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민희진 배임혐의 경찰 고발
민희진 "개인 사찰 고소할 것" 맞불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과 관련해 폭로글과 기자회견으로 한바탕 '설전'을 치른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이제 상호 고소·고발로 내전(內戰) 2라운드에 돌입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민 대표와 신 모 어도어 부대표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계획과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겨 있다며 카카오톡 대화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민 대표가 경영진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에 따라 경영진이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로 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게 하이브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민 대표 측은 '모의'로는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반박에 나서고 있다.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배임이라 하면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하는 건데, 그런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기도했거나 실행에 착수했거나 하는 행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임은 예비죄가 없다. 예비죄 역시 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에 나아가야 성립된다"고 했다.
하이브가 그룹 뉴진스가 속한 자회사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는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용산 하이브사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민 대표도 반격에 나선다. 우선 하이브가 제기한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에 대해 고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하이브는 전날 민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 보도자료를 내 "민 대표가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브가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대화록에 따르면 민 대표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무속인에게 검토받는다.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도 무속인과 논의했다.
이와 관련 민 대표는 "원래 지인인데 그냥 무속인이었던 사람"이라며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에 다녔는데 시원함이 안 풀려서 그 의도로 찾아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하이브) 사람들이 더 점을 보러 다닌다. 그들이 굿을 하고 다니니까 몰아가는 것”이라며 "개인 사찰에 대해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이번 사태로 뉴진스의 컴백이 지장을 받은 데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시사했다. 민 대표는 "어도어 입장에서 하이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라며 "PC도 뺏어가는 등 우리의 업무를 방해했다. 왜 하이브 때문에 (어도어가) 손해를 봐야 하나"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계획한 어도어 주주총회도 법원의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전날 주총을 개최할지를 묻는 질문에 "계획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를 통해 주총 소집 결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고, 다음 달 30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만약 어도어 이사진이 불출석해 이사회가 열리지 않으면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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