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2위, 日 잇달아 방문
반도체 등 파트너사 협력 논의 관측
美 관세 대책 등 주력할 듯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로 귀국하고 있다. 2025.04.0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재계 1·2위 그룹 총수들이 최근 잇달아 일본을 직접 방문하며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 달 새 일본을 두 차례 찾아 주요 파트너사들을 만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말 일본으로 떠나 현지 기업인들과 주요 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최 회장은 공식석상에 나올 때 마다 '한일 경제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총수들이 일제히 일본에 눈을 돌리는 것과 관련, 미국 관세·미중 갈등 속에서 한일 간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은 일본과 연이 깊은 만큼 빠른 관계 형성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며 파트너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 이어 한 달 만에 일본을 다시 찾았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분야인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장 관련 현지 기업들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들을 만나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공동 연구개발 체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요코하마에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어드밴스드 패키지랩'을 구축 중이다.
앞서 지난달 일본 출장에서는 도요타그룹을 만나 차량용 반도체, 전장 부품 등에 대한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 회장도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30회 닛케이포럼'에 2년 연속 참석한다. 올해 포럼에서는 한일 간 경제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 전 이시바 시게루 총리 예방을 위한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들어 부쩍 일본 경제계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한일 경제공동체'를 제안했다. 지난 8일 경제5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도 '한일 경제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서울 중구 롯테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이 총수들이 일본으로 나선 것과 관련,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에 이어 미국의 관세 발효로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첨단 산업에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현지 기업들과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예컨대 중국에서 수입해오던 각종 반도체 소재나 부품을 일본 기업과의 공급망으로 돌리게 되면 비교적 미중 갈등, 관세 등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미국 중 양자택일을 하는 것보다 제3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일본 경제계와 연을 맺어온 만큼 이 같은 한일 공급망 형성에 유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땄으며, 삼성의 일본 협력사 모임인 '이건희 일본 친구들(LJF)' 교류회도 주재했다.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됐던 지난 2019년에는 일본으로 직접 떠나 규제 품목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 열리는 경제인 모임에 꾸준히 참석해 네트워크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닛케이포럼에는 연사로 참석했으며 "(한일 양국이) 관세 철폐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11월 도쿄포럼에서는 개회사를 맡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은 경제구조 뿐 아니라 관세에 따른 예상 피해 산업도 비슷해 협력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넓혀갈 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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