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퀄·시퀄·스핀오프 작품 주목
지난주 첫방 MBC ‘수사반장 1958’
기존 ‘수사반장’ 전 시대 배경 이야기
ENA ‘오! 영심이’ 원작 20년 후 다뤄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슬의생 번외… 의료사태로 방영 미뤄
형만한 아우가 있을까? 어떤 일에 있든 아우가 형(혹은 언니)보다 못한다는 속담이다. 하지만 이는 사람에게만 국한돼 있지 않다. 영화나 소설 같은 문화 콘텐츠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안방극장에는 이 말이 더욱 적용된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의 프리퀄(전작)과 시퀄(후속작), 스핀오프(번외작) 등 원작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편견을 깨고 원작을 뛰어넘는 데 도전장을 낸 작품들이 있다.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명작부터, 최근까지 인기를 끈 시리즈까지 다양한 프리퀄, 시퀄, 스핀오프 작품들이 줄줄이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MBC ‘수사반장 1958’
MBC는 지난 20일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을 첫 방송 했다. 이 드라마는 ‘수사반장’(1971~1989)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보다 더 이전 시대인 1958년을 배경으로 한 프리퀄 드라마다. 원작은 박영한(최불암) 반장이 범죄를 소탕하고 약한 시민을 보호하는 내용으로, 한국형 수사물의 대표 드라마로 손꼽힌다. 이번에 방영한 ‘수사반장 1958’은 박영한(이제훈) 형사가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가상의 경기도 소도시인 황천에서 소도둑을 다수 검거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형사 박 반장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종남경찰서로 발령받는다. 이후 김상순(이동휘), 조경환(최우성), 서호정(윤현수) 등으로 종남서 수사1반이 새롭게 짜이고 이들은 부패 권력을 하나하나 격파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난다. 드라마는 방송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요즘 경향에 맞게 이야기를 각색했다. 진중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곳곳에 유머 코드도 숨겨놨으며, 서점 주인 이혜주(서은수)와 박영환의 사랑 이야기도 추가했다. 여기에 최불암이 특별출연해 노년이 된 박영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작과의 연결성도 보여줬다. 다만 아직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원작을 기대하는 사람은 유머 코드와 사랑 이야기를 불편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원작과 상관없이 배우들의 명연기가 재미있다는 평이다.
ENA '오! 영심이'
ENA는 다음달 15일부터 월화드라마로 ‘오! 영심이’를 방영한다. 1990년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영심이’의 캐릭터들을 드라마로 실사화한 작품으로, 원작의 20년 후인 2010년이 시대 배경이다. 예능국 PD가 된 오영심(송하윤)과 스타트업 기업 킹블리의 CEO가 된 왕경태(이동해)가 소꿉친구에서 어른으로 만나 사랑을 해가는 이야기다. 드라마는 2010년이 배경인 만큼, 그리고 30대 어른이 된 만큼 원작처럼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인이며 어른이 된 이들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2010년의 시대적 배경과 현재 드라마 반영 경향에 맞춰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영심과 왕경태를 비롯해 오영심 후배 PD 이채동(이민재), 연애 전문 유튜버가 된 구월숙(정우연) 등 주요 등장인물이 방송가에서 일한다는 점을 감안해 방송과 관련된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원작과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원작에선 오영심이 언니 이름이 오일심인데, 드라마에선 오진심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오영심이 아빠도 이름이 오순창에서 오대광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던, 큰 특징이었던 오영심과 왕경태의 순수하면서 풋풋한 사랑은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tvN ‘… 전공의생활’
tvN은 올해 하반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전공의생활’)을 방송한다. 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생생한 병원생활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조정석·유연석·정경호·김대명·전미도 율제병원 의사 5인방의 이야기를 다룬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스핀오프다. 이야기는 율제병원 본원에서 종로 율제병원으로 배경이 바뀌었으며, 산부인과 레지던트(전공의 1년 차 이후)들이 진짜 의사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레지던트에는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는 병원에서 같이 고군분투하는 간호사, 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모습을 전작 ‘슬의생’에서 가슴 따뜻하게 담아냈던 점을 감암해 ‘전공의생활’에서도 똑같이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와 의사·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드라마의 방영이 불분명하다. 당초 계획은 올해 상반기였으나 우선 후반기로 미뤄둔 상태이지만, 이 또한 명확하지 않다.
프리퀄, 시퀄, 스핀오프 등 원작을 활용한 다양한 드라마가 나오는 것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작의 명성과 세계관을 활용해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작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원작의 이름만 이어받아선 안 되고, 원작이 가지고 있던 재미 또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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