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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죽음이란 연결 에너지의 소멸이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3
2024-05-07 09:35:1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font color="#333333">[주철현의 커넥션]</font> (20) 죽음의 법칙</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esK8qaV8m">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xnhfx9c66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시간의 방향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17391tqhn.jpg" data-org-width="800" dmcf-mid="VOavHhBWP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17391tqh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시간의 방향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dmcf-pid="yyBDIc1mQw" dmcf-ptype="general"> “엔트로피의 증가는 미래와 과거를 가르는 시간의 방향이다.”<br><br> - 스티븐 호킹(1942~2018)-<br><br> 스티븐 호킹은 루게릭병으로 사지마비가 된 육체 대신 반짝거리는 지성으로 우주의 역사를 탐구했다.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티끌도 안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도 엄연히 우주의 원리가 지배한다. 그런데 공간은 마음대로 오가지만, 시간은 마음대로 오가지 못한다. 오직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간에 실려갈 뿐이다. 이 시간의 방향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다. 현대 과학에서 엔트로피 증가 법칙은 증명없이 성립되는 부정 불가의 공리(axiom)이면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지배하는 도그마(dogma)다. 이 중심원리는 삼라만상의 형성과 소멸에 적용되기 때문에, 과학과 인문학의 구분없이 모든 학문의 기본 명제이기도 하다. <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W0xTXlbYP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18685eary.jpg" data-org-width="300" dmcf-mid="fX2gknyjx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18685eary.jpg" width="658"></p> </figure> <p dmcf-pid="YVN3z1MU4E" dmcf-ptype="general"> 내용을 전개하기 전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에 대한 용어를 다시 정리해두자.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의 개념들을 비교하고 연결 지점을 찾기 위해서는 용어의 정의가 중요하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비유에서 달이 개념이고 손가락은 용어다. 과학자와 대화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어 하나 하나를 꼼꼼히 따지려 드는 직업병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는 정확한 단어의 정의와 개념이 해당 분야의 명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용어를 다르게 이해하면 참사가 일어난다. 금일까지 과제를 제출하라 들었는데 금요일로 착각을 하든지, 사흘 뒤를 4일 뒤로 착각하는 것 등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소통에서 서로 사용하는 단어의 개념이 다르면 정보 전달이 되지 않는다.<br><br> 사용하는 단어의 개념 차이는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 특정 학문 분야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은 엄밀한 정의를 통해 특정한 개념을 추상화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단어를 사용해서 일반인과 전문가가 정확한 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어와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된다. 같은 단어이지만 다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언어보다 대화에서 일어나는 오해가 더욱 심각하다. 분명 아는 단어이고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잘못 이해한 것이기 때문이다.<br><br> 같은 단어라도 분야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현상은 학문 분야가 세분화할수록 더욱 심해진다. 이런 전문 분야 용어를 자곤(jargon)이라고 한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처럼 뭔가 들리기는 하는데 도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심정을 표현하는 단어다. 이는 소통을 방해한다는 측면에서 비속어와 비슷하지만, 비속어와 다르게 자곤은 배경에 따라 엄격한 정의가 되어 있어 이를 이해하면 오히려 더 명확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br><br> 같은 단어라도 분야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많이 사용이 되는 미디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일반적으로도 미디어는 신문, 잡지, 티비 등 언론 매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생물학 분야에서는 세균이나 세포 배양에 사용하는 액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컴퓨터 분야에서는 메모리 카드나 하드 디스크 같은 정보 저장 장치를 의미한다. 