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급증에 작년보다 팹 2배로
일본 구마모토에 3공장 건설 고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올해에만 팹(fab·반도체 생산 시설) 7개를 추가로 건설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필요한 반도체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AI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초미세 공정 비중도 대폭 늘면서 세계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팹리스(fabless) 업체 엔비디아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물량을 담당하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 역시 AI 수요에 고속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타이베이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TSMC 황위안궈 수석 공장장은 전날 대만 신주과학단지에서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 올해 총 7개의 팹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 내 웨이퍼(반도체 원판) 공장 3곳, 패키징(조립) 공장 2곳, 해외 공장 2곳 등이다. TSMC는 앞서 2022년에 4개, 2023년에 3개의 팹을 건설했다. 늘어나는 AI 수요에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팹을 올해 내 착공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세 번째 팹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 1공장을 개소했고, 인근에 2공장도 건설한다.
그래픽=양진경
TSMC는 특히 고성능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초미세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을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초미세 공정은 AI 반도체 제작에 필수적이다. TSMC는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미터 공정의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3배로 늘렸다”며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들이 TSMC에 최첨단 공정을 맡기고 있다. TSMC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3~7나노 반도체의 연평균 성장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장샤오창 TSMC 비즈니스 개발 선임 부사장은 “2나노 공정의 건설 진척도 순조롭다”며 “2025년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애플과 TSMC 경영진은 2나노 생산 물량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공격적 투자는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TSMC의 클리프 허 수석 부사장은 “지금은 AI라는 새로운 기회의 황금기”라며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연평균 10%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최대 30%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TSMC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파운드리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2%로 지난 4분기(61%)보다 1%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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