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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영상] 러시아 악수에 "오지 마!" 실격됐던 우크라이나 검객…최세빈 꺾고 '전쟁 중 첫 메달'에 경기장 못 떠난 이유

온카뱅크관리자

2024-07-30 17:42:00

&#10;&quot;정말, 정말로, 너무나 소중해요. 그 사태 이후 우리가 딴 첫 번째 메달이잖아요. 금메달이랑 같은 거예요. 아니, 금메달보다도 값진 것 같아요.&quot; &#10; &#10;2024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가 열리는 그랑 팔레의 공동취재구역에서 30일(한국시간) 만난 우크라이나 기자 이리나 코지우파는 이렇게 말하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10; &#10;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검객 올하 하를란이 이날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땄습니다. &#10; &#10;동메달 결정전에서 접전 끝에 우리나라의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눌렀습니다. &#10; &#10;하를란의 동메달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자마자 코지우파 기자는 울컥했는지 몇 초간 탄성만 내뱉었습니다. &#10; &#10;그러고는 어렵게 몇 문장을 만들어낸 후 계속 울었습니다. &#10; &#10;하를란의 동메달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영토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치른 첫 번째 올림픽에서 거둔 첫 번째 메달입니다. &#10; &#10;2년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 중입니다. &#10; &#10;자신이 딴 메달의 가치를 안 하를란은 15점째를 낸 후 감격에 차 오열했습니다. &#10; &#10;무릎을 꿇더니 잠시 손으로 입을 가렸고,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벗고 거기에 입을 맞췄습니다. &#10; &#10;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겪은 수난을 아는 관중들은 1만 3천500&#13217;가량 면적을 자랑하는 그랑 팔레 중앙홀이 떠나갈 듯이 박수 치고 함성을 질렀습니다. &#10; &#10;하를란은 우크라이나의 &#39;국민 검객&#39;입니다. &#10; &#10;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 은메달을 땄습니다. &#10; &#10;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10; &#10;그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39;악수 거부&#39; 사건 때문입니다. &#10; &#10;하를란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쳤습니다. &#10; &#10;경기 종료 후 마주 선 스미르노바가 다가가 악수하려 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고, 악수는 하지 않은 채 피스트를 벗어났습니다. &#10; &#10;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은 하를란은 실격당했습니다. &#10; &#10;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실격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진 하를란에게 올림픽 출전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10; &#10;이전까지 개인전에서는 동메달만 딴 하를란은 최세빈에게 5-11까지 끌려가며 이번 대회 메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10; &#10;그러나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해 15-14로 역전을 이뤄내면서 우크라이나에 귀중한 동메달을 가져왔습니다. &#10; &#10;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하를란이 나타나자 우크라이나 기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격하게 환영했습니다. &#10; &#10;하를란도 함께 소리치며 감격의 순간을 공유했습니다. &#10; &#10;우크라이나 언론뿐 아니라 역사적인 순간을 취재하려는 전 세계의 기자들이 몰려 잠시 통행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공동취재구역이 꽉 막히기도 했습니다. &#10; &#10;환희에 찬 우크라이나 매체들과 자국어로 먼저 인터뷰한 후 다시 외신들을 위해 영어로 말한 하를란은 &quot;(이번 동메달은) 정말 특별하다. 믿을 수가 없다&quot;며 &quot;조국을 위한 메달이고,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quot;이라고 밝혔습니다. &#10; &#10;그러면서 &quot;여기 오지 못한 선수들,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quot;이라며 &quot;여기로 온 선수들에게는 참 좋은 출발로 느껴질 거다. 조국이 전쟁 중인 가운데 (대회에) 출전하는 건 정말 힘든 일&quot;이라고 말했습니다. &#10; &#10;이 동메달이 금메달만큼 가치 있다고 한 코지우파 기자처럼 하를란도 &quot;모든 메달이 금메달과 같다. 무슨 메달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건 금메달&quot;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10; &#10;이어 경기 직후 마스크와 피스트에 입 맞춘 순간을 돌아보며 &quot;이건 내가 따낸 5번째 메달이다. 그저 내가 해냈다는 생각에 감사했던 것뿐&quot;이라고 웃었습니다. &#10; &#10;(영상취재 : 이재영 / 구성 : 진상명 / 편집 : 채지원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