이 미디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 소통에 오해가 발생한다. 물론 전체 맥락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지만, 배경 정보가 없으면 같은 글을 읽어도 다른 의미로 해석하게 된다. 이처럼 분야별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의 경우는 어원을 확인하는 것이 소통에 도움이 된다. 미디어(media)는 중간을 의미하는 라틴어 ‘medium’의 복수형이다. 따라서 신문의 경우 사람 중간에서 소식을 전달, 배양액의 경우는 세포들 중간에 조성되는 물질, 저장장치의 경우는 정보를 이동하는 중간 매개체, 이렇게 모두 ‘중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단어의 개념을 설명할 때 가능한 한 어원을 알려주도록 할 것이다. <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GyBDIc1m6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교실의 학생 엔트로피는 수업 시간에는 낮아지고 쉬는 시간에는 높아진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0387judy.jpg" data-org-width="800" dmcf-mid="4nJdgMCn8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0387judy.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교실의 학생 엔트로피는 수업 시간에는 낮아지고 쉬는 시간에는 높아진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dmcf-pid="HYKrhEFO4c" dmcf-ptype="general"><strong>연결에너지와 엔트로피는 반비례한다</strong><br><br> 교실의 학생 엔트로피는 수업 시간에는 낮아지고 쉬는 시간에는 높아진다. 일반적이고 간단한 엔트로피 정의는 ‘집단의 무질서도’다. 이는 과학적으로 엄밀하지 않아도 일반적 개념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한 물리학자가 1865년에 엔트로피 개념을 도입한 이래, 통계역학을 시작으로 정보학, 생물학, 그리고 사회학까지 개념이 확장되고 재정의가 이루어져 왔다. 동일한 개념의 용어가 다양한 학문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신 학문 분야에 따라 개념의 관점과 정의에 차이가 생기게 되어 혼란이라는 부작용이 생겼다. 그 결과 엔트로피 개념은 많이 알수록, 머리 속이 무질서해지는 이름대로 묘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정확한 개념을 무리해서 다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간단하지만 2% 부족한 ‘집단의 무질서도’로 엔트로피를 정의하고, 대신 필요한 경우에 추가 개념을 확인하도록 할 것이다. <br><br> 쉬는 시간 교실은 활기차다. 수업시간 조용한 교실에 잠재되어 있던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것이다. 학생들의 격렬한 운동 에너지는 수업 시간에 참고 있던 근질거리는 에너지가 방출된 것이다. 쉬는 시간 학생들의 자유 에너지는, 수업 시간 학생과 의자를 붙여놓던 연결 에너지와 반비례한다. 이처럼 집단에 내재된 연결 에너지의 총합을 엔탈피(enthalpy)로 정의한다. 수업 시간 엔트로피는 낮고 엔탈피는 높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엔트로피는 높아지고 엔탈피는 낮아지는 것이다. 정리하면 엔트로피와 엔탈피는 시간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을 질서와 에너지라는 다른 관점에서 각각 기술하는 상보(상호보완, complementary)의 개념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낯선 용어를 한꺼번에 쓰면 너무 헷갈리니, 앞으로는 엔탈피 대신 ‘연결에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약속하자. 전공서적이 아니기에 느슨한 개념과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XZfITmUl6A"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2241ylci.jpg" data-org-width="800" dmcf-mid="8hNaELWAx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2241ylci.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dmcf-pid="ZRmb4zg2Qj" dmcf-ptype="general"><strong>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strong><br><br> 이제 엔트로피 개념이 등장한 배경을 살펴보자. 고전 소설은 그냥 보면 재미가 없지만 당시의 시대적 환경과 작가가 소설을 쓴 이유를 알면 흥미가 생긴다. 딱딱한 과학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개념이 생긴 배경을 알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지금은 박물관에나 가야 증기기관을 볼 수 있지만 산업혁명 시기에는 현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비교도 안될 수준의 최첨단 과학기술이었다. 인류 문명이 도약한 에너지 혁명의 중심에 증기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대 내로라 하는 과학자들은 증기 연구에 뛰어들었다. 더 효율적이고 출력이 높은 증기기관을 만들기 위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증기의 열과 압력과 부피의 상관 관계를 연구하면서 열역학이 시작되었다.<br><br> 과학자들은 열역학 현상을 지배하는 두가지 근본 법칙을 찾아낸다. 열역학의 제1 법칙은 그 유명한 에너지 보존법칙이다. 에너지는 다양한 형태를 오가지만 총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상 용어로 말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열역학의 제 2법칙은 시간이 흐르면 엔탈피는 낮아지고,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과학자들은 엔트로피를 중심에 두고 ‘자연은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정의하였다. 