공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q6JNvP5rHH" dmcf-ptype="general"> <p>신다빈씨가 고양이 ‘미소’의 이상 증세를 발견한 건 4월17일이었다. ‘미소’가 혈뇨(피 섞인 오줌)를 봤다. 급히 찾아간 동물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보라고 권했다. 규모가 더 큰 동물병원에서 만난 수의사는 신씨에게 ‘최근 사태’를 아는지 물었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를 신씨 쪽으로 돌려 온라인 기사를 보여줬다. ‘고양이 80마리가 원인 불명의 질환을 앓았고, 그중 31마리가 폐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수의사는 어떤 사료를 먹이는지 묻고, 답을 들은 뒤 곧바로 급여 중단과 입원을 권했다. 이후 18시간 뒤에 ‘미소’는 죽었다. 다섯 살 3개월이었다.</p> </div> <div dmcf-pid="B5u9L1EQYG" dmcf-ptype="general"> <p>신다빈씨의 피해는 고양이 집단 폐사 사태 초창기 사례에 속한다. 동물보호단체인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 집계에 따르면 5월27일 기준 543마리가 같은 증상을 보였고 그중 206마리는 죽었다. 첫 피해가 알려진 뒤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공식적으로 원인은 여전히 불명하다. 사건에 얽힌 이들 간에 의견 대립이 첨예하다. 동물보호단체는 사료를 강력하게 의심한다. 애묘인 다수도 의견이 같다. 사료업체들은 여기에 반박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가 논거다. 5월10일 검사 결과 ‘사료와 고양이 폐사 간에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안과 의혹은 멎지 않는다.</p> </div> <div dmcf-pid="b172otDx5Y" dmcf-ptype="general"> <p>애묘인과 동물보호단체가 고양이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특정 사료를 의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피해 고양이 대다수가 A사 공장에서 생산한 사료를 먹었다. 그 밖에 다른 공통점은 찾기 어렵다. 최초로 피해를 집계한 구지은 묘연 대표는 A사 사료와 이번 질환 사이 인과관계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피해 고양이 543마리 중 약 90%가 A사 공장에서 만든 4종 사료를 먹었다. 사료 제조일과 주문 날짜가 겹쳤다. 다른 사료나 간식을 안 먹이고 수년간 해당 사료만 먹인 사람도 많았다.” 2013년부터 동물보호 활동을 해온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피해 사례를 집계하며 다른 변수도 함께 살폈다고 말했다. “물, 모래, 간식, 나이, 품종 등 피해 고양이 관련 사항을 전부 같이 조사했다. 사료 말고는 특별한 공통점이 없었다.”</p> </div> <h3 dmcf-pid="KtzVgFwMYW" dmcf-ptype="h3"><strong>그 사료는 왜 ‘볼드모트’가 됐나</strong></h3> <div dmcf-pid="9JjrZiuSYy" dmcf-ptype="general"> <p>식품이 아닌 특정 전염병이 원인은 아닐까. 심인섭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지역별 경향이 보이지 않았다. 특정 도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지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보가 들어왔다. 피해 고양이 대부분이 집고양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이 사실은 전염병설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사료 원인설에 더 힘을 싣는다고 심 대표는 주장한다. “전염병이 돌면 길고양이가 제일 먼저 타격을 입는다. 위생 관리가 안 되고 백신을 맞지 못해서다. 이번에는 길고양이 피해가 2건뿐이었다.” 이유도 유추할 만하다고 했다. “A사 사료는 나름 ‘프리미엄’이고, 고가다. ‘캣맘’들이 수십 마리 길고양이에게 먹이기에는 비싸다.” 길고양이 피해 제보 2건마저 사료가 원인이라는 가설을 흔들지 않았다. “아주머니(캣맘)가 이(A사) 사료를 사서 먹였다고 하더라.”</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736" data-type="photo" dmcf-pid="2iAm5n7v1T"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신다빈 ‘고양이 집단 폐사 피해자 대책위’ 위원장이 5월28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355hsso.jpg" data-org-width="1280" dmcf-mid="UuokYR3IZ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355hsso.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신다빈 ‘고양이 집단 폐사 피해자 대책위’ 위원장이 5월28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Vncs1LzTZv" dmcf-ptype="general"> <p>그런데 정부 검사 결과 사료와 고양이 폐사 간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5월10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검사를 의뢰받은 사료 30여 건과 유통 중인 사료 20여 건을 조사했다. 