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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모유에서도 발견된 ‘유해’ 미세 플라스틱 안 먹으려면?.. 물 끓이면 제거된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3-01 06: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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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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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 플라스틱이 산모의 태반과 모유에서 발견되는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을 끓이는 것만으로도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광저우(廣州) 지난(濟南)대 에디 쩡 교수팀이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amp; Technology Letters)’에 수돗물을 끓이면 탄산칼슘 성분이 작용해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쩡 교수는 연구 아이디어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식수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물을 끓이는 전통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탄산칼슘(CaCO₃) 성분이 리터당 0~300㎎ 포함된 수돗물을 채취, 폴리스티렌(PS)·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섞어 5분간 끓이고 식힌 다음 검출되는 나노·미세 플라스틱 양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수온이 올라가면 물에 포함된 탄산칼슘 등 성분이 나노·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둘러싸고 결정구조를 만들어 응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는 탄산칼슘 함량이 높은 경수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수는 석회질 등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의미한다. 탄산칼슘 함량이 리터당 300㎎인 물은 끓인 후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최대 90%까지 제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탄산칼슘 함량이 리터당 60㎎ 미만으로 낮은 연수에서는 약 25% 제거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돗물에 석회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연수로 분류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5nm(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다. 주로 화장품 스크럽이나 치약 연마제 등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가 분해되거나, 혹은 5㎜가 넘는 플라스틱이 물리적 충격에 의해 마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노·미세 플라스틱은 물과 토양, 공기 등 주변 곳곳에 존재하며 지구 상의 인류를 포함한 거의 모든 생명체의 체내에 축적되고 있다. 해산물, 조미료, 우유, 꿀, 티백, 플라스틱 식품 용기 등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은 흡입, 피부 접촉, 섭취 등을 통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생수 1ℓ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약 24만 개나 발생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 깊숙이 침투할 뿐만 아니라 체내 곳곳으로 이동하며 심지어 임산부의 태반에서도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매튜 캠펜 미국 뉴멕시코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18일 국제학술지 ‘독성학(Toxic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62개의 태반 조직 샘플을 분석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서 확인한 동맥 샘플 17개에서도 전부 발견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플라스틱 종류는 비닐봉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었다. 유사한 연구결과는 2020년 이탈리아에서도 나온 바 있다. 이탈리아 파테베네프라텔리병원(Fatebenefratelli)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의 태반에서까지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태아를 감싸는 ‘장막’에서 3개, 자궁 내벽과 태반을 연결하는 ‘모체영역’에서 4개, 태아와 연결된 ‘태아영역’에서 5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연구진이 태반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을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5~10㎛(마이크로미터, 1/1000cm) 크기로 혈관을 통해 체내 기관을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작았고, 모든 입자가 보라색, 파란색, 빨간색 등 색을 가진 상태였다.
 미세 플라스틱은 임산부의 모유에서도 검출된다. 2022년 6월 과학 저널 ‘폴리머(Polymer)’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 테크닉 대학교 연구진은 출산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산모 34명의 모유를 조사한 결과, 26명의 산모로부터 2㎛~12㎛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유아들이 미세 플라스틱에 흡착된 화학물질로 인해 행동·인지 발달 저하와 같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임산부들은 플라스틱, 합성 섬유 등이 사용된 제품을 지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환경 문제로 부각되고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미세 플라스틱과 관련한 제도적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 했으나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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