엔트로피의 법칙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현상에는 특별한 원인이 있지 않고, 시간이 만들어내는 자연 현상이다. <br><br> 예를 들어보자. 과학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누가 무한동력 이야기를 꺼내면 단호하게 딱 잘라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과학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무한 동력에 대한 특허는 제목만으로 접수 단계에서 무조건 거절된다. 열역학 법칙 때문에 무한동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한 동력이 가능하다면 열역학의 법칙이 깨진다는 의미다. 그럼 산산조각 난 그릇이 저절로 붙어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생긴다. 믹스 커피를 탔는데 가끔 커피 설탕 프림 가루가 원래대로 분리된다. 어딘가에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는 강물도 있다. 심지어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 당연한 현상의 과학적 표현이 엔트로피 법칙이다. 왜 이런 법칙이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처럼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일 뿐이다.<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5JI2Pbj4QN"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모든 연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강한 연결은 더 많은 에너지를 의미한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4127gwqr.jpg" data-org-width="800" dmcf-mid="6gE79piBQ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4127gwqr.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모든 연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강한 연결은 더 많은 에너지를 의미한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dmcf-pid="1mtLAJva8a" dmcf-ptype="general"><strong>포유류의 진화를 이끈 연결에너지</strong><br><br> 이제 엔트로피 개념을 현실 집단에 적용해 보자. 친구, 회사, 동창, 종교, 동호회 등등, 우리는 작게는 가족에서 크게는 국가까지 다양한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집단에 소속된다는 것은 타인과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 가진 수많은 연결은 자아를 형성하는 근원이 된다. 그리고 집단은 연결을 위한 노력으로 지속된다. 만약 연결을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 집단은 해체된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이란 무엇일까? 아기를 돌보는 시간도 노력이고, 동호회에 납부하는 회비도 노력이다. 생각도 두뇌의 신경세포를 작동시키는 에너지가 든다. 타인과 연결을 위해 투자되는 모든 유무형의 에너지를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br><br> 자주 보지 않으면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친한 친구일수록 연결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인과의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것이다. 강한 연결은 더 많은 에너지를 의미한다. 기본 사회 집단인 가족도 연결 에너지가 클수록 강한 유대를 가지게 된다. 화목한 가정은 공짜로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 관심과 노력을 해야 된다. 그런데 가족은 특이한 에너지 흐름이 가지고 있다. 부모가 자식으로 에너지를 일방 투입한다. 흔히 ‘내리 사랑’이라 불리는 에너지 비대칭성은 다른 사회 집단에서는 관찰하기 어렵다. 부모에서 일방적으로 받은 에너지 덕분에 자식은 새로운 연결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한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 친구도 사귀고,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직업도 찾는다. 그러다 새로운 가족을 구성해 부모가 되면 다시 자식에게 일방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한다. 불공평해 보이는 이런 연결에너지의 선순환이 포유류의 성공적인 진화 전략이자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특징이다. <br><br> 사람이 모여 집단을 이루듯, 세포가 모여 사람을 이룬다. 세포는 다시 생체고분자라는 유기물로 구성된다. 따라서 사람도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연결에너지가 필요한 유기물의 집단체라고 할수있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생명을 정의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삶과 죽음이 반대라는 것은 자명하기에, 과학적으로 죽음을 정의하면 생명은 그 반대 상태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엔트로피 법칙을 이용해 죽음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전에, 죽는 대상을 먼저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죽음의 대상은 계(system)라고 규정한다. 그럼 우리가 알고있는 가장 큰 계인 우주의 죽음도 정의된다. 우주 구성 물질의 엔트로피가 최대에 도달하면 죽는 것이다. 여기서 구성 물질은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의 기본 입자를 말한다. 