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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미술로 보는 세상] '시간'이라는 인간의 운명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26
2024-05-18 08:03:4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g52nMDxuZ"> <p dmcf-pid="2jF4gdmepX" dmcf-ptype="general">(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인간은 죽음, 고독, 허무, 불안 등에 묶인 존재다. 무엇보다 인간을 죄고 있는 사슬은 '시간'이다. </p> <p dmcf-pid="VA38aJsdUH" dmcf-ptype="general">인간 앞엔 펼쳐진 무한한 시간은 인간을 한없이 작게 만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p> <p dmcf-pid="fc06NiOJ3G" dmcf-ptype="general">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시간을 이기기 위해 인류가 만든 것이 시계와 달력이라고 말한다. 그로부터 인간은 시간을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p> <p dmcf-pid="4GxkyC3IUY" dmcf-ptype="general">르네상스가 태동할 무렵, 기도서로 그려진 일련의 그림이 달력과 관계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p> <p dmcf-pid="8HMEWh0CFW" dmcf-ptype="general">프랑스 랭부르 형제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스러운 기도서'(1412~16)다. 총 206쪽의 최고급 양피지에 수십 장 삽화가 아름답고 화려하게 그려져 있는데, 12달 달력 그림은 기도서의 백미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63LI1YBWU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스러운 기도서' 중 5월 프랑스 콩데 미술관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334ikls.jpg" data-org-width="383" dmcf-mid="ZJEYz36Fp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334ikl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스러운 기도서' 중 5월 프랑스 콩데 미술관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P0oCtGbYuT" dmcf-ptype="general">위쪽에 반원형 천체 그림을 그렸고, 아래엔 귀족과 평민 일상을 담았다. 특히 농부들 노동 현장 모습은 귀한 풍속자료다. </p> <p dmcf-pid="QpghFHKG3v" dmcf-ptype="general">비록 기도서지만, 땅에 속한 사람들 생활상을 계절과 연관 지어 호화롭게 만들었다는 점은 신이 지배하는 '무한의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p> <p dmcf-pid="xSfgCwXDzS" dmcf-ptype="general">4계절과 12달로 구분했지만, 인간은 시간을 이길 수 없다. 1540년께 아뇰로 브론치노(1503~72)가 그린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는 시간에 대한 치명적인 은유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y6CFfBJqUl"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사랑의 알레고리'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470olhd.jpg" data-org-width="414" dmcf-mid="5OqeDNvaz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470olh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사랑의 알레고리'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WPh34biBzh" dmcf-ptype="general">비너스와 큐피드는 사랑을 상징한다. 꽃을 던지려는 천사는 '쾌락'에 대한 알레고리이며, 천사 뒤 인형 같은 얼굴은 '기만', 왼쪽 위 노파는 '망각', 큐피드 뒤 괴로워하는 이는 '질투'를 상징한다고 한다.</p> <p dmcf-pid="YbEYz36FUC" dmcf-ptype="general">문제는 오른쪽 위 노인이다. 푸른 장막으로 이들을 덮으려는 노인은 모래시계를 등에 지고 있다. '시간'이다.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드는 불가항력 존재다.</p> <p dmcf-pid="GKDGq0P3FI" dmcf-ptype="general">프랑스 고전주의 화가 니콜라 푸생(1594~1665)의 작품 중 가장 난해한 그림 역시 '시간'에 관한 것이다. '세월이라는 음악의 춤'(1636)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HGxkyC3IuO"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세월이라는 음악의 춤' 런던 월리스 컬렉션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655qzsh.jpg" data-org-width="681" dmcf-mid="1Tal3X9H3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655qzs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세월이라는 음악의 춤' 런던 월리스 컬렉션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XHMEWh0C0s" dmcf-ptype="general">강강술래 하듯이 춤추는 4명은 원의 속성처럼 순환하는 의인화된 4계절이다. 각 계절은 '빈곤', '부', '노동', '쾌락'이라는 세속적 가치와 연결된다.</p> <p dmcf-pid="ZXRDYlph0m" dmcf-ptype="general">푸생도 인간이 넘어서기 어려운 '시간'을 그렸다. 아이가 갖고 노는 모래시계와 비눗방울은 덧없음을 상징하며, 오른쪽에 날개를 달고 리라를 연주하는 노인은 '시간의 신' 크로노스다. </p> <p dmcf-pid="5iGBe6A83r" dmcf-ptype="general">연주가 끝나면 시간은 멈추게 된다! 하늘에 등장한 아폴로 전차는 연주를 마친 뒤 이들을 거두기 위해 오는 것일까?</p> <p dmcf-pid="1nHbdPc6pw" dmcf-ptype="general">시간은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그럴수록 휘발되고 만다. 계절과 달력에 의한 구분은 작은 위로일 뿐이며, 허상에 불과하다.</p> <p dmcf-pid="tLXKJQkPFD" dmcf-ptype="general">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살바도르 달리(1904~1989) 대표작, '기억의 지속'(1931)에서 그린 녹아 흐물거리는 시계는 시간에 지배받는 인간 한계에 대한 함의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Fh2LOEGk3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기억의 지속'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778eklh.jpg" data-org-width="393" dmcf-mid="t0xkyC3Ip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778ekl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기억의 지속'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figcaption> </figure> <p dmcf-pid="3lVoIDHEuk" dmcf-ptype="general">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가 '소설의 이론'에 남긴 명문장이 잠시나마 시간을 잊게 하며 위안을 준다.</p> <p dmcf-pid="0SfgCwXDpc" dmcf-ptype="general">"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p> <p dmcf-pid="pI38aJsdUA" dmcf-ptype="general">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하늘과 별빛은 없다. 뱅크시는 대신 풍선을 그렸다. 손에서 놓친 풍선을 잡는 일이 시간과 꿈을 찾는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지? </p> <p dmcf-pid="UC06NiOJUj" dmcf-ptype="general">하지만 이 그림은 2018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과 동시에 자동 파쇄됐다. 파쇄를 기획한 뱅크시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듯하다. "시간처럼 날아간 풍선은 영영 잡을 수 없는 것이지"</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uhpPjnIiUN"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소녀와 풍선'. 경매 낙찰 동시 자동 파쇄되는 장면. 유튜브 캡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960jdzd.jpg" data-org-width="966" dmcf-mid="3kQcTIFO0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18/yonhap/20240518080159960jdz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소녀와 풍선'. 경매 낙찰 동시 자동 파쇄되는 장면. 유튜브 캡처 </figcaption> </figure> <p dmcf-pid="7OF4gdmeza" dmcf-ptype="general">dohh@yna.co.kr</p> <p dmcf-pid="qC06NiOJ7o" dmcf-ptype="general">▶제보는 카톡 okjebo</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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