유해물질(78종), 바이러스(7종), 기생충(2종), 세균(2종) 모두 ‘적합(또는 음성,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 검사 사료에는 A사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검역본부는 고양이 10마리를 부검해 유해물질 910종을 검사했으나, 폐사 원인을 밝힐 물질은 나오지 않았다. 검사 항목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문제의 ‘특정 제조일 사료’가 아닌 다른 사료를 검사했거나, 업체가 검사 사료만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사IN〉과 통화에서 “피해자가 동물병원을 통해 농식품부에 보낸 사료를 검사했다. 피해 고양이에게 먹이고 봉지에 남았거나 함께 포장되어 있던 미개봉 사료다”라고 말했다. 사료와 폐사의 경향성은 보이는데, 정작 사료를 검사해보면 유해물질이 보이지 않는다. 오리무중이다.</p> </div> <div dmcf-pid="f6JNvP5rYS" dmcf-ptype="general"> <p>수의사들도 확신이 없다. 대한수의사회는 4월11일 ‘원인 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다수 발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원충성 질병(동물에 기생하는 기생충·곰팡이 등에 의한 전염병)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5월30일 “피해묘 검사 결과 원충성 질병은 음성이었다. 원인 자체를 모르기에 최대한 정부 요청에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기에 수의사의 처방도 갈린다. 라이프와 제휴하고 있는 문희섭 더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같은 증상을 앓은 고양이 네 마리를 진료했다. 문 원장은 “정말 사료가 문제인지 밝혀지지 않았기에 (어떻게 하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다만 물어보지 않고 보호자들이 먼저 사료를 바꾸기는 했더라”고 말했다. 반면 신다빈씨가 찾은 병원의 수의사는 사료 브랜드부터 물은 뒤, 즉시 급여 중단을 권했다. 취재 중 만난 수의사들에게서는 “100% 사료 문제”라는 의견부터 “검사 결과상 사료는 아니다”라는 의견까지, 전혀 다른 진단이 나왔다.</p> </div> <div dmcf-pid="4PijTQ1mtl" dmcf-ptype="general"> <p>고양이 사료 시장은 혼란스럽다. A사는 한동안 농식품부의 ‘사료와 폐사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검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띄워놓았다. 그 밖의 입장은 내지 않았다. A사 관계자는 “인터뷰 안 하겠다”라며 〈시사IN〉의 취재를 거부했다. 이 회사 제품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구매 후기는 대다수가 호평이다. 간혹 “우려가 있지만” “요즘 말이 많지만”이라는 완곡한 표현이 몇몇 적혀 있을 뿐이다. 소비자 사이에는 A사가 법적 대응을 한다는 소문이 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이 회사 제조 제품(브랜드는 다양하다)을 ‘볼드모트 사료’라고 칭한다.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소설 속 악당 캐릭터에서 따왔다. ‘볼드모트 사료’ 리스트는 암암리에 공유되고 있다. 게시자에 따라 이 리스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A사 외에도 국산 사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다.</p> </div> <div dmcf-pid="8QnAyxtsGh" dmcf-ptype="general"> <p>농식품부는 원인물질을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단체와 동물의료계, 사료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회의를 하고 있다. 신다빈씨는 ‘고양이 집단 폐사 피해자 대책위’ 위원장 자격으로 이 협의체에 들어가 있다. 신 위원장은 “전문가 의견을 들을 줄 알았는데, 우리가 오히려 정보를 말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 어떤 성분이 문제일지, 무슨 검사를 추가로 해야 할지 비전문가인 피해자가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고양이 ‘집사’들이 무슨 지식이 있다고 사료의 문제를 입증하나? 