우주가 죽었다는 것은 만물을 생성하는 연결 에너지가 모두 엔트로피로 전환된, 도달할 수 있는 무질서의 최고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다는 것은 모든 물질이 사라진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 물질이 에너지의 다른 형태라는 것은 핵폭탄을 통해 증명이 되었고, 그것을 처음 찾아낸 사람이 아인슈타인이다.<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tWbwCktsQ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죽음은 연결에너지의 소진을 의미한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5681rtcp.jpg" data-org-width="800" dmcf-mid="PECVQKA8x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07/hani/20240507093525681rtc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죽음은 연결에너지의 소진을 의미한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dmcf-pid="Fgv6efDx6o" dmcf-ptype="general"><strong>생명은 연결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는 것</strong><br><br> 상상하기도 어려운 먼 미래에 벌어질 우주의 죽음을 먼저 이야기한 것은 엔트로피 법칙이 우주의 중심 원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사람의 죽음을 생각해보자. 먼저 관찰과 측정이 불가능한 영혼은 과학적 대상이 아니다. 죽음의 대상은 개인을 구분하는 인체라는 고유의 계다. 이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 피부로 구분되는 엄연한 물리적 실체다. 인간의 죽음은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들의 연결에너지는 감소하고 엔트로피는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다. 물리적 관점에서 죽음은 연결에너지의 소진을 의미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신체의 유기물은 산산히 흩어진다. 이는 다른 생물에 흡수가 되어 새로운 계의 구성 요소가 된다. 이처럼 생물의 죽음은 한 계(육체)의 구성요소가 다른 계의 요소로 재구성되는 중간과정이다.<br><br>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생명을 정의하기 위해서다.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된 철학의 단골 메뉴는 인간 존재의 본질이다. 기라성 같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정체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규정했지만, 그 중 아리스텔레스가 말한 인간의 필멸성(mortality)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사람은 죽는다, 소트라테스는 사람이다,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그가 확립한 삼단 논법의 기본 예시의 출발 명제가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은 반박 불가한 생태계의 도그마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사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에너지 투입이 필요하다. 구성 요소가 모여 집단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연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을 구성하는 분자,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 소립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 모두 고유의 연결 에너지가 존재한다. <br><br> 생명은 죽음을 향해 흘러간다. 사람이라는 존재도 엔트로피의 법칙이 지배하는 우주의 시공간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이란 엔트로피 법칙을 거슬러 연결에너지를 지속시키는 현상이다. 간단히 말해 밥을 먹어야 산다는 것이다. 음식에 포함된 영양분을 통해 얻은 에너지로 자신의 세포와 신체를 구성하고 구성 성분의 연결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이렇게 보면 사람은 숨만 쉬어도 이미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엔트로피 법칙을 깨우치게 된 건지, 유난히 밥을 먹었는지 확인하는 인사말이 많다. 죽음을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엔트로피 법칙에 몸을 맡긴다는 과학적인 비유다. <br><br> 우리 주변에는 화력, 수력, 풍력, 원자력 등등 여러 형태의 에너지가 있다. 그리고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을 제외하면 수력, 조력, 풍력 및 화력 발전 등 모든 에너지는 태양의 핵융합반응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들은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어 현대 문명을 지탱한다. 그런데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따듯한 봄날에 햇살을 받으며 누워 있으면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미량의 비타민 D 합성에 도움을 주는 것을 제외하면 태양 에너지는 직접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사람이 전기나 기름을 먹고 살 수도 없다. 생명 에너지는 음식에 들어 있다. 정리하면, 생명은 연결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는 현상이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br><br> 주철현 | 울산의대 미생물학·의학교육학 교수</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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