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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건강이 자유보다 소중할 때, 인간도 돼지처럼 살처분될 수 있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6
2024-05-18 09:37:1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책과 세상]<br>김희선 작가의 장편소설 ‘247의 모든 것’<br>질병 숙주 확진자 247의 죽음 추적하며<br>공중보건과 맞바꾼 통제의 탄생 그려내</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AuWSerR1f">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Fbmnet41X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지난달 24일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분향소의 모습. 김현우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3603ypbh.jpg" data-org-width="640" dmcf-mid="X6hnet41H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3603ypb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지난달 24일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분향소의 모습. 김현우 기자 </figcaption> </figure> <p dmcf-pid="3TxzpwXDt2" dmcf-ptype="general">요새 거리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다. 체온 측정계나 손 소독제 역시 식당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채로만 가끔 마주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한때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부분, 혹은 전부라고까지 느껴졌던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모든 것은 정말 현실이었을까. 코로나19가 실재했음은 아주 가끔 이 바이러스가 가져온 고통에 여전히 시달리는 누군가를 볼 때야 떠올리게 된다. 그마저도 이내 흐릿해진다. 그건 누군가의 고통일 뿐 ‘나’의 고통이 아니라서다.우연히 ‘안전한 쪽’에 있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강력한 권력이었다.</p> <hr class="line_divider" dmcf-pid="0yMqUrZw19" dmcf-ptype="line"> <h3 dmcf-pid="p8SAg7RuXK" dmcf-ptype="h3">우주로 격리된 인류 최후의 숙주 247</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U6vcaze7Z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247의 모든 것·김희선 지음·은행나무 발행·224쪽·1만6,800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5030pyfp.jpg" data-org-width="458" dmcf-mid="ZLbWSerRH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5030pyf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247의 모든 것·김희선 지음·은행나무 발행·224쪽·1만6,800원 </figcaption> </figure> <p dmcf-pid="uPTkNqdzHB" dmcf-ptype="general">“변종 니파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이자 인류 최후의 숙주였던 247이 죽었다는 소식은, 세계질병통제센터(WCDC) 홈페이지의 공지란에 처음 게재됐다.”</p> <p dmcf-pid="7BriR1f51q" dmcf-ptype="general">약사이자 소설가인 김희선(52) 작가의 ‘247의 모든 것’은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 위기에 선 세계를 그린다. 식용 돼지 전체와 일부 인간을 절멸시킨 변종 니파바이러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만들어진 조직 WCDC는 이 바이러스를 몸에 잔뜩 품은 ‘인류의 적’ 247을 우주선에 실어 지구 밖으로 내보내기로 한다. “바이러스라는 종족은 운석 조각에 붙은 채 영하 270도의 차가운 우주를 유영하면서도 끝끝내 생존한 끈질긴 놈들”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불가피한, ‘완벽하고도 영원한 격리’다.</p> <p dmcf-pid="zbmnet41Gz" dmcf-ptype="general">현실과 비현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나드는 작품을 써온 김 작가의 소설답게 ‘247의 모든 것’ 역시 불과 몇 년 전 코로나19가 휩쓸었던 현실의 과거와 여기에서 더 나아간, (아직) 비현실적인 미래를 얽어낸다. 확진자 넘버 247, 김홍섭이라는 이름의 오십 대 중반의 대한민국 남성이 우주에 격리된 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면서다. 소설 속 ‘기록자’는 247이 일했던 축산연구소가 있던 마을의 주민부터 그의 초등학교 동창, 의사, 약사, 병리학자 등을 만난다. 온갖 음모론과 추측 혹은 진실이 뒤엉킨 증언은 바이러스를 대하는 인류 전체의 모습을 소묘한다.</p> <hr class="line_divider" dmcf-pid="qKsLdF8tX7" dmcf-ptype="line"> <h3 dmcf-pid="BKsLdF8tHu" dmcf-ptype="h3">바이러스로 인한 통제의 선은 어디까지</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b9OoJ36F1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지난달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농장에서 방역차량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6338gjpf.jpg" data-org-width="640" dmcf-mid="5GbZYLCnX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6338gjpf.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지난달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농장에서 방역차량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figcaption> </figure> <p dmcf-pid="K2Igi0P31p" dmcf-ptype="general">바이러스로부터 완벽한 격리가 가능하다면 당신은 어느 수준까지의 ‘통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247의 모든 것’ 속 세상에서는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시 곳곳에 설치된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와 열 감시 드론이 들여다보고, 체온이 정상범위를 넘어서면 수용소로 끌려간다. 해열제는 금지 약물이 됐다. “격리 조치를 받는 대신 해열제를 삼킨 채 멋대로 돌아다니”는 감염된 자들을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이다. “열이 있는 사람을 신고하세요. 인류의 건강과 안전이 당신 손에”라는 공익광고는 거대한 전광판에서 깜박거린다. 익숙한 디스토피아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각 세계는 코로나19 당시 자발적으로 공중보건과 개인의 자유를 거래한 경험이 있다.</p> <p dmcf-pid="9ukRPHKGX0" dmcf-ptype="general">소설은 또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으로 땅에 묻혀야 했던 돼지와 닭의 자리에 인간 역시 예외일 수 없음을 은유한다. 인간들은 동물에 대한 살처분을 옹호하면서 “동물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만큼 중요하다는 역겨운 소리는 집어치우라”고 거듭 말한다. 그러나 추가 감염을 막겠다는 이유로 병에 걸리지 않았던 돼지도 다 죽여버리던 인간이 과연 같은 종에게는 관용을 보일 것인가. “돼지들의 운명이 곧 우리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 겉으로 보기엔 완전히 다르지만, 알고 보면 같다”는 예감은 결코 과하지 않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27EeQX9Ht3"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김희선 소설가. 은행나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7845xvhd.jpg" data-org-width="640" dmcf-mid="1MXsDVg2H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hankooki/20240518093147845xvh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김희선 소설가. 은행나무 제공 </figcaption> </figure> <p dmcf-pid="VzDdxZ2XGF" dmcf-ptype="general">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를 통해 인류는 무엇을 배웠나. 오히려 고립과 단절, 또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교훈을 얻은 건 아닐까. “해열제를 먹을 자유. 마음대로 두통약을 사 먹을 자유. 아니 무엇보다도 저 거지 같은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 따위에 얼굴을 찍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자유”가 살아남은 이들의 생명보다 앞설 순 없다는 사회적 합의 같은 것. 지금도 온라인에 ‘확진자 1번’을 검색하면 누군가의 얼굴과 그의 신상정보가 쏟아진다. 또 격리된 채 죽어간 무명의 이들까지. 2020년 봄에 찾아왔던 코로나19는 이대로 잊히기엔 이르다.</p> <p dmcf-pid="feHmE2o9Zt" dmcf-ptype="general">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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