국가가 허가해서 판매된 제품이면 국가가 책임지고 밝혀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라이프는 해외 검역 기관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그는 본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735" data-type="photo" dmcf-pid="6QnAyxtsGC"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은 고양이 집단 폐사 사례를 집계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가 5월27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571xdwz.jpg" data-org-width="1280" dmcf-mid="uIB4N0meG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13/sisain/20240613054444571xdw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은 고양이 집단 폐사 사례를 집계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가 5월27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PxLcWMFOXI" dmcf-ptype="general"> <p>동물보호단체와 피해자 대책위는 추가 검사 외에 행정적 조치를 요구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농식품부가 A사의 이름을 공개하거나 회수·폐기를 명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사료 검사 결과 그 성분이 등록된 바와 다르거나, 유해·금지 물질이 기준치 이상이라고 밝혀진 것만 회수·폐기를 명할 수 있다(사료관리법 제23조 및 제24조 등). 추가로 조치하려면 검역본부의 전문가들이 알아내지 못한 유해물질을 누군가가 밝혀내야 한다. 비전문가인 피해자들이 이 일을 해낼 가능성은 낮다.</p> </div> <h3 dmcf-pid="Q2xnIVYctO" dmcf-ptype="h3"><strong>동물 생명권은 어느 정도로 중요할까</strong></h3> <div dmcf-pid="xVMLCfGkXs" dmcf-ptype="general"> <p>지금까지 나온 공식적 결론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법을 두루 살피면 가치판단의 결과다. 법체계는 동물 생명의 값어치를 낮게 본다. 사람의 음식물을 다룬 식품안전기본법에는 ‘긴급대응 및 추적조사’라는 장이 있다. 해로운 식품에 대해 정부가 취할 긴급 조치를 정했다. 사료관리법에 견주어 주목할 점은 크게 둘이다. 첫째, 강행규정이다. 일단 해로운 식품이라고 판단하면 정부는 선택권이 없다. 곧바로 회수·폐기 등 조치를 “해야 한다”. 사료관리법의 유사 조항에는 문제 상황이 발생해도 ‘명할 수 있다’ ‘공표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둘째, 상대적으로 위해 식품의 허들이 낮다. 긴급대응 요건은 “유해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지거나 위해 우려가 제기되고, 그로 인해 국민 불특정 다수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제15조)”이다. ‘우려’와 ‘중대한 위해’만으로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이 사료관리법에는 없다. ‘어떤 유해함인지’ 밝혀져야 한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에게 똑같은 피해가 발생할 때 (인간)식품회사는 자사 제품의 ‘무해함’을 입증하려 애쓰고, (동물)사료회사는 침묵해도 되는 것이다.</p> </div> <div dmcf-pid="yIW1fCe7Xm" dmcf-ptype="general"> <p>이런 상황에서 애묘인들이 수입 사료에 몰리는 건 막연한 공포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식품 외에 사료도 함께 관리한다. 리콜(회수 명령) 권한이 있고 그 빈도도 높다. 일부 국내 사료업체는 수출을 하지 않음에도 ‘리콜 이력 없음’이라며 광고하고 몇몇 언론은 ‘리콜 기록을 보면 해외 사료도 믿을 수 없다’고 보도하지만, 설득되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 해외 업체의 윤리나 기술을 신뢰해서가 아니다. 업체가 이윤을 위해 사료를 더 안전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리콜이 발생하면 기업이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FDA의 리콜은 2007년 중국산 원료 탓에 일어난 대규모 고양이 폐사로 시작됐다. 개와 고양이 1000마리 이상이 죽은 뒤 정부가 개입하게 된 것이다.</p> </div> <div dmcf-pid="WFqfa3rRYr" dmcf-ptype="general"> <p>사료를 미국처럼 관리하는 데에는 비용이 든다. 입법 체계 전반을 바꾸고, 국내에 드문 수의 영양 인력도 충원해야 한다. 잘못된 리콜 사례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농가도 나올 것이다. 정부 상대 송사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동물 생명권이 중요하다’는 주장 자체는 널리 공감받는다. 이번 사건 전개와 이후의 추이는 그게 ‘어느 정도로’ 중요하다고 평가받는지 지켜볼 시금석이다.</p> </div> <p dmcf-pid="Y3B4N0meXw" dmcf-ptype="general">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p> <div dmcf-pid="G0b8jpsdGD" dmcf-ptype="general">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span>구독</span>] <b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span>후원</span>] <